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조현주 기자] 환상의 예능 ‘콤비’들이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믿고 보는 조합’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은 폐지 위기의 프로그램을 살리고, 리모컨을 붙잡는 결정적 요인을 한다.

JTBC ‘님과 함께 시즌2-최고의 사랑’(이하 님과 함께2)에서 ‘쇼윈도 부부’로 인기를 얻고 있는 윤정수·김숙,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에 이어 JTBC ‘냉장고를 부탁해’(이하 냉부해)까지 찰떡 호흡을 보인 김성주·안정환 그리고 게스트 섭외 1순위라 불리는 개그우먼 박나래·장도연 등은 현재 방송가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환상의 콤비’다. 보는 이들의 속을 뚫어주는 속시원하고 재치 있는 입담은 물론 출중한 ‘케미’까지 보여주며 안방극장을 평정했다.

▶ “결혼은 언제 하나요?” 특별한 ‘쇼윈도 부부’ 윤정수·김숙

이들이 이렇게 잘 어울릴 줄 누가 알았을까? 윤정수·김숙이 유례없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님과 함께2’에서 애정 없는 쇼윈도 부부로 가상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이들을 향한 반응이 뜨겁다. 두 사람은 “시청률 7%가 넘으면 결혼하겠다”는 공약이 현실이 될까 두려워하며 누드 시위까지 벌였다. 그러나 많은 이들은 ‘본방사수’ 운동까지 벌이며 열띤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제 2일 방송된 프로그램은 시청률 4.6%(닐슨코리아 전국유료방송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님과 함께2’ 성치경 CP는 “드라마나 예능에서 보던 부부 관계가 역전됐다. 기존에 보지 못했던 모습에 열광을 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대놓고 서로를 싫어하고 스킨십도 거부한다. 실제 사랑에 빠지면 1억 100만원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때문에 기존 가상 결혼 프로그램에서 볼 수 있던 억지스러움이나 오그라듦은 없다. 현실적이다. 여기에 김숙의 가모장적인 발언들이 화제를 샀다. “남자는 조신하게 살림해야 한다”, “어디 아침부터 남자가 인상을 써”, “그깟 돈 내가 벌면 되지” 등의 말로 여성 시청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고 있다. 김숙과 ‘여자가 여자 연예인에게 빠져든다’는 걸 크러시를 합쳐 ‘쑥크러시’라는 신조어가 생기기도 했다. 성 CP는 “두 사람은 숨김없고, 거침없다.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준다. 여기에 김숙의 속을 긁어주는 듯한 ‘사이다’ 같은 매력이 제대로 통한 것 같다”고 평했다.

▶ ‘어시스트’ 김성주·‘골잡이’ 안정환 ‘환상의 슛팅’

‘척하면 척’이다. 훌륭한 어시스트와 골잡이다. 방송인 김성주와 스포츠해설가 안정환의 티격태격 ‘케미’가 통했다. 만담꾼을 연상케 한다. 멘트를 ‘주거니 받거니’ 하며 탁월한 호흡을 보여줬다. 안정환이 솔직한 발언과 특유의 능글맞음으로 재미를 안기면 김성주는 이를 놓치지 않고 집어낸다. MBC ‘일밤-아빠 어디가2’와 축구중계 등으로 이미 호흡을 맞춰왔던 두 사람은 지난달 9일 방송된 ‘마리텔’에서 입담을 폭발시켰다. 안정환은 파격적인 실명 토크와 축구 선수 시절의 에피소드를 밝히며 웃음을 자아냈고, 김성주는 오랜 시간 진행을 하면서 다져온 순발력과 판단력으로 재미있는 순간을 지나치지 않았다. 이들이 언급한 축구 선수 이름은 곧바로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기록하며 이슈를 모았다. 이날 두 사람은 평균 시청률 44.4%를 기록하며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일회성으로 그칠 것 같았던 두 콤비의 모습은 안정환이 ‘냉부해’ 고정 MC로 발탁되면서 매주 볼 수 있게 됐다. 앞서 정형돈의 하차로 그 공석을 채우지 못했지만 ‘냉부해’ 측은 “시청자들의 열렬한 지지로 안정환을 MC로 발탁했다”고 밝혔다. 1일 특별 MC로 합류한 안정환은 김성주와 티격태격하면서도 스포츠 중계를 하듯 박진감 넘치게 셰프들의 경연을 소개하며 프로그램에 활력을 더했다. ‘냉부해’ 이동휘 CP는 “기본적으로 안정환은 끼가 있다. 또 김성주와 친하다보니까 자연스럽게 입담이 나온 것 같다. 김성주 역시 안정적으로 잘 리드를 하고, 멘트나 여러 상황들을 끄집어내줬다”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돈독하니까 편안하게 서로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 ‘누가 더 많이 망가지나?’ 몸 사리지 않는 박나래·장도연

개그계 최단신과 최장신의 만남이다. 남성 연예인들이 점령한 예능계에 한 줄기 빛이다. 박나래와 장도연이 방송가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일찌감치 여성이라는 한계를 벗어던진 두 사람은 ‘누가 더 망가질 수 있나?’라는 대결을 펼치는 것처럼 화끈하게 망가진다. 두 사람은 앞서 출연했던 ‘마리텔’에서 여자라면 감당하기 어려운 파격 분장쇼와 엽기 댄스로 방송을 초토화시켰다. 두 사람은 진격의 거인, 미니언즈, 김구라, 야오밍, 골룸 등 대상을 가리지 않고 분장을 해 웃음을 자아냈다. 입담 역시 막강하다. 수위 높은 19금 개그부터 B급 개그, ‘셀프 디스’ 등 토크에서도 강한 면모를 보여준다.

이제 두 사람은 믿고 보는 조합이다. ‘냉부해’부터 MBC ‘라디오 스타’ 그리고 KBS 2TV ‘해피선데이-1박 2일’ 등 두 사람을 함께 찾는 프로그램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 이들이 출연한 프로그램의 시청률 역시 상승세다. 3일 두 사람이 출연한 ‘라디오 스타’는 시청률 10%(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이 같은 결과는 3년 만에 두 자릿수 시청률 진입이라는 점에서 놀라움을 자아냈다. 한 방송 관계자는 “개개인의 예능감도 좋지만 두 사람이 함께 있으면 시너지 효과가 그 배가 된다. 그게 방송사들이 두 사람을 함께 찾는 이유”라면서 “절친한 사이인 만큼 서로의 개그 스타일을 누구보다 잘 알아서 방송에서 잘 살아나는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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