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진] MBC 월화드라마 ‘화려한 유혹’ 권무혁 역 열연

“그 동안 내가 맡아 온 역할들과는 완전히 다른 역할… 기대 많이 돼”

“감독님의 치밀한 계산 덕분에 반전 느낌 더 잘 나타난 듯”

드라마 ‘화려한 유혹’에서 권무혁 역으로 열연 중인 배우 김호진이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카페에서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김지수 인턴기자 multi@hankooki.com)
[스포츠한국 최나리 기자] 선한 인상에 밝은 미소를 띤 배우 김호진의 얼굴에는 여유로움이 넘쳐 흘렀다. 50부작 긴 호흡의 드라마에 임하며 바쁜 일정 때문에 지칠 법도 하건만 ‘이 보다 더 즐거울 수 없다’는 표정이 만면에 그대로 드러났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김호진은 MBC 월화드라마 ‘화려한 유혹’(극본 손영목 차이영, 연출 김상협 김희원) 에서 권무혁 역을 맡아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하며 활약 중이다.

극중에서 권무혁은 강일주(차예련)의 남편으로 순한 외모에 부유한 집안, 누가 봐도 잘 자란 매너남처럼 보이지만 아내에 대한 강한 집착으로 악행도 마다하지 않는 반전 캐릭터다.

“처음부터 캐릭터의 성향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들어가긴 했어요. 감독님과는 예전에 함께 작업한 적인 있어서 이후 가끔 만날 때마다 ‘그 동안의 김호진이 하지 않았던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말을 하시곤 햇어요. 또 ‘어디서든지 보지 못한 캐릭터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말을 하셨는데 권무혁 역할은 정말 그간 제가 맡았던 것과는 완전히 다르고 기존의 비슷한 인물 중에서도 가장 독특한 인물이 나올 것으로 생각해요. 저도 기대가 많이 되고 있죠.”

김호진이 권무혁을 연기하는 데에는 감독의 치밀한 계산이 크게 작용했다. 대장정의 드라마 속에서 그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일 터. 이에 김호진도 대본을 접한 순간부터 시청자들에게 권무혁을 ‘서서히’ 보여주기 위해 신경을 썼다고 한다.

드라마 ‘화려한 유혹’에서 권무혁 역으로 열연 중인 배우 김호진이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카페에서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김지수 인턴기자 multi@hankooki.com)
“극 초반에는 감독님과 많은 상의를 하면서 눈빛 등 수위를 조절했어요. 그 이후부터는 ‘편한 대로 해라’ 하시더라고요. 긴 호흡의 드라마인데 (초반에) 힘을 너무 실어 놓으면 도중에 무너질 수도 있고 어느 날 갑자기 힘이 빠질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감독님이 캐스팅 당시에 하신 말씀은 ‘숨어 있어라. 권무혁을 숨겨 놔라였어요. 권무혁의 반전 매력이 더욱 크게 느껴지는 것은 이런 치밀한 계산이 잘 맞아 떨어진 것 같아요.”

또한 김호진은 자신의 역할 정도에 따라 드라마 평가가 달려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에 내용 전개상 자극적인 부분들이 소위 ‘막장’ 코드로 보여질 것에 대비해 끊임없이 신경 쓰고 있음을 강조했다.

“제가 조심하고 있는 것은 권무혁에 대해 대중들이 그저 전형적인 사이코패스로 몰아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에요. 현재 나오는 장면들 정말 뺄 것 빼고 순화한 것들인데도 무섭게 각인이 된 장면들이 많아요. 자칫 하면 극으로 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기에 수위 맞추고 조절하는 것들이 제일 힘들었죠. 막장인 듯 막장 아닌 것 같은 분위기는 제 역할이 관건인 것 같아요. 집착의 끝으로 가는 과정을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극으로 치닫느냐. 잘 가느냐를 가늠할 것 같네요.”

더불어 김호진은 지금 이 시점에 자신이 권무혁 역할을 맡게 된 것은 ‘적절한 타이밍’을 만난 것처럼 표현했다.

“배우로서 나이가 들어가는 것에 좋은 점이 있어요. 예전에도 악역을 하긴 했지만 그때와 지금은 전혀 달라요. 어릴 때 미처 못 봤던 부분들이 지금은 보이거든요. 생각하지 못했던 또 다른 면을 보게 되고 다른 방향을 보게 되고 폭넓은 감정이 생긴 것이 좋아요. 물론 감독님이 애초에 이런 역할이 필요했다면 예전에 먼저 기회가 있었을 수 있어요. 그런데 지금 권무혁이라는 역할이 온 것 보면 이제야 운이 온 걸까요.(웃음) 과거 표현하지 못한 것을 이제는 제대로 쫄깃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새롭고 더불어 힘도 실리는 것 같아요. 이런 것을 표현할 수 있는 나이에 이 역할을 맡아서 저에게는 행운이에요.”

드라마 ‘화려한 유혹’에서 권무혁 역으로 열연 중인 배우 김호진이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카페에서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김지수 인턴기자 multi@hankooki.com)
캐릭터에 대한 만족감, 동료 연기자들과의 완벽한 연기 호흡, 감독님과의 시너지까지 김호진에게 ‘화려한 유혹’은 정말 인생 드라마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제 갓 10회를 넘긴 드라마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좀 이른 감이 없진 않지만 김호진에게 이 드라마는 어떤 의미로 남게 될까.

“그리 큰 역할이라고 볼 수 없을 수도 있는데 역할 자체가 이슈도 되고 좋은 반응을 보여 주셔서 감사하죠. 분명 이 드라마는 저에게 인생 드라마처럼 터닝포인트이긴 하지만 지금 말하는 것보다는 49회쯤 되어 봐야 제대로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배우로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드라마였다’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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