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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효주. 사진=장동규 기자 jk31@hankooki.com
[스포츠한국 장서윤 기자] 배우 박효주는 영민함이 빛나는 배우다. 연기에 대한 지속적인 탐구를 게을리하지 않는 모습은 그를 지난 10여년의 시간 동안 차분히 다양한 역할이 소화 가능한 연기자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때로는 귀여운 새침떼기 교수(tvN '두번째 스무살')로, 때로는 열혈 형사(영화 '추격자' MBC '트라이앵글')로 폭넓은 캐릭터를 오가는 그는 여전히 연기에 대한 열망이 뜨겁다.

지난해 말 결혼 후 첫 선을 보인 영화 '섬, 사라진 사람들'(감독 이지승 제작 (주) 시네마팩토리)에서는 진실을 쫓는 인물로 분했다. 염전 노예 착취 실태를 취재하러 섬으로 들어간 기자들이 섬 사람들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이 작품에서 그가 연기한 기자 이혜리는 인권 유린이 벌어지는 상황에 두려움 없이 뛰어드는 인물이다. 특히 이 작품은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을 가미, 실제 다큐멘터리를 찍듯 움직이는 카메라 워크가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지는 실험적인 형식이다.

▲ 진실을 쫓는 여기자 역할을 맡았다. 현실감을 주기 위해 적지 않은 부담감도 느꼈을 것 같은데 캐릭터를 어떻게 완성했나

시사물을 좋아하는 편인데 그 안에서 기자들이 어떻게 행동하고 말하는지 관찰을 많이 했다. 목소리나 질문하는 방식, 마이크를 놓는 액션 등 제스처에 대해서도 연구했다. 예전에 여행 프로그램을 했을 때 기자들과 함께 작업했는데 그 때 함께 얘기하고 철두철미하게 촬영하는 과정도 지켜봤던 기억이 나서 도움이 많이 됐다.

▲ 극중 혜리는 정의롭지만 다소 무모하게 보이는 캐릭터다. 때로 목숨을 건 위험을 감수하기도 한다. 이런 모습을 어떻게 풀어가려 했나

  • 박효주. 사진=장동규 기자 jk31@hankooki.com
제일 처음 혜리라는 인물과 첫 단추를 풀어야 하는 지점이 그런 부분이었다. '위험한데 굳이 왜 저런 일을 하지?'라는 데 대한 의문이 있었다. 처음에는 혜리가 굳이 사건을 끝까지 파헤치려는 당위성이 부여되려면 과거의 트라우마, 또는 극적인 설정이 있어야한다고 봤다. 어찌 보면 그게 정형화된 스토리이기도 하고. 그런데 계속 생각을 하다 보니 어쩌면 정의로운 인물이 오히려 낯설어지고 있는 상황이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다. 인권이 지켜져야 하는 건 당연한 건데 왜 이게 낯설까란 생각이 들면서 어느새 우리도 그런 분위기에 익숙해졌나 싶더라. 사실 배우 생활을 하면서도 과연 어떤 게 맞는걸까 헷갈릴 때가 있는데 결국 무모하게 열심히 하는 게 나는 좋았다. 이런 내 고민들이 혜리의 고민과 같은 맥락이란 생각이 들었다.

▲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과 극 영화의 형식을 가미한 영화의 문법이 꽤 흥미로웠다.

사실 눈을 뜨자마자 우리가 접하는 사건 뉴스가 굉장히 자극적이다. 그런 가운데 이 사건을 고스란히 재구성한다면 더 불편함을 줄 것 같았다. 영화적으로 풀 수 있는 장치나 설정이 있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그런 면에서 마치 다큐멘터리를 찍듯 어지러운 카메라 구성이나 긴박감을 느끼게 하는 구성이 새로움으로 다가온 것 같다.

▲ 마치 실제 상황을 보여주듯 촬영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는데 현장에서는 어땠는지 궁금하다.

즉흥성이 많이 가미됐다. 공간과 배우들이 함께 움직이고 스태프들도 함께 만들어가는 작업이 흥미로웠다. 대부분 끊김없이 원 테이크로 촬영을 진행해서 틀려도 그냥 그대로 진행해야 했다. 그게 사실성을 살리니까. 그런 예기치 못한 상황이나 찰나의 순간에 대한 기록이 매력적이었다.

  • 박효주. 사진=장동규 기자 jk31@hankooki.com
▲ 여주인공으로 극 전체를 이끌어가는 역할이었다. 한국 영화에서 잘 볼 수 없는 캐릭터와 소재이기도 했고. 그런 도전에 끌렸나?

물론 책임감과 부담감이 있지만 나 혼자 끌고 간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모든 배우들의 존재가 중요했다. 다만 남성 위주의 작품이 대부분인 한국 영화계에서 이런 작품이 만들어지고 내게 제안이 왔다는 사실은 반가웠다. ▲ 유독 '열혈 형사'나 정의감과 카리스마 있는 역할을 맡이 많는 것 같다.

나도 모르게 '센 이미지'가 좀 있나보다.(웃음) '열혈'이라는 표현보다는 심지가 굳은 인물들을 많이 맡은 것 같다. 이번 작품 속 혜리도 '정의롭다'고 정하기보다는 어찌 보면 마지막 남은 정의의 한 뿌리를 쥐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고. 양심적인 인물이라는 점에서 매력적이었다. 자신이 할 바에 대한 사명감을 붙들고 있는 캐릭터가 내겐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그래도 조금 더 '슈퍼우먼'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 진실에 대해 더 많이 소리치고 얘기할 수 있는.▲ 자신이 직접 몸으로 부딪쳐 뜻하는 바를 얻어낸다는 점에서 극중 혜리와 박효주도 닮아있는 것 같다.

다른 부분에 있어서는 약기도 하고 싫증도 잘 내는데 묘하게도 배우로서의 시간은 점점 더 좋아진다. 늘 부족함을 느끼니 끝까지 하는 것 같다. 영화 '더파이브'의 전도사 역할을 맡았을 때는 직접 교회에 가서 전도 교육도 받고 실전도 해 봤고, 드라마 '타짜'를 할 때는 아는 은행 지점장님을 통해서 돈 세기도 배우고 연습했다. 연극을 할 때도 직접 그 인물이 돼 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연기에 더 빠져드는 것 같다.

▲ 여전한 열정으로 움직이는 게 느껴진다. 작품을 고를 때도 뜨거움이 있는 작품을 선호하나

  • 박효주. 사진=장동규 기자 jk31@hankooki.com
사람냄새가 나는 작품이 좋다. 소소한 이야기 속에서 따뜻한 휴머니즘을 이야기 하고 싶다. 화려함보다는 일상 속 기쁨과 슬픔, 즐거움이 함께 하는 작품을 좋아한다.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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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6/03/12 08: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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