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봉진 인턴기자 multi@hankooki.com
[스포츠한국 조현주 기자] 뮤지컬 배우 김수준의 매력은 명확하다. 독특한 쇳소리는 바꿔야할 창법이 아닌 더욱 드러내야할 그만의 개성이다.

지난 2014년 파격적인 비주얼과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무대를 장악했던 ‘사큘’ 김준수가 2년 만에 뮤지컬 ‘드라큘라’로 다시 한 번 무대에 서고 있다. 그는 지난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드라큘라’ 프레스콜에서 초연에 이어 재연 무대에 서게 된 소감과 뮤지컬 배우로서 자신만의 소신을 드러냈다.

이날 그는 “뮤지컬에 정형화된 목소리가 있는 건 아니다. 뮤지컬을 시작할 때 상대적으로 목소리가 독특하다는 소리를 들었다”면서 “사실 초반에 뮤지컬을 연습할 때 성악적인 느낌을 표현하려고 노력을 했다. 그런데 그런 고민을 할 때 주변에서 ‘김준수만의 색깔이나 표현을 보고 싶어서 오는 관객들이 있을 것’이라는 조언을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약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나를 보러오는 관객들이 줄어들 것이고 내 색깔을 관객들에게 이해시키고 설득시키는 작업을 해낸다면 나만의 독특한 매력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며 “남들과 비슷하게 따라 하려고 하지는 않았다. ‘모차르트’ 당시 4명의 주연이 있었는데 나 또한 비슷하게 한다면 4명을 캐스팅할 필요가 없지 않나. 그런 마음으로 지금까지 뮤지컬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신춘수 프로듀서 역시 말을 보탰다. 그는 “이 작품에서 김준수의 감정 표현과 절절한 감성은 매우 훌륭하게 매치가 된다”면서 “같은 캐릭터를 맡은 배우 간에도 표현 방식과 감성이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작품의 방향성, 지향점은 같다. 관객들 입장에서 그런 배우들 간의 섬세한 차이점을 발견하는 것이 더블캐스팅의 매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생각은 적중했다. 지난 2010년 ‘모차르트!’로 데뷔한 김준수는 고뇌와 슬픔에 가득 찬 모차르트를 자신의 거스로 소화해 새로운 모차르트의 캐릭터를 창조했다는 극찬을 받았다. 이후 뮤지컬 ‘천국의 눈물’, ‘엘리자벳’, ‘디셈버’, ‘데스노트’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맡는 배역마다 대체 불가능한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무엇보다 이날 김준수는 ‘드라큘라’ 무대에 대한 남다른 애정으로 눈길을 모았다. 그는 “사실 초연이 끝나고 ‘드라큘라’ 공연이 다시 하게 된다면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만큼 나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하고 배움을 안겨준 작품이라 애착이 갔다”며 “초연 때 미처 전하지 못했던 이야기나 연기적인 요소들을 더 성숙한 모습으로 보여드리고 싶었다. 너무나도 사랑하는 작품이다”고 각별한 마음을 드러냈다.

직접 꼽은 ‘드라큘라’의 매력으로는 “일반적으로 드라큘라는 피를 갈구하는 섬뜩하고 무서운 존재지만 뮤지컬에서는 누구보다 사랑을 갈구하고 순수한 캐릭터다. 순수하기 때문에 400년이라는 시간동안 한 여자만 그리워한다”면서 “일반적으로 떠올려지는 드라큘라의 이미지와 사랑을 갈구하는 드라큘라 등 복합적인 모습이 담겨 이써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아일랜드 소설가 브램 스토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큘라’는 천재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음악과 함께 뮤지컬로 재탄생된 작품으로 2004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세계 각국에서 사랑 받아온 명작이다. 천년의 세월 동안 한 여인만을 사랑한 드라큘라 백작의 안타까운 운명을 그렸다.

한국에서는 지난 2014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첫선을 보였다. 당시 객석점유율 92%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초연 당시 드라큘라 역을 맡은 김준수와 박은석이 다시금 주인공으로 더블 캐스팅 됐다. 미나 역에는 임혜영, 반헬싱 역에는 강홍석, 조나단 역에는 진태화, 루시 역에는 이예은이 맡았다. 오는 2월 9일까지 단 2주 동안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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