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준] 종영 MBC 수목드라마 '그녀는 예뻤다' 지성준 역 열연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에서 지성준 역으로 열연한 배우 박서준이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카페에서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김지수 인턴기자 multi@hankooki.com)
[스포츠한국 최나리 기자] 예민하고 날카로워 보이다가도 순간순간 짓는 반달 눈웃음 속에 장난꾸러기 같은 천진난만함이 비춰진다. 조용하면서도 강단 있는 목소리로 신중하게 의견을 전할 때는 특유의 매력이 다분히 느껴졌다.

배우 박서준이 '신(新)로코킹'으로 우뚝 섰다. 최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연출 정대윤, 극본 조성희)에서 첫사랑 김혜진(황정음)에 대한 지극한 순애보를 보여준 지성준 역을 맡아 활약하며 힘차게 날아올랐다.

박서준은 극중 패션 스타일은 물론 말투에 행동까지 관련한 모든 것들이 주목받으며 그야말로 대단한 인기를 누렸다.

"부담감을 가지고 시작했는데 이렇게 드라마가 잘 끝나서 다행인 것 같아요. 지상파에서 주인공으로 시작이 잘됐으니 당연히 기분이 좋죠. 더구나 (드라마로 인해) 대중들이 저에게 앞으로에 대한 기대감도 많이 보여주시는 것 같아서 더욱 감사한 작품이에요. 물론 드라마를 끝내고 나면 제가 부족한 점 등은 늘 떠오르기는 합니다."

그동안 '그녀는 예뻤다'는 다양한 연령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초기 한 자릿수로 시작한 시청률은 세 배 이상 훌쩍 뛰었고, 프로야구 중계로 인해 결방됐을 때는 해당 게시판에 항의 글이 속출하는 웃지 못할 기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박서준은 생각지도 못한 반응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에서 지성준 역으로 열연한 배우 박서준이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카페에서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김지수 인턴기자 multi@hankooki.com)
"저는 초반부터 '이 작품의 시청률이 잘 나올 것이다'라는 것에 대한 기대가 없었어요. 시청률이라는 게 그렇잖아요. 내 마음에 따라 오르고 내리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그래도 시청률이 10% 정도는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긴 했어요. 그래서 공약도 15%를 안 넘을 것 같아서 기준치를 정한 것이었거든요.(웃음) 예상보다 정말 많이 봐주신 것 같아요."

시청자들의 화기애애한 반응으로 좋은 기운을 탔기 때문이었을까. 박서준은 쪽잠을 자면서 이어지는 힘든 촬영 여건에도 분위기며 호흡만큼은 두 말할 것 없이 좋았다고 회상했다.

"좀 더 촬영 여건들이 좋았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죠. 그래도 시간이 없는 상황에서도 원하는 것을 잘 뽑아낼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연기자로서는 중요한 자세라고 생각해요. 그럼에도 현장 분위기는 참 좋았어요 연기호흡도 너무 잘 맞고 촬영하면서 웃겨서 내는 NG가 정말 많을 정도였죠. 만약에 코멘터리를 하게 되면 더 자세히 생각이 날 것 같은데 소소하게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참 많아요. 훈훈하게 잘 보냈네요."

무엇보다 드라마 속 지성준과 김혜진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이어진 다수의 러브신들은 큰 화제가 됐다. 앞서 황정음도 '박서준은 입술이 두껍고 키스신을 잘한다'고 평하기도 했다.

"키스신을 잘한다고요? 역할로서 충실했을 따름이에요.(웃음) 아무래도 로맨틱 코미디 장르다 보니 달달한 장면들이 많을 수 밖에 없죠. 키스신의 경우에는 제가 리드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고요. 어쨌거나 극중에서 혜진이는 모태솔로 설정이니 모르는 게 맞는 것 같고, 드라마에서 잘 드러나지는 않은 것 같은데 성준이는 뉴욕에서 살아서 외국 감성을 가졌고 가벼운 연애라도 좀 해봤을 것이다 라는 나름의 설정들이 있었어요. 솔직히 남자가 30대인데 연애 경험 없는 것은 말이 안 되잖아요.(웃음)"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에서 지성준 역으로 열연한 배우 박서준이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카페에서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김지수 인턴기자 multi@hankooki.com)
한편으로 지성준의 캐릭터는 초반 독설가로서 강렬한 카리스마를 지녔다가 사랑에 빠진 부드러운 밀크남으로 변하는 과정이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엄청난 역변의 아이콘인 김혜진과 능글맞은 표정부자 김신혁(최시원)에 비해서는 다소 평범하다고 평가 되기도 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긴 했어요. 그래서 다른 캐릭터 보다 나만의 무언가를 살릴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이 있을까를 고민하기도 했죠. 연해 보이는 인물에 힘을 주면서 잘 살리기 위해 노력했어요. 그렇다고 너무 튀면 안되니까 정도를 조정하는 것이 제일 어려웠던 것 같아요. 역할이 살고 싶다고 강하게 만들어 가면 극의 밸런스가 깨질 수 있으니 감정신에서 몰아주고 놓고 이런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쓰면서 표현했죠."

이뿐만이 아니라 드라마의 백미는 박서준의 OST 참여였다. 앞서 박서준은 '마녀의 연애', '킬미 힐미' 등에서도 노래 실력을 선보이긴 했지만 이번 '그녀를 예뻤다' OST '먼 길'은 드라마의 폭발적인 관심에 힘 입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앨범을 내보고 싶다든가 가수에 도전, 이런 것은 아니고 드라마에 도움이 되는 것은 될 수 있으면 하는 게 맞다 라는 생각이에요. OST 요청이 와서 참여하게 된 건데 팍팍한 촬영 스케줄에 곡도 생각보다 늦게 나와서 노래 녹음시간을 맞추기 어려웠어요. 더구나 아침에 녹음했더니 목소리가 잠기기도 했었거든요. 근데 요즘에 기계가 정말 좋아요. 기계가 다 한 거예요.(웃음)"

박서준은 올 한해 정말 바쁜 나날을 보냈다. 미니시리즈만 2편에 영화 '악의 연대기'로 스크린 첫 신고식을 치렀다. 그리고 영화 '뷰티인사이드'에서도 섬세한 감정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며 자신이 원하는 배우의 길을 걷고 있지만 삶의 여유에 대한 동경을 드러냈다. 그래도 박서준은 오롯이 연기자로서 이루고 싶은 것이 많은 '욕심 많은' 배우였다.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에서 지성준 역으로 열연한 배우 박서준이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카페에서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김지수 인턴기자 multi@hankooki.com)
"지금까지는 앞만 보고 왔던 것 같아요. 특별히 돌아볼 시간도 없긴 했고 그렇게 하려고 한 적도 없었고요. 내년에는 저 자신에 대한 시간을 좀 갖고 싶어요. 쉴 틈 없이 작품을 해오면서 그동안 많이 때도 묻은 것 같은데 저는 계속 성장하는 과정에 있어요. 오랜 시간 꿈꾼 시간을 지금 펼치고 있다는 것은 행운이죠. 장르에 대한 욕심은 없어요. 해온 일이 연기자라 여기에 익숙해서 예능이나 공연 등은 제가 부족할 것 같아요. 물론 도전하게 되면 열심히 준비하겠지만요. 배우로서는 '믿고 보는 배우'라든지, 누구나 원하는 지점에 도달하고 싶죠. 연기관이나 인생관은 만들어져 가는 것이니 조금 더 지나봐야 알 것 같고요. 특정 수식어 보다는 연기를 잘하는 배우가 되었으면 해요. 잘 스며들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어찌 보면 욕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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