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희진] 종영 SBS 수목드라마 ‘마을-아치아라의 비밀’ 김혜진 역 열연

“감독님이 저에게 분량은 책임질 수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신은경 선배가 극중 친 엄마라는 것, 저는 알고 있었죠”

최근 종영된 드라마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에서 김혜진 역으로 열연한 배우 장희진이 스포츠한국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규연 기자 fit@hankooki.com)
[스포츠한국 최나리 기자] 살짝 짓는 눈웃음이 정말 매력적이다. 예쁘장한 외모 탓에 마냥 여성스러워 보이지만 자신만의 연기관을 설명하는 모습에서는 똑 소리 나는 강단이 느껴졌다.

배우 장희진이 힘차게 날아 오르기 시작했다. 최근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연출 이용석, 극본 도현정)에서 그녀는 이야기의 중요한 키를 쥐고 있는 신비롭고도 처연한 인물인 김혜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무엇보다 장희진은 짧은 등장이었음에도 강렬한 존재감을 발휘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더구나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은 시청률 면에서는 그다지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진 못했지만 배우들의 호연과 탄탄한 대본에 힘 입어 ‘월메이드 드라마’라는 평가와 함께 진한 여운을 남기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드라마를 막 마친 장희진의 얼굴엔 ‘마무리를 잘했다’는 안도감과 ‘더 잘할 걸’이라는 아쉬움이 교차했다. 조근조근 풀어내는 지난 2개월간의 이야기 속에 이 작품이 그녀에게 얼마나 큰 의미인지 다분히 드러났다.

# 종영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기분이 어떤가?

최근 종영된 드라마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에서 김혜진 역으로 열연한 배우 장희진이 스포츠한국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규연 기자 fit@hankooki.com)
“드라마 끝까지 잘 이어온 것 같아서 보람 있어요. 사실 역할에 큰 기대 없이 들어 갔는데 캐릭터도 잘 마무리 됐고 저에겐 정말 행운 같은 작품이죠. 많은 관심에 좋은 반응까지 얻었으니 그저 감사할 따름이에요.”

# 이 드라마를 선택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전작인 ‘밤을 걷는 선비’ 끝날 때쯤 다음 작품을 빨리 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어요. 그래서 제가 선택할 수 있는 것 중 최선의 선택을 한 거예요. 대본이 좋았고 분량에 대한 생각도 없었고요. 그저 쉬지 않고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제일 강했던 것 같아요.”

# 극중 자신이 풀어내야 할 혜진 캐릭터에 대한 첫 인상은?

“처음 감독님과 미팅을 했을 때 저에게 하시는 말씀이 ‘분량을 책임져 줄 수도 없다. 얼만큼 나올지도 미정이다’ 이러시더라고요. 시놉시스 상에 혜진이는 기타 인물로 되어 있었고요. 그런데 김혜진 죽음의 족적을 찾아가면서 시작되는 드라마이고 특별출연처럼만 나와도 캐릭터의 존재감은 있겠구나 싶더라고요. 전작의 역할을 통해서 주로 보여진 화려하거나 완벽한 느낌을 털어내고 기존의 이미지와는 또 다른 모습을 선보일 수 있겠다 싶었어요.”

최근 종영된 드라마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에서 김혜진 역으로 열연한 배우 장희진이 스포츠한국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규연 기자 fit@hankooki.com)
# 신은경이 친 엄마라는 설정은 역대급 반전으로 꼽힌다. 연기 호흡은 어땠나?

“저는 신은경 선배가 친 엄마라는 걸 미리 알고 있었어요. 감독님이 저한테만 말씀해 주셨거든요. ‘말하지 말라’고 당연히 함구령 내리셨고요. 아무래도 알면서 연기를 하는 것이니 뭔가 애틋하고 안타까운 마음들을 연기에 더 잘 녹아 내게 되더라고요. 신은경 선배와의 호흡은 말할 것도 없이 너무 좋았어요. 에너지가 대단하시고 저도 영향을 받게 되니 시너지가 굉장했죠. 감히 말하자면 감독, 작가, 촬영 스태프, 상대 배우 등 모두 베테랑이라 현장에서 저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이었어요. 너무 고마운 현장이에요.”

