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저 만세’(Hail, Caeser) ★★★(5개 만점)

1950년대의 할리우드에 대한 그리움과 함께 스튜디오의 이면을 풍자한 조엘과 이산 코엔 형제 감독(각본 겸)의 코미디다. ‘파고’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같은 수작을 만든 둘의 영화치곤 지극히 펑퍼짐한 오발탄과도 같다.

드문드문 우습긴 하지만 중구난방식인데 주제와 함께 너무 많은 서브 플롯을 이것 저것 마구 섞어 잡탕이 됐다. 할리우드의 옛날 영화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들 특히 외국인들에겐 낯설기 짝이 없을 듯하다.

과거 코엔 형제와 함께 3편의 영화를 만든 조지 클루니가 조연으로 나오는데 그가 나왔던 역시 풍자 코미디 ‘오 형제여, 당신은 어디에 있는가’와 같은 스타일의 영화다. 클루니 외에도 조시 브롤린, 스칼렛 요한슨, 채닝 테이텀, 랠프 하인즈, 프랜시스 맥도먼드, 틸다 스윈튼, 조나 힐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소모된 셈이다.

주인공은 영화사 캐피톨 픽처스에서 영화제작과 스타들의 문제들을 해결해 주는 에디 매닉스(조시 브롤린). 그는 미혼 여배우의 임신부터 배우들의 온갖 스캔들을 가십지에 보도가 안 되도록 하는 해결사다. 그런데 그는 열렬한 가톨릭신자여서 1주일이 멀다 하고 성당엘 찾아가 고백성사를 드리는 바람에 신부로부터 너무 지주 온다고 핀잔을 받는다.

촬영 중인 예수영화 ‘시저 만세! 그리스도 이야기’에서 로마 장군으로 나오는 약간 멍청한 빅스타 베어드 위틀락(죄 클루니)이 공산주의자들인 각본가들에 의해 납치되면서 10만달러의 몸값 청구서가 영화사로 날아든다. 그리고 베어드는 납치범들의 교육에 의해 세뇌가 되는데 이들 각본가들의 얘기는 과거 할리우드에 몰아닥친 미 연방의회의 공산당 때려 잡기 광풍을 묘사한 것이다.

에디가 영화의 흥행성공을 위해 기독교 신교와 구교 및 유대교 대표들을 소집해 각본에 하자가 없는지를 알기 위해 회의를 하는 것도 옛 할리우드에서 있었던 일이다.

이와 함께 서브 플롯으로 왕년의 ‘수영복의 미녀’ 에스터 윌리엄스를 재현한 여배우 디애나 모란(스칼렛 요한슨)이 남편도 없이 임신하는 바람에 에디는 이 문제를 해결하느라 골치를 썩인다.

또 다른 얘기는 ‘싱잉 카우보이’(로이 로저스라고 생각하면 된다)로 스턴트는 잘 하나 진짜 연기는 못하는 젊은 배우 호비 도일(앨든 에렌라익)을 도도한 감독 로렌스 로렌츠(랠프 파인즈)가 연출하는 응접실 코미디 ‘메릴리 위 댄스’에 주연으로 질 못 발탁해 코미디가 일어난다.

마지막 다른 얘기는 탭댄스를 추고 노래 부르는 배우 버트 거니(채닝 테이텀)가 해군복을 입고 노래 ‘노 데임즈’를 부르면서 동료들과 함께 신나게 탭댄스를 추는 모습. 이 장면은 진 켈 리가 나온 뮤지컬 ‘온 더 타운’에 대한 찬미다.

그리고 영화는 흐지부지 식으로 끝이 나는데 세트와 촬영과 의상은 보기 좋다. 클루니의 자기비하적인 연기와 에린라익의 엉성한 연기도 볼 만하다. 박흥진 미주한국일보 편집위원 겸 할리우드 외신기자 협회 회원 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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