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 배우 김성오,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스포츠한국 최재욱기자] 사실 인터뷰 전 살짝 두려움이 들었다. 극장가에서 상영 중인 영화 ‘널 기다리며’(감독 모홍진, 제작 영화사 수작, 모티브랩) 개봉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김성오는 예상보다 더 강렬한 인상의 소유자였다.

아무리 SBS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찌질하고 귀여운 김비서 이미지가 기억난다고 하더라도 입을 다물고 가만히 있으면 다가가기 두려운 센 기운이 물씬 느껴졌다. 영화 ‘아저씨’와 ‘널 기다리며’에서 볼 수 있던 살기까지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이야기를 조금만 나눠보면 인상과 달리 천진난만하고 따뜻한 사람인 걸 금세 알 수 있다. 어깨 부상으로 깁스를 한 채 인터뷰 장에 나타나 민망한지 너털웃음을 살짝 지은 그는 센 인상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조곤조곤 털어놓았다.

“사실 전 제 얼굴이기 때문에 잘 모르겠어요. 거울을 보면 무섭다거나 세 보인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아요. 그냥 제 얼굴이에요. 그러나 39년간 살면서 어떤 사람이 얕보고 시비를 건 적이 없는 걸 보면 약해 보이지는 않나 봐요. (웃음) 악당이나 살인범 역할을 연기할 때 일부러 표정을 세 보이려고 노력하지는 않아요. 그냥 인물의 상황에 집중하다보니 표정이 세 지고 사람들이 무서워하는 것 같아요.”

'널 기다리며'는 연쇄살인범 기범(김성오)이 출소한 날 유사 패턴의 연쇄살인사건이 벌어지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린 추격스릴러. 기범은 아빠의 복수를 위해 15년을 기다려온 소녀 희주(심은경)와 희주 아빠 친구인 형사 대영(윤제문)에게 영화 내내 쫓긴다. 김성오는 연쇄살인범 기범 역을 맡아 모골이 송연해질 정도로 살벌한 연기를 선보인다. 그는 연쇄살인범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본 시나리오에 반해 출연을 결심했다.

“시나리오가 매우 센데 이제까지 보아온 스릴러 영화와는 다른 특이함이 있었어요 대부분 연쇄살인범이 소녀와 함께 나오는 스릴러들은 소녀가 어떤 방식으로 악을 물리쳐 관객이 감정이입을 하게 하느냐에 중점을 두잖아요. 그러나 이 시나리오는 달랐어요. 소녀가 직접 손에 피를 묻힌다는 점이 새롭게 다가왔어요. 또한 제가 연기한 연쇄살인범 기범의 표면적인 모습이 머물지 않고 연쇄살인범의 감성을 좀더 표현하려 노력했다는 점이 배우로서 욕심이 났어요.”

  • 배우 김성오,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김성오는 영화 속에서 뼈만 앙상한 기괴한 모습으로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모홍진 감독의 요구로 촬영 전 무려 16kg을 감량했다. 천생 배우인 그는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재미에 힘든지 몰랐단다. 자신의 몸이 감독이 원하는 모습에 가까워질수록 희열이 느껴졌다고.

“감독님이 촬영 전 크리스천 베일이 영화 ‘머시니스트’에서 극도로 다이어트한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보여줬어요. 편하게 하라고 말씀하셨지만 제가 배우로서 욕심이 나더라고요. 괴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감독님이 사실 제가 단기간에 그렇게 많이 뺄지 모르고 처음에는 CG를 쓰려고 하셨어요. 그러나 제 모습을 보시고 필요 없겠다고 하셨죠.(웃음). 다이어트하면서 음식의 소중을 새삼 다시 느꼈어요. 먹는 재미가 인생에 최고의 쾌락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후유증도 겪었죠. 빈혈을 달고 살았어요. 또한 촬영 끝나고 나서 위가 받아주지 않아 음식을 먹으면 곧장 화장실에 가야 했어요. 그래서 일주일간 약을 복용해야만 했어요.”

