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준열 '일베 논란'처럼 유명세도 톡톡히 치러

한때 온라인에서는 '응답의 저주'라는 말이 떠돌았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2012)과 후속작인 '응답하라 1994'(2013)의 출연 배우들이 그 인기를 이어가지 못한 것을 빗댄 말이었다.

이는 '응답하라'가 연기 경험이 전무했거나 그전까지 주목받지 못했던 신인급 연기자들을 발굴한 만큼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이지만, 두 작품의 방송 당시 인기가 그만큼 대단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했다.

케이블 역사를 새로 쓴 세 번째 작품 '응답하라 1988'은 이 속설을 보기 좋게 뒤집었다. 출연자들은 예능으로 다시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고, 이들의 영화 출연 소식도 쏟아지고 있다.

물론 류준열이 지난주 일베(일간베스트) 활동 의혹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것처럼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 사막에서 만발했네, 쌍문동 '꽃청춘'

지난 19일 방송된 tvN '꽃보다 청춘-아프리카' 1회는 역대 '꽃보다' 시리즈 최고 성적(평균 시청률 12.7%)을 냈다. '꽃청춘'과 '응팔'이라는 두 강력한 콘텐츠의 접목이 이렇게 위력을 발휘한 것이다.

"아직 스스로 연예인인지, 일반인인지, 배우인지, 학생인지 모르는"(나영석 PD·18일 '꽃청춘' 제작발표회) 청년들은 원시성을 간직한 대륙과 제대로 맞아떨어졌다.

'응팔'에서만 해도 "늘 애태우다 결국엔 네 손을 놓쳐버린 어리석은" 캐릭터로 시청자들을 답답하게 했던 정환 역의 류준열은 작심한 듯이 예능에서 매력을 보여줬다.

드라마에서 덕선(혜리 역)을 놓고 경쟁했던 박보검의 유심 칩도 공항에서 사주라는 이야기에 "아내도 뺏겼는데 내가 유심까지 사줘야 하느냐"는 센스 넘치는 농담도 할 줄 아는 젊은이었음이 드러났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로 질타받았던 고경표는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사람이 '꽃청춘'에 가니까 저는 가면 안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는 눈물의 고백으로 시청자들 마음을 돌렸다.

'꽃청춘'에는 동행하지 못했지만, 이동휘는 지난달 방송된 tvN 토크쇼 '택시'에 류준열과 함께 탑승, 못다 한 이야기와 끼를 보여줬다.

◇ 스크린으로 연기 재개…출연작들, '응팔' 특수

'응팔'의 성공은 영화에 큰 빚을 졌다. 걸스데이 혜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출연자가 수년간 스크린에서 활발히 활동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대부분 스크린으로 연기 활동을 재개한다. 그 위상과 주목도 면에서 '응팔' 이전과 비교할 수 없다.

이들이 '응팔' 방송 전 촬영했던 영화도 자연히 홍보 효과를 누리고 있다.

류준열은 당장 다음 달 영화 '글로리데이'와 '섬' 개봉을 앞두고 있다. 조인성 등과 호흡을 맞추는 영화 '더 킹'도 촬영 중이다.

영화 '원라인' 촬영 중인 이동휘도 영화 '키 오브 라이프', '아가씨', '라이트 마이 파이어'로 관객들을 먼저 만날 예정이다. '원라인'에는 선우 엄마 역의 김선영도 출연한다.

고경표는 정유정 작가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 '7년의 밤'에 합류, 류승룡·장동건 등과 함께 호흡을 맞춘다.

안재홍은 오는 5월 이선균과 함께 영화 '임금님의 사건수첩' 촬영을 시작한다. 류혜영도 최민식과 곽도원 등이 출연하는 영화 '특별시민'으로 차기작을 일찌감치 확정지었다.

부대 행사도 '대박' 행진을 보이고 있다. 극 중 쌍문여고 배경으로 등장하는 정의여고에서 지난 15일 진행된 팬미팅은 '응팔' 열기가 사그라지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다음 달 5일에는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혜리와 류준열, 고경표, 류혜영, 이동휘, 최성원(성노을 역) 등이 참석하는 드라마 콘서트도 예정돼 있다.

◇ '응팔' 최고 스타 류준열… 유명세로 곤욕

'어남류' 본뜻은 '어차피 남편은 류준열'이 아니라 '어차피 남은 건 류준열'이라는 해석까지 나올 정도로 류준열은 '응팔'이 낳은 최고 스타였다.

'개정팔' 열풍에 류준열의 4월 2일 팬미팅 예매는 2분 만에 매진됐고, 급히 추가된 2차 티켓도 매진될 정도였다.

인기에는 유명세가 따르는 법이다.

류준열은 '일베'로 활동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시끄러운 한 주를 보냈다.

일부 누리꾼이 절벽을 타는 듯한 사진에 '엄마 두부 심부름 가는 길'이라고 글을 올린 류준열의 글을 절벽에서 투신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인인 '두부 외상'과 연결지었기 때문이다.

류준열과 소속사가 이를 강력히 부인한 데 이어 전작 '소셜포비아' 감독을 비롯한 주변 지인들도 해명에 힘을 보탰다. 온라인에서는 옹호하는 쪽과 비난하는 쪽이 첨예하게 맞서면서 쉬이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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