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종영한 MBC ‘그녀는 예뻤다’에서 ‘똘기자’ 김신혁 역으로 열연한 배우 최시원. (사진=MBC 제공)
[스포츠한국 조현주기자] 물 만난 물고기였다. 가수 겸 배우 최시원이 최고의 2015년을 맞이했다. 상반기 MBC ‘무한도전’에서 ‘미국 리액션’과 ‘포춘 쿠키’로 센세이션을 일으키더니 이내 슈퍼주니어 10주년 앨범으로 저력을 과시했다. 여기에 최근 종영한 MBC 수목미니시리즈 ‘그녀는 예뻤다’(극본 조성희, 연출 정대윤)에서 ‘똘기자’ 김신혁 캐릭터를 만나 대중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솔직히 제 이미지가 비호감이잖아요. 저도 잘 알아요. 저를 떠올렸을 때 생각나는 이미지가 있는데 어느 순간 그런 이미지들이 양날의 검으로 느껴지더라고요. 기존의 이미지를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했죠.”

그 때 만난 ‘그녀는 예뻤다’는 그에게 한 줄기 빛과 같았다. 그러나 얼마 남지 않은 군 입대와 따로 준비 중이던 영화 판권 구매 등 여러 가지 일정이 겹쳐서 ‘그녀는 예뻤다’ 대본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군대를 가기 전이라 부담도 되고 개인적으로 정리할 시간도 필요해서 ‘그녀는 예뻤다’ 대본을 멀리했어요. 그런데 사장님이 불러서 무조건 이 자리서 4부까지 읽으라고 하더라고요. 읽고 나서도 아니라고 생각하면 하지 말라고 했는데, 읽고 나서 너무 하고 싶어졌어요. 몸을 쓰면서 웃기는 게 아니라 대사 속에 위트가 있었어요. 캡틴 잭 스패로우처럼 대사 하나하나에 위트가 있고 그 성격이 담겨져 있는 것이 좋아서 무조건 하겠다고 했죠.”

김신혁은 그 자체로 유쾌했다. 턱수염과 보기만 해도 웃음이 터지는 과장된 표정 연기로 짐 캐리를 떠올리게 했다. 역대급 폭탄녀로 역변한 김혜진(황정음)과 함께 드라마 속 코믹 양대 산맥을 책임졌다. 뿐만 아니라 극 중 김혜진 놀려먹으면서도, 그를 뒤에서 은근히 챙기며 여심까지 공략했다.

“이수만 선생님과 함께 한 지 15년이 됐는데 김신혁을 두고 ‘원래 너지?’ ‘너 성격이지?’라고 말하더라고요. 그 말씀을 듣고 곰곰이 생각했는데, 저의 기본적인 성격이 김신혁과 비슷해요. 여기에 다른 것이 탑재되면서 부수적인 효과를 낸 것 같아요.”

연기 호평이 많았지만 처음에 들어갈 때만 해도 그런 기대는 없었다고. “입대 전이었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생각에만 집중을 했다”던 그는 “호평을 기대할 만한 여유가 없었다. 너무 감사하다. 좋은 대사를 써준 작가님과 김신혁이라는 캐릭터가 잘 살 수 있게 좋은 디렉션을 줬던 감독님께 감사드린다”면서 상대 배우인 황정음에게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많은 분들이 (황)정음 누나와의 장면을 재미있어 했는데, 그런 장면들을 함께 만든 정음 누나에게 감사해요. 정음 누나는 항상 열려 있어요. 코믹적인 요소가 있는 신을 찍을 때 끝맺음도 잘해줬고,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조언도 많이 해줬죠.”

2005년 슈퍼주니어로 데뷔해 대표적인 한류 그룹으로서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던 그지만 최시원 개인으로는 이렇게까지 관심을 받게 된 것은 처음이다.

“모든지 다 때라는 것이 있는 것 같아요. 과분한 사랑과 관심을 받게 됐어요. 책임감에 대해 많이 느끼고 있어요. 많은 사랑을 받을수록 후배들과 다른 분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 대중문화를 하는 사람이 해야 하는 도리인 것 같아요. 더욱더 조심하고, 부족한 힘이지만 사회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어요.”

많은 관심을 받게 된 그지만 오는 19일 군에 입대하게 된다. 아쉬움은 없을까? 그는 “모든 일이 경험자 우대인 것 같다”면서 “경험이 쌓이고 숙성이 되면서 좋은 향을 내게 된다. 그렇게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는 때가 있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경향이 없지 않아 있지만 그래도 무사히 잘 다녀오겠다”고 솔직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러나 최시원은 이미 제대 후의 활동까지 계획했다. 그는 최근 판권을 산 웹툰 ‘인터뷰’라는 작품의 영화화를 계획하며 제작자로까지 활동 영역을 넓혔다.

“꿈만 꾸면 꿈이지만, 꿈을 꾸고 마음이 맞는 사람과 함께 의기투합하면 현실화가 되는 것 같아요. 할리우드에서 오디션을 보면 배역이 너무 안정돼있어요. 우리나라나 아시아에 얼마나 멋진 배우들이 많아요. 그런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기획을 하게 됐는데, 좋은 작가분이 함께 합류하게 됐고, 지금은 두 작품을 기획 제작 중이에요. 하나는 확정이 됐고, 한 작품은 기획에서 발전시키는 단계예요. 거대해보일 수 있는 꿈이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20대를 인생의 1막이라고 말했던 그는 군대에서 30대라는 인생 2막을 준비 할 것이라고 당찬 포부를 전했다.

“사람 일은 누가 알겠느냐만 30대에는 조금 더 도전해보고 싶은 것들에 대해 진격을 하는 시즌이 될 것 같아요. 언제나 성공할 수는 없겠으나 실패해도 두려워하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그는 슈퍼주니어 멤버들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멤버들도 많이 사랑해주세요.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잖아요. 너그러운 마음을 가져주세요. 사람은 실수를 하면서 발전하잖아요. 많은 사랑 부탁드릴게요. 저도 성숙된 모습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그녀는 예뻤다’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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