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 사진=쇼박스 제공.
[스포츠한국 장서윤 기자] 인터뷰①에서 이어짐.

어느덧 열 여섯번째 영화다. 영화 '검사외전'(감독 이일형 제작 ㈜영화사 월광 ㈜사나이픽처스)의 강동원에게는 이제 어떤 작품이든 기대만큼 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읽힌다. 그런 자신감의 발로였을까. 황정민과 호흡을 맞춘 영화 '검사외전'에서 그는 전과 9범 꽃미남 사기꾼으로 분해 그 어느 때보다 자유분방한 연기를 보여준다. ""요즘엔 영화에 중독된 것 같다"며 "최대한 영화를 많이 찍고 싶어서 이미지가 소비되는 건 막고 싶다"는 열정 넘치는 이 배우에게선 전보다 훨씬 여유로워진 분위기가 묻어난다.

▲ '검사외전' 속 키스신은 원래 시나리오에 없었다고 들었다.

감독님이 중간에 해달라고 부탁하셨다. 꼭 필요한 건지 여쭤보니 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나는 내가 믿을 수 있고 좋아하는 사람이 시키면 다 한다. 어제 사실 키스신을 찍은 배우(신혜선)와 우연히 마주쳤는데 엄청 반갑더라. 촬영할 때는 말을 한마디도 안했는데 만나니 무척 반갑더라(웃음)

▲ 자신의 사생활을 공개하지 않는 배우로도 유명하다. 그래도 '강동원의 일상'이 어떤지는 궁금하다.

강동원. 사진=쇼박스 제공.
어릴 때부터 그래왔는데 팬들도 내 성향을 존중해준다. 팬들에게도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여기까지이니 절대로 넘어오지 말라'는 부분이 있다.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서 내 얘기하는 것도 싫다. '내가 왜 모르는 사람들에게 내가 살아온 얘기를 해야 하지?'란 생각이 있다. 그래도 내가 최소한 팬들에게 해주고 싶은 건 다른 배우나 팬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한 작품씩 할 때마다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거다. 근데 영화를 개봉할 때마다 새로운 팬들이 생겨나면 적응을 못하더라. 다른 배우들처럼 SNS도 안 하고 '하트 날려주세요' 같은 요청에도 꿈쩍하지 않으니까. 그럼 오래된 팬들이 새 팬들에게 알려주기도 한다.

▲ 영화 기획과 연출에 대한 생각도 있다고 들었다.

재밌을 것 같다. 내가 직접하기보다 기획 잘 하시는 분을 모셔다 해야겠지. 나는 검토하는 수준으로만 생각하고 있는데 그 정도는 가능할 것 같다. 같이 할 만한 감독님들도 있다. 계획이 구체화되면 시작해야지. 나는 머릿속에 그림이 안 생기면 안 움직이는 스타일이라 일단 뭐든 계획이 서면 해보려고 한다.

▲ 연출자의 입장에서 강동원이라는 배우는 어떤 것 같나.

나는 작업하기에 정말 수월한 배우다. 왠만하면 감독님들이 하자고 하는 건 다 하고 내 고집 부리지 않는다. 내가 믿으면 다 해준다. 다만 머릿속에 그림이 없는 감독은 믿음이 가지 않아서 하지 않는다.

강동원. 사진=쇼박스 제공.
▲ '믿고 좋아한다'는 부분이 배우 강동원을 움직이는 큰 동력인가보다.

그렇다. 예를 들어 '검은사제들' 개봉 당시 JTBC '뉴스룸'에 출연했던 것도 손석희 앵커를 워낙 좋아하고 존경해서다. 화제가 됐던 날씨 소개도 손 앵커님이 부탁하셔서 흔쾌히 했다.

▲ 해외 진출 계획은 어떤가

어떤 작품이 될지 모르지만 한중일 동시 개봉하는 작품으로 할 수 있을 것 같다. 꼭 내가 해야한다는 건 아니다. 다만 우리 세대들은 이런 작업을 해야 하지 않나 싶다.

▲ 최근 뮤지션인 친구의 뮤직비디오에 무상으로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의리남'이라는 단어는 내가 싫어하는 단어 중 하나다. 의리있는 남자로 봐주는 것도 싫고 나를 좋게 봐주는 것도 싫다. 어디가서 나쁜 짓 못할 것 같아서. 물론 나쁜 짓은 거의 안 하긴 한다.(웃음) 그저 '나쁜 사람은 아닌데 마냥 좋은 사람만은 아닌' 정도로만 봐줬으면 한다. 정말 의리때문만으로 했다면 좋은 결과도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뭔가를 같이 한다는 건 서로 좋으려고 하는 건데 잃을 게 생기면 좋을 수가 없다. 뮤직비디오 출연도 생각을 거듭해보고 제안한거다. 의리만으로 한 건 아니다.

강동원. 사진=쇼박스 제공.
▲ 작품도 많고 올해 참 바쁠 것 같다. 스스로 생각하는 목표가 있나

매 작품마다 운명이 있는 것 같다. 배우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열심히 고민하고 촬영하는 것이다. 이제는 내가 집중할 대상이 '영화'라는 한 가지에 가 있기 때문에 다른 데 머리를 쓰고 싶지 않다. 어이없는 일에 화내고 감정 소모하고 싶지도 않고. 누군가에 대해 불평하고 있을 시간조차 아까운 때인 것 같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