SBS '오 마이 베이비'
[스포츠한국 장서윤 기자] 주말 황금 방송 시간대를 장악하고 있는 가족 리얼리티 예능프로의 시청효과를 분석한 국내 논문이 처음으로 발표됐다.

논문 서비스 플랫폼 디비피아(www.dbpia.co.kr)의 최신 논문 동향에 따르면 가족 예능프로의 내용이 대부분 여유 있는 가정생활과 이상주의적 관계를 노출시키고 있어 중상위 계층만이 자신의 삶과 유사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대 이후 리얼리티 예능프로그램이 국내 TV오락 프로그램을 주도하고 있고, 2013년 MBC '아빠! 어디가?' 이후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SBS '오! 마이 베이비' SBS '아빠를 부탁해' 등이 가족 리얼리티 예능프로그램이라는 새로운 장르로 자리잡았다.

인기 연예인들이 자신의 일상생활을 그대로 노출함으로써 시청자로부터 큰 관심을 차지하고 있지만 이들 프로그램의 영향에 관한 학문적 연구는 초기 단계라고 논문은 밝히고 있다.

특히, 이번 논문은 다양한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 중에서도 '가족' 리얼리티 예능에만 한정해 그 심리적 영향을 연구한 첫 논문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단국대 변상호 교수(정책경영대학원)와 성균관대 유연주 석사(신문방송)가 공동집필한 논문 '가족리얼리티 예능프로그램 시청과 사회 o 경제적 계층소속감의 상호작용이 가족건강성 지각에 미치는 영향'은 국내 저널 '미디어, 젠더&문화' 최근호에 게재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연구진은 가족 예능프로그램 시청이 현실유사성 지각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기 위해 전문여론조사기관에서 추출한 2,569명 중에서 가족 예능프로 1개 이상을 본 시청자 317명을 집중 대상으로 분석했다. 연구 결과, 스스로 사회 o 경제적 계층소속감이 중상위에 속한다고 평가한 개인들일수록 가족 예능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자신의 삶과 현실적으로 유사하다고 느낀다는 것을 밝혀냈다.

논문에 따르면, 미혼과 기혼과 같은 결혼 여부에 따라 그 미치는 영향이 다를 것이라는 애초의 가설을 뒤집고, 사회 o 경제적 계층소속감이 현실 유사성 지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모든 계층을 아우르고 대중적이어야 할 오락프로그램이 오히려 다수 시청자로 하여금 상대적 박탈감과 계층적 위화감을 느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전하며, 방송 당국과 심의기관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특히, 가족 예능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유명 연예인들의 거주 공간, 여행 장소, 고급 승용차, 유아 용품 등이 간접광고(PPL)의 대상이 되고, 부유한 삶에 초점을 맞추는 내용구성을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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