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현. 사진=장동규 기자 jk31@hankooki.com
[스포츠한국 장서윤 기자] "운 좋게 드라마와 영화를 한꺼번에 보여드리게 돼서 감사할 따름이죠."

권투 선수를 꿈꾸던 고등학생은 영화 '챔피언'과 '주먹이 운다'를 보고 운동선수보다 더 실감나는 배우의 권투 연기에 한동안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그때부터 조금씩 키워 오던 연기에 대한 열망은 이제 하나둘씩 결실을 맺고 있다.

매회 화제 속에 방송 중인 KBS 2TV 드라마 '태양의 후예'와 MBC '최고의 연인' 영화 '히야'에 출연한 배우 안보현은 외적으로나 내면으로나 '준비된 신인'의 자세가 뚝뚝 묻어난다. 스스로를 단련하며 닦아 온 시간이 자신의 캐릭터와 맞아 떨어지는 작품과 만났을 때 일어날 폭발력이 기대되는 그에게는 때를 기다리며 차분히 쌓아온 내공이 느껴졌다.

"극중 알파팀 멤버들은 실제 팀원들처럼 돈독했어요. 주연 배우들만큼 촬영분이 많지 않으니 그리스에서는 저희들끼리 하루 정도 여행도 다녀왔구요. 연기가 아니라 실제로 팀원으로 활동하다 온 것 같은 느낌이에요."

시청률 고공행진 중인 '태양의 후예'에 대해 물어보니 진짜 전우애를 경험한 기분이라며 웃음짓는다. 극중 남자주인공 유시진(송중기) 대위가 이끄는 특전사 부대 알파팀 팀원 임광남 중사 역으로 분한 그는 분량은 많지 않지만 연기에 앞서 군사 훈련에 돌입하는 등 많은 준비를 했다.

안보현. 사진=장동규 기자 jk31@hankooki.com
"전투신을 위해 한달 간 액션스쿨 가서 매일 수업 받고 실제 특전사 부대원들이 하는 훈련도 했어요. 레펠도 타고 낙하산 매는 법, 무술 등을 배우면서 준비 기간도 꽤 분주했죠. 더군다나 저는 가장 늦게 작품에 합류한지라 더 열심히 해야했구요."

그렇게 철저한 준비 끝에 촬영지인 그리스로 날아간 '알파팀' 단원들은 많은 장면에 등장하진 않지만 실감나는 전투신과 감초 연기로 작품의 스케일과 재미를 톡톡히 살리고 있다.

"모두 스태프들과 선배 배우들의 덕"이라며 "작품 속 등장인물란에 이름을 올린 것만으로도 영광스럽다"는 그이지만 '군인 연기 싱크로율 100%'라는 찬사를 벌써부터 듣고 있기도 하다.

"어릴 적부터 운동(권투)을 하고 군대에 있을 때도 굉장히 편하게 적응하는 등 군생활을 좋아했던 터라 군인 연기가 어렵진 않았어요. 다만 군인들이 특히 단체로 있을 때 카메라 앞에서 어떻게 해야 빛을 발하는지같은 기술적인 부분을 많이 터득할 수 있었죠."

이 작품에 캐스팅된 것 자체가 행운이라는 그는 사실 스스로 그 행운을 만든 주인공이다. 독특하게도 중국에서 신우철PD의 사극 '봉신'을 촬영하던 중 캐스팅된 케이스인 것. '태양의 후예' 배우들을 물색 중이던 김은숙 작가가 콤비로 많은 작품을 해 왔던 신우철PD와 통화를 하던중 안보현을 추천받아 오디션 후 작품에 합류하게 된 것이다. 어디서든 성실하게 임하는 자세는 대륙을 넘어서도 통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안보현. 사진=장동규 기자 jk31@hankooki.com
앞서 그는 인피니트 호야와 함께 주연으로 나선 영화 '히야' 개봉과 함께 드라마 '태양의 후예' MBC '최고의 연인' 등 한꺼번에 세 작품을 선보이게 되면서 요즘은 황홀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갑작스레 펼쳐진 듯한 이런 기회도 단계를 밟아가며 차분히 준비해 온 덕이다.

"운동을 전공하려고 체육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연기로 방향을 틀면서 모델학과에 진학했어요. 김우빈이 절친한 동생이자 같은 과 후배이기도 하죠.(웃음) 제가 준비가 됐을 때 연기해야겠다는 생각이 커서 스무 살 때 첫 패션쇼 무대에 선 후 돈을 모아 연기학원도 다니고 필요한 여러 준비를 하면서 지내왔어요."

실제로 지하철 9호선 선정릉역은 자신의 작품이라며 웃는다. 모델 활동을 하면서 막노동, 대리운전 같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활비와 학원비를 벌었는데 그 중 하나가 선정릉역 터를 팠던 기억이 있다는 것.

"꼼수를 부리거나 지름길로 가지 않으려는 제 고집같은 게 있어요. 느리더라도 올바른 길로 내 방식을 만들어가자는 주의죠. 그건 아마도 운동하면서 쌓아온 근성 같은 건데 생각해보니 '알파팀' 팀원들의 면모와도 비슷한 부분이 있네요."(웃음)

그래서 앞으로도 '대중들이 나를 빨리 알아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천천히 알아봐주셨으면 해요.(웃음) 아직 모델 출신이라는 수식어가 있는데 그보다는 그냥 저 자체로 '매력이 있구나' '볼 만하구나'라고 생각해주시면 성공한 거죠. 이제 겨우 첫 발을 뗀 셈이니 어떤 역할이든 저를 표현할 수 있다면 가리지 않아요."

안보현. 사진=장동규 기자 jk31@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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