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고운. 사진=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스포츠한국 장서윤 기자] "그런데 인터뷰 이렇게 하면 되는 건가요? 제가 너무 마음대로 얘기하는 것 같아서."(웃음)

아직 인터뷰 자리가 어색한 이 신인배우는 '김고운'이라는 이름 세 글자보다 배우 김옥빈의 미모의 동생으로 더 유명세를 날렸다. 그러나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에서 탄탄하게 연기 공부를 수학한 그는 영화 '두근두근 내인생' '초인'에 이어 '커튼콜'(개봉예정)까지 찬찬히 한 발씩 내딛고 있는 떠오르는 신예다.

청순한 외모에 생각하듯 한 마디씩 곱씹듯 자신의 얘기를 들려주는 김고운은 연기자로서 본격적으로 자리매김할 올해가 어느 때보다 설레는 마음으로 다가온다.

"연기자는 참 행복한 직업인 것 같아요. 무엇보다 한 작품씩 마치면서 성장을 한다는 점에서 그래요. 언니를 봐도 매번 다양한 배우, 감독님들과 호흡하면서 '스스로도 많이 크고 있다'는 얘길 자주하거든요. 잘은 모르지만 좋은 배우가 된다는 건 좋은 사람이 되는 과정인 것 같아요."

맑은 눈빛을 빛내며 자신만의 '배우론'을 쏟아내는 그는 지난해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영화 '초인'으로 호평을 받았다. "처음 가 본 영화제가 너무 신기하고 즐거웠어요. 마침 언니도 영화 '소수의견'으로 영화제에 왔거든요. 어머니를 초청해서 세 모녀가 부산 곳곳을 다니면서 추억도 만들었죠."

김고운. 사진=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신예지만 안정감있는 연기력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은 '연기사관학교'로 불리는 한국예술종합학교만의 엄격한 수업 시스템이 한 몫 했다. "1,2학년 시절에는 과제를 하느라 학교에서 매일같이 밤도 새우고 공연 연습하고 그랬어요. 집에 가는 시간이 아까워 일부러 기숙사 생활을 하기도 했어요. 돌아보니 그 때가 되게 그리워요."

그래서일까. 최근 브라운관이나 스크린에는 변요한 김고은 박정민 박소담 이유영 등 유난히 한예종 출신 배우들이 눈에 많이 띄기도 한다. 이에 대해 김고운은 "제 또래 학번 배우들은 이제 막 시작하는 중이라 아직 알려진 사람은 없지만 선배님들 보면 무척 부럽기도 하고 멋있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저도 언젠간 부끄럽지 않게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겠죠?"

올해 그는 영화 '커튼콜'(감독 류훈)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초청작으로 상영 예정인 이 작품은 문닫기 일보 직전의 3류 에로 극단이 마지막으로 늘 꿈에 그리던 제대로 된 무대를 정통 연극 ‘햄릿’을 준비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극중 김고운은 무명 아이돌 출신으로 사투리를 감추기 위해 늘 침묵을 지키는 독특한 단원 역할을 맡았다.

"전무송, 장현성, 박철민 선배님 같은 쟁쟁한 분들과 함께 연기하면서 막내라고 많이 예뻐해주셨어요.(웃음) 선배님들이 농담처럼 '너 여기서 이렇게 재밌게 지내다 다른 현장 가서 적응하지 못하면 어쩌니?'라고 얘기해주실 정도였으니까요. 현장에 있는 게 정말 행복해서 '아 이런 맛에 연기하는 거구나'란 생각도 했구요"

이제 막 연기자로 발걸음을 뗀 그에게 롤모델을 물어보니 주저없이 배우 문소리를 꼽는다.

김고운. 사진=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문소리 선배님은 화술도 좋으시고 기본적으로 발성과 발음이 탄탄하세요. 여배우로서 다양한 역할에 도전하시는 것에도 늘 존경심이 일구요"

고향인 전라남도 광주에서 고교입학과 함께 서울로 상경한 그는 엄마같은 언니의 보살핌 속에 지금이 있는 것 같다며 환한 미소를 지어보인다.

"설에는 큰언니와 작은 언니 저와 엄마까지 네 모녀가 서울 곳곳을 탐방하기로 했어요. 맛있는 것도 사먹고 이곳 저곳 구경할 생각하니 벌써부터 신나요."

김고운. 사진=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김고운. 사진=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