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사진=장동규 기자 jk31@hankooki.com
[스포츠한국 장서윤 기자] 연말 시상식 시즌이 다가오면서 가요계가 연말 시상식 참여를 둘러싸고 눈치작전을 펼치고 있다. 표면적으로 드러내고 있진 않지만 시상식 시즌을 맞아 각각의 가수들의 참석 여부가 화제가 되면서 각 기획사마다 치열한 물밑 작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가장 큰 시험대는 오는 12월 2일 홍콩 아시아 월드 엑스포 아레나에서 열리는 케이블TV Mnet '2015 아시안 뮤직 어워드(마마, MAMA)'다. 올해 방송사에서 주최하는 첫 연말 시상식인 데다 몇년 전부터 아시아 시상식을 표방하며 규모가 커진 마마는 가수들의 참석 여부 하나 하나가 기사화될 정도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올해는 적잖은 진통을 겪었다. 앞서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소속 가수들이 출연을 확정짓지 않아 '불화설'에 휩싸였던 마마는 지난 18일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싸이, 씨엘, 빅뱅, 아이콘 등 YG 소속 가수들의 출연을 확정 지으면서 고비를 넘기는 듯 했다.

그러나 씨엔블루, FT아일랜드, AOA가 소속된 FNC엔터테인먼트가 공식 불참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엑소, 소녀시대, 슈퍼주니어의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도 불참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 비스트, 포미닛, 비투비의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도 지난해에 이어 불참을 예고해 이번 시상식은 반쪽짜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마마를 둘러싼 갈등이 가시화되자 KBS MBC SBS 등 연말 가요행사를 준비중인 방송사도 내심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는 수년 전 가요 시상식을 폐지하고 축제 형식으로 바꿨지만 SBS가 지난해 8년 만에 시상식을 부활하면서 다시금 가요 시상식의 명맥을 잇고 있다.

씨엔블루. 사진=장동규 기자 jk31@hankooki.com
사실 연말 가요 시상식을 둘러싼 방송사와 기획사 간의 미묘한 갈등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연말 방송사 시상식은 후보 선정방식과 공정성에 대한 끊임없는 잡음이 일었고 결국 지난 2006년 지상파 방송사가 시상식을 없애는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논란이 귀결됐다.

방송사와 기획사 간 역학관계가 여실히 드러나는 지점이 바로 연말 시상식 현장이다. 이전의 갈등이 방송사의 무리한 요구에서 빚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면 최근 몇년 사이에는 덩치가 커진 대형 기획사들이 특정 방송사를 보이콧하는 경우가 왕왕 벌어지고 있다. 실제로 KBS 예능국과 YG는 지난 2010년말'가요대축제'에서 출연진에 대한 입장차로 갈등을 빚은 후 5년간 KBS의 모든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않아오다 올해 출연을 재개했다.

이전에는 방송사가 기획사에 '갑'의 위치를 점했다면 최근 몇년 사이에는 기획사들의 힘이 커졌다. 대중이 가수들의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플랫폼이 다변화된 데다 음반에서 디지털 음원으로 시장 상황이 달라지면서 자연스럽게 관계가 역전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에 시상식 불참의 의미는 자사 가수들이 빛을 보지 못하는 자리에 굳이 끼지 않겠다는 액션으로 해석된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겉으로 드러내놓고 이야기하진 않지만 자사 소속 가수가 상을 받지 못하는 시상식은 불참하는 경우는 종종 벌어지는 관행"이라며 "반대로 방송사의 경우도 자사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않는 가수에 불이익을 주는 경우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귀띔했다.

이와 관련, 한 기획사 관계자는 "지상파 방송사의 연말 시상식이 경우 한 곳만 불참하면 문제가 될 수 있어 참석할 경우 세 곳 모두, 불참하더라도 세 곳 모두 안 가는 방향으로 논의중"이라고 속내를 전했다.

이처럼 '보이지 않는 눈치작전'이 벌어지는 연말 가요 시상식 무대. 과연 올해에는 누가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 본격적인 시상식 시즌을 앞두고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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