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웅] 종영 SBS 수목드라마 ‘리멤버-아들의 전쟁’ 박동호 역 열연

배우 박성웅. (사진=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한국 최나리 기자] “(유)승호, 그 넘(놈)아가 워낙 착해서 광대 승천하게 만들더라고요. 생긴 것부터 마음까지 정말 이제껏 만난 사람 중에 제일 착한 사람이다 싶을 정도였죠.(웃음)”

시원스런 미소를 지으며 드라마 속 파트너였던 후배 유승호를 거듭 칭찬하는 모습에서 박성웅 특유의 자상함이 묻어났다. 더불어 아직 말투에 남은 부산 사투리는 극중 캐릭터의 모습이 여운처럼 남아있는 것 같았다.

“승호와는 예전에 드라마 ‘태왕사신기’에서 만난 인연이 있어요. 당시 승호는 배용준 씨의 아역이었고요. 그 때 처음 보고 이후 드라마 ‘카인과 아벨’ 특별 출연 때도 만났고요. (소)지섭과 승호가 친하거든요. 그래서 당시 구내 식당서 함께 밥도 먹은 기억이 나네요. 이렇게 여러 이미지들이 겹치면서 승호가 저와 한 작품에 캐스팅됐다는 소식이 많이 반가웠죠. 이번 드라마로 정이 듬뿍 든 것은 말할 것도 없고요. 오죽했으면 ‘드라마가 끝나도 난 박동호처럼 언제나 너를 바라보고 아끼고 응원하겠다’고 말했을 정도예요.”

배우 박성웅이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맡으며 안방극장에 강렬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최근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리멤버-아들의 전쟁’(극본 윤현호, 연출 이창민)에서 박성웅은 억센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의리 충만한 조폭 변호사 박동호 역을 맡아 누명을 쓴 아버지를 잃고 고군분투하는 서진우(유승호)를 묵묵히 돕는 조력자로서 열연을 선보였다.

눈에 띄는 독특하고 화려한 패션 스타일에 능청스러운 사투리 연기는 물론이고 유승호와의 돋보이는 남남(男男) 케미로 쏟아지는 시청자들의 호평 속에 ‘리멤버-아들의 전쟁’은 시청률 20%를 가뿐히 넘기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배우 박성웅. (사진=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실 그동안 영화 ‘신세계’를 비롯해 센 캐릭터를 주로 맡으면서 악역 전문으로 이미지가 국한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 아닌 걱정도 있었는데 이번 역할로 좋은 결과를 얻어서 다행이다 싶어요. 박동호 캐릭터는 지금의 제 모습에 조금 더 오버를 하면 되었기에 그렇게 어려운 점은 없었거든요. 어느 부분이 박동호(역할)이고 박성웅(제 자신)인지 모를 정도로 비슷한 면들이 많았죠. 저도 그저 남자다우려고 하고, 행동이 예쁜 동생들 챙기게 되고 정이 많은 편이죠. 촌 사람이라서 그러나? 하하”

본인을 ‘촌 사람’이라고 지칭하는 박성웅은 충청도가 고향이다. 그런 그가 유려한 경상도 부산 사투리를 구사하게 된 비결에 대해 물으니 그야말로 대단한 학구열이 한몫 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아무래도 제 고향은 충청도인데 부산 사투리를 구사하려니 처음엔 부담도 컸죠. 하지만 허투루 하긴 싫더라고요. 그래서 부산 출신 아는 후배에게 도움을 받았죠. 이 친구에게 대본을 보내면 한마디씩 읽어서 녹음한 것을 제가 다시 SNS로 받아서 연습을 하는 방식이었어요. 초반 한꺼번에 파일을 받으니까 양이 너무 많더라고요. 그래서 하루 전날 것만 매일 받아서 대본에 악보처럼 그렸어요. 저만의 부호로 강약, 말의 높낮이 등 표시를 했고요. 그런 다음 숙지하고 암기하고 이후 촬영장에서 또 듣고 이런 과정들을 반복했죠. 나중에 드라마 종방 파티 때 그 후배를 초대해 주변에 소개도 했어요. ‘이넘아가 내 부산 말 선생입니더’하고요.(웃음)”

뿐만 아니라 박성웅은 갈등의 연속, 배신과 의혹이 난무하는 암울한 드라마 속 내용과는 전혀 다르게 촬영 현장 분위기만큼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며 순간의 재치가 빛을 발했던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전 애드리브를 던질 때 고민을 좀 하다가도 막상 시도할 때는 과감한 스타일이에요. 극중에서 남일호 회장(한진희)이 대국민 사과를 하는 장면에서 박동호가 방관하면서 쳐다보는 장면이 있었는데 갑자기 저 상황에 고춧가루를 뿌리듯이 분위기를 망치면 어떨까 싶더라고요. 그래서 껌을 씹고 박수를 치면서 요란스럽게 분위기를 띄웠어요. 이게 다 애드리브였는데 감독님도 좋아하시더라고요. ‘박동호니까 가능한 표현들’이라면서요. 이후 곳곳에서 애드리브가 이어졌는데 이것도 시너지를 내더라고요. 어느 순간 다른 분들도 적재적소에서 애드리브의 향연을 펼치셨고요. 덕분에 드라마가 더욱 재미나게 잘 잡힌 것 같아요.”

배우 박성웅. (사진=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드라마와 영화에 이어 예능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활약해 온 박성웅에게 어느덧 ‘꽃 중년’이라는 애칭도 붙었다. 이런 애칭에 대해 정작 본인은 어떻게 생각할까.

“꽃 중년이라, 편안함 때문일까요? 제가 여기서 얼마나 더 잘되고 그런 생각들로 이해득실을 따지는 것도 아니고 그저 관객들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놀이판에서 함께하는 가식 없는 솔직한 제 모습을 봐주신 게 아닌가 싶어요. 척 하지 않는 것. 당연한 거죠. 아저씨인데요 뭐.(웃음) 진솔함으로 다가가는 것을 알아봐 주신 것 같네요.”

맡은 캐릭터마다 자신만의 개성으로 승화시키며 이제는 명실상부 ‘믿고 보는 배우’로서 입지를 공고히 한 박성웅은 ‘전성기’라는 표현에 손사래를 치며 남다른 각오를 더했다.

“전성기라고요? 글쎄요, 전 그냥 같은 날들인 것 같네요. 앞으로도 딱히 기대하는 것은 없고요. 당연히 지치고 힘들 수는 있겠죠. 그때마다 예전 2년 동안 일이 없었던 상황이나 단역을 하던 시절 주인공의 여러 모습들을 부러워했던 과거의 제 모습을 곱씹으면서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합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고민을 거듭하고 계속해서 발전적인 모습을 대중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저 꾸준히 해온 대로만 하면 잘 되지 않을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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