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검사외전' 사진=쇼박스 제공.
[스포츠한국 장서윤 기자]개봉 8일 만에 6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검사외전'의 독과점 논란이 거세다.

지난 3일 개봉한 '검사외전'(감독 이일형 제작 ㈜영화사 월광 ㈜사나이픽처스)은 설 연휴 기간에만 500만명을 불러모으며 설 연휴 극장가를 점령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9일 하루동안 '검사외전'의 스크린 수는 총 1806개. 전국 스크린이 2300여개에서 무려 78%의 스크린이 '검사외전'을 독식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8일 만에 600만 돌파'라는 기록에는 물론 영화의 흥행성이 뒷받침됐지만 80% 가까이 스크린을 점령하고 있던 것도 큰 이유를 차지한다. 그러나 이같은 스크린 독과점은 결과적으로 관객들의 영화 선택권을 빼앗는 결과를 초래한다.

실제로 설 연휴 기간인 7일 서울의 한 멀티플렉스 극장은 10개 상영관 중 3개관을 제외하고는 모두 '검사외전'을 상영했다. 서울의 한 CGV 극장체인에서는 당초 '쿵푸팬더3'가 예정됐던 상영관을 당일 갑자기 '검사외전'으로 바꿔 상영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따라 각종 온라인 영화 사이트 등에는 '검사외전'의 독과점 상영에 대한 관객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7일 서울 왕십리 CGV를 찾은 관객 김여진(35)씨는 "가족들과 오랜만에 영화를 보려고 극장에 나섰는데 시간대상 볼 수 있는 작품이 '검사외전' 밖에 없었다"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같은 스크린 독과점 문제는 CJ CGV, 롯데엔터테인먼트 등 대기업 극장 체인이 스크린의 대부분을 운영하면서 점차 심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지난해 '어벤져스2' 개봉 당시에도 1840여개 스크린에서 영화를 상영해 독과점 논란이 불붙었다. 이와 관련, 명필름 심재명 대표는 "다양한 영화가 상영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하는 것이 결국 문화의 다양성을 만들고 관객들이 양질의 작품을 계속해서 볼 수 있는 뒷받침이 된다"라고 피력한 바 있다.

한 영화 관계자는 "상업 논리만 좇는 극장측의 자성을 기대하기에는 상황이 극한에 와 있다. 한 영화가 일정수의 상영관을 넘길 수 없는 법의 제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한국영화 관객 '1억명 시대'의 그늘에 관객들의 선택권을 빼앗는 스크린 독과점 구조는 영화계의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로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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