# 제일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에피소드를 공개하자면?

“대본도 제때 잘 나왔고 더구나 저는 분량이 그다지 많지 않아서 대사량에 치이지는 않았어요. 근데 작가님도 고심이 많으셨는지 마지막회 대본은 늦어지더라고요. 게다가 제가 제일 신경을 쓴 장면인 죽는 장면. 그 장면이 쪽 대본이었거든요. 대사가 제일 많았고 가장 중요한 감정 이입 장면이었고요. 어찌 보면 이 장면을 위해 드라마가 달려온 부분이기도 한데 조건이 안 좋다 보니 걱정도 되더라고요. 근데 감독님이 ‘잘할 수 있을 거다’ 용기를 주시더라고요. 이날 오후 3시부터 11시까지 장장 8시간 동안 촬영이 진행됐어요. 감정이 끊기면 안되니 밥도 못 먹고 연결해서 찍느라 막판에는 체력이 떨어지더라고요. 도저히 안될 것 같아서 살짝 끊어가기도 했는데 ‘좀 더 잘했으면 좋았겠다’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했지만 잘 나온 것 같아요.”

# 연기 활동을 위해 평소 체력이나 몸매 관리는 어떻게 하나?

최근 종영된 드라마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에서 김혜진 역으로 열연한 배우 장희진이 스포츠한국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규연 기자 fit@hankooki.com)
“좋은 것 먹으려고 하고, 꾸준히 잘 챙겨 먹고, 운동 열심히 하고 별다른 것은 없어요.‘밥심’이라고 하죠. 정말 맞는 얘기예요. 어떤 것보다 밥을 제때 잘 챙겨먹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 연이어 드라마에 출연하며 올해 부지런히 달려왔다. 오랜만에 생긴 여유에 계획은?

“여행을 다녀오면서 기분 전환도 하고 싶고요. 이보영 언니랑, 이상윤 오빠, 박정아 언니 등 ‘내 딸 서영이’ 팀이 주기적으로 만나고 있는데 얼굴 보고 수다 떨어야겠어요. 평소에도 서로 역할에 모니터도 많이 해 주고 ‘그건 좋더라. 그건 아니다’ 말해줘요. 정아 언니는 A형이라 섬세한 편이어서 돌려서 말하는데 저랑 보영 언니랑 성격이 비슷해요. 제가 제일 돌직구로 평가하는 스타일이에요.(웃음)”

# 차기작에는 어떤 역할을 도전해 보고 싶은가?

“이번에 김혜진이라는 역할이 정말 좋았고 그러다 보니 다음 작품에 욕심이 생길 것 같더라고요. 무엇보다 할 수 있는 한 빠른 시간에 다시 작품에 들어가고 싶네요. 이번에는 캐주얼 한 편안한 연기 해 보고 싶어요. 푼수기도 있고 발랄하고 씩씩한 캔디형 캐릭터도 도전하고 싶고요.”

# 2004년 데뷔 후 어느덧 10년이 훌쩍 지나갔다. 앞으로 걸어갈 연기자의 길은 어떨까?

“연기자의 길을 택하고 후회 없이 잘 해오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연기는 하면 할수록 힘들긴 해요. 갈수록 책임감도 더하고 말이죠. 어떤 일이든 쉬운 일은 없겠지만 감정을 쓰는 일을 하다 보니 무뎌진 성격도 예민해지는 것 같고 더 완벽해지려고 노력하게 되네요. 앞으로 작품을 선택할 때도 제 스타일에 따른 방향성을 추구하겠지만 항상 진정성 있게 연기하도록 노력할 것임은 틀림없어요. 모든 연기자에게 그렇듯 저 또한 ‘믿고 보는 배우’가 꿈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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