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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이규연 기자 fit@hankooki.com
[스포츠한국 최재욱 기자]드라마와 영화를 보다보면 어느 날 갑자기 이런 말들이 입에서 저절로 나오게 하는 실력파들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저 사람 뭐야?" "도대체 어디서 나타난 거야?"

연일 흥행신기록을 경신 중인 영화 '내부자들'(감독 우민호, 제작 (유)내부자들문화전문회사)에서 주목받은 배우 조우진이 바로 그런 경우다. 영화 속에서 오회장(김흥파)의 오른팔인 조상무 역할을 맡은 그는 이병헌 조승우 백윤식 등 연기파 배우들 속에서 절대 밀리지 않은 연기 내공을 과시하며 주목받았다. 길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대기업 넥타이 부대의 외모로 상상할 수 없는 잔인성을 드러내는 모습은 관객들의 눈길을 제대로 사로잡았다. 특히 이병헌의 뒤통수를 돌로 가격하거나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톱으로 손을 자르는 모습은 모골이 송연해지게 만들었다.

영화 속 섬뜩한 모습과 달리 순박한 미소로 서울 중구 스포츠한국 편집국을 방문한 조우진은 최근의 유명세에 일희일비하지 않았다. "도대체 어디서 나타났느냐"는 질문부터 던졌다.

"글쎄요. 서울예대를 졸업한 후 꾸준히 연기를 해왔어요. 아쉽게도 눈에 띄는 역할을 맡은 적이 별로 없었죠. 그렇다고 억울하거나 속상하지는 않았어요. 힘들어 중간에서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그만둘 수가 없었어요. 처음 연기자가 되겠다고 다짐했을 때 마음을 떠올렸죠. 한번 사는 인생 하고 싶은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냥 의미 없이 왔다가 가는 인생이 아니라 내 자신의 정체성은 찾고 가는 삶을 살고 싶었어요. 그렇게 쭉 한 길을 가다보니 '내부자들'이란 작품을 만났고 난생 처음 소속사도 생겼네요."

연극으로 연기자의 길에 들어선 조우진은 이제까지 영화 '관능의 법칙', '최종병기 활', '원더풀 라디오', 드라마 '비밀의 문' 등에서 작은 역할을 연기하며 연기자로서 내공을 채워왔다. 2년 전 수많은 경쟁자들을 제치고 오디션을 통해 '내부자들'의 조상무 역할을 따냈다.

  • 사진=이규연 기자 fit@hankooki.com
"처음 오디션을 보러 갔을 때 영화와 역할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 없이 찾아갔어요. 캐스팅 에이전시에서 받은 대사가 세 가지였는데 모든 역할을 열어두고 오디션을 봤죠. 제 고향이 대구인데 오랜만에 하는 사투리 연기여서 느낌이 왠지 좋더라고요. 그냥 일반적인 건달의 모습이 아니라 색다른 느낌을 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친척 분 중에 매우 유쾌하고 재미있는 분이 계시는데 그 분의 말투를 따라하며 연기를 하니 조감독님이 흥미로워하시더라고요. 얼마 후 연락이 왔는데 조상무 역할로 오디션을 보자고 하더라고요. 조상무 수하 역할로 볼 줄 알았는데 정말 놀랐죠. 최종 오디션을 다섯 번쯤 보고 난 뒤 캐스팅됐어요."

'내부자들'에서 조상무 역할은 베일에 싸인 인물. 조우진은 오랜만에 맡은 중요한 역할인 만큼 최종 오디션 직전 기대도 컸고 많은 준비를 했다. 나름 조상무가 건달이 되고 성장해간 과정을 담은 전사도 준비해 우민호 감독에게 들려줬다.

"감독님이 준비한 걸 듣더니 "조상무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웃음) 그냥 주변에 있는 사람처럼 연기하라고 하셨어요. 기업체 평범한 상무의 느낌으로 가라고 지시하셨죠. 그래야 더 조상무가 하는 일들을 섬뜩하게 다가갈 수 있다고 말씀하셨어요. 건들 거리고 깡패 같아 보이는 부분들도 준비했는데 다 걷어내라고 하셨어요. 모든 걸 걷어내니 영화 속에서 관객들이 보신 조상무가 나왔어요. 촬영 중 가장 열심히 연기한 장면이 조상무의 최후인데 그게 편집에서 잘렸어요. 조상무의 다른 면모를 보여드릴 수 있는 장면이었는데 아쉬웠죠. 곧 개봉되는 '내부자들:디 오리지널'에 나온다고 하니 다행이에요."

조우진은 인터뷰 내내 '내부자들'을 통해 만난 이병헌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이병헌의 사실감 넘치는 연기 덕분에 무사히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단다. 슈퍼스타인 대선배와의 첫 만남이 긴장됐을 법하다.

"떨리지는 않았어요. 그보다 기분 좋은 설렘이 있었죠. 워낙 연기를 잘하시는 분이시고 남성적인 매력이 넘치는 분이라 함께 연기할 수 있는 사실이 정말 영광이었어요. 연기할 때 주눅 들지 않았냐고요? 전혀요. 저와 연기할 때 이병헌 선배님은 이미 안상구가 돼 있으셨어요. 톱을 들고 다가갔을 때 정말 벌벌 떨고 계셨어요. 그렇게 상대배우가 몰입해 있으니까 저도 저절로 캐릭터에 빠져들 수 있었어요. 그러니까 제가 선배님 머리를 뒤에서 돌로 때리는 장면에서 힘이 많이 들어갔나 봐요. 선배님이 나중에 '그때 진짜 아팠다"고 말씀하시며 웃으시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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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내내 열정적으로 연기에 대한 열정을 늘어놓았던 조우진. 인간 조우진은 어떤 사람일지 갑자기 궁금해졌다. 1978년생인 조우진은 현재 9년 사귄 마음씨 고운 여자 친구가 있다. 조우진은 오랜 무명시절 함께 동고동락한 여자친구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연기 생활을 하면서 힘들 때 항상 의지가 돼준 친구예요. 항상 고맙죠. 제 성격요? 소심한 구석도 있고 경상도 남자다운 무뚝뚝한 면도 있어요. 유명세는 아직 모르겠어요.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아요. 부모님이 '내부자들'을 보고 많이 좋아하셨어요. 원래 말이 없으신 분들답게 아버지는 "오늘 봤다", 어머니는 "아들 멋있네"라고 문자를 보내셨어요. 그걸 보니 얼굴을 안 봐도 얼마나 흐뭇해하시는지 알 수 있었어요. 더 열심히 노력해 더 자주 기쁘게 해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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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5/12/23 07:3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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