김성오는 영화 속에서 늘 쫓기고 쫓기 때문에 항상 달린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숨이 찰 정도로 매 장면 전력질주한다. 촬영 내내 체력적으로 지쳤을 듯하다. 김성오는 “재미있었다”며 촬영 당시 에피소드를 들려주었다.

“제가 원래 기본적으로 달리기를 무척 잘해요. 학창시절 교내 체육대회에서 항상 1등이었죠. 연기를 할 때 제가 잘하는 달리기를 하고 있으니까 더 즐겁더라고요. 달리는 장면에서 아무리 구르고 넘어져도 재미있어요. 내가 영화배우라는 게 실감이 가 행복해지더군요. 액션이 많으니까 항상 촬영장에 구급차가 대기해 있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한번은 너무 달렸는지 머리가 아프고 구토가 쏠렸어요. 그래서 다른 분 촬영 중일 때 몰래 가 구급차에 가 산소를 마셨어요. 10분 정도 마시니 살겠더라고요.”

‘너를 기다리며’는 영화 완성도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며 현재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흥행 성적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배우들의 연기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김성오는 ‘악역 타입 캐스팅이 걱정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 배우 김성오,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영화 ‘아저씨’ 이후 비슷한 악역만 들어오더라고요. 또한 ‘시크릿 가든’ 후에도 비슷한 웃기는 역할만 들어왔어요. 다양한 역할을 하고 싶은데 비슷한 거만 들어오니까 속상하더라고요. 그러나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어요. 배우는 선택을 받는 직업인데 악역이든 선한 역이든 불러주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에요. 어떤 역할이든 행복하게 받아들이고 있어요. 영화는 시사회 때 처음 봤어요. 평가가 갈린다는 것 잘 알아요. 그러나 저는 한 명의 관객으로서 재미있게 봤어요. 기범에 대한 설명이 편집이 좀 됐는데 흥행이 잘돼 감독판이 나와 그 부분을 보여줄 수 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답니다.”

이야기를 나눌수록 소탈한 매력이 돋보이는 김성오. 배우가 아닌 인간 김성오는 과연 어떤 사람일지 궁금해졌다. 김성오는 “사람을 좋아하는 외향적인 성격”이라고 간단히 답했다.

“누구나 마찬가지로 다양한 모습이 있죠. 혼자 있고 싶을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사람들 만나는 걸 좋아하죠. 친구들 만나서 술 먹으면서 농담하고. 볼링 치고 당구 치는 것 좋아해요. 사실 난 아직도 술맛은 잘 몰라요. 여전히 쓰죠. 그러나 술자리에서 사람들과 나눈 이야기가 재미있고 분위기가 좋아요. 피곤할 때 마시는 폭탄주 첫잔의 짜릿함도 사랑해요.”

김성오는 어깨부상 탓에 앞으로 몇 달간 활동을 할 수 없다. 연기뿐만 아니라 일상생활도 힘들 지경이라고. 김성오는 임신 상태에서 자신까지 돌봐야 했던 아내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김성오는 21일 오전 득남했다.

“원래 어깨가 안 좋았어요. 늘 아파도 그냥 참고 대충 넘겼죠. 그러나 ‘널 기디리며’를 촬영하면서 어깨에 충격이 왔어요. 그때 제대로 고쳤어야 하는데 병원에 가서 주사 시술을 받은 후 가만히 있었어요. 그러다 최근 인대가 버티다 못해 끊어져버렸어요. 요즘 혼자서 아무것도 못해요. 벗지도 입지도 못하죠. 아내에게 정말 못 보여줄 꼴을 계속 보여주고 있어요. 혼자서 샤워도 못하기 때문에 아내가 다 씻겨 줘야 해요. 정말 부끄럽고 창피해요. 그러나 결혼하기 정말 잘했구나 하는 생각은 들어요. 아빠가 되는 건 실감이 안가요. 나와 봐야 어떤 기분일지 알 것 같아요.”

  • 배우 김성오,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본 기사의 저작권은 한국미디어네트워크에 있습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입력시간 : 2016/03/24 07:30:45
AD

오늘의 핫이슈

AD

테마 갤러리 이전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