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에 완전체로 뭉친 클릭비. (사진=DSP 미디어 제공)
[스포츠한국 조현주기자] "이제 시작이다!"

원조 꽃미남 밴드 클릭비(강후 오종혁 김상혁 우연석 유호석 하현곤 노민혁)가 13년 만에 '완전체'로 뭉쳤다. 젝스키스, HOT, SES, god 등 1세대 아이돌들의 황금기였던 1999년에 데뷔해 '드리밍' '백전무패' '카우보이' 등 수많은 히트곡으로 사랑받았던 실력파 비주얼 그룹 클릭비가 21일 13년 만에 새 앨범 '리본'(Reborn)을 공개하며 7명 '완전체'로 다시 태어났다.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클릭비 멤버들은 새로운 앨범 발매에 대한 설렘과 오랜만에 팬들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들떠 있었다. 발표 전 두려운 마음도 컸지만 컴백 예고만으로도 환호해주고 열렬한 반응을 보내준 팬들 덕분에 두려운 마음은 한층 가라앉은 모양새였다. 더욱 돈독해진 우애는 덤이었다.

'완전체'로 모이기까지 왜 13년이라는 시간이 걸린 걸까? 노민혁은 "(재결합에 대한) 마음들은 계속 있었다. 그런데 일곱 명이 전부 시간이 될 때가 딱 지금이었다"면서 "솔로 활동, 군대 등 개인적 상황들이 맞지 않아서 컴백이 계속 미뤄졌다. 2011년도에 6인조로 앨범이 나왔는데 쓰라린 실패를 경험했다. 이후 DSP 콘서트를 통해 다시 뭉쳤는데 과거의 감회나 느낌을 되살릴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동시대의 추억을 공유했던 분들에게 그 추억을 상기시켜주고 위로와 힘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소소하게 나왔다. 무조건 1위를 하거나 수익을 내야 한다는 부담은 없다. 지금이 시작점이 돼서 앞으로 계속 해나갈 수 있으면 한다"고 소망을 드러냈다.

클릭비의 '완전체' 첫 싱글앨범 '리본'은 기존 클릭비가 보여준 록 사운드적인 면과 힙합적인 리듬, 현재의 트렌디한 느낌까지 모두 한 번에 보여주는 곡들로 채웠다. 앨범 작업 내내 신인과 같은 자세로 수차례 수정녹음과 밤샘 작업을 한 클릭비는 곡의 선택부터 녹음 디렉팅, 뮤직비디오, 의상 등 하나부터 열까지 오랜 시간에 걸쳐 멤버 전원이 다 함께 모여 상의하고 준비하며 앨범을 완성시켰다.

"클릭비의 음악 색깔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백전무패' 성공 이후 멤버 탈퇴가 있었고, 클릭비 색깔에 대한 정립이 이뤄지지 않았다. god처럼 강렬한 음악이 없었기 때문에 클릭비는 과연 어떤 팀이었는지 본질을 생각했다. 팀 구성에서도 느껴지듯이 클릭비는 밴드와 댄스의 조합으로 이뤄졌다. 이런 콘셉트의 팀은 우리가 유일무이했다. 이것이 우리의 가장 큰 색깔이다. 여기에 트렌디함과 밴드 스타일을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 '리본'은 그런 선상에 있다." (노민혁)

고민이 많은 만큼 멤버들의 의견도 엇갈렸다. 13년이라는 시간 동안 각자의 음악 스타일 역시 뚜렷해졌다. '완전체' 앨범인 만큼 욕심도 컸다. 어쩌면 이들에게 갈등은 필수불가결한 요소였다.

"나오는 노래는 한정됐는데, 각자 음악 스타일도 뚜렷해지고 색깔도 다양하다보니까 그걸 맞추는 게 꽤 힘들었다. 작업을 하기 전에 서로 많이 싸우자는 이야기를 했다. 그래야 좋은 곡이 나온다고 생각했다. 서로 배려한다고 말을 하지 않으면 더 힘들어질 수 있다. 충돌하고 부딪혀야 결론이 난다고 했다. 그래서 돌려서 말할 수 있는 것도 직선적으로 이야기했다. 싸움보다는 의견 충돌이 있었다." (오종혁)

"개인보다 팀을 더 많이 생각하자는 마음으로 작업을 했다. 마음에 안 담아두는 게 제일 중요하다. 앞에서 말하고 풀어내고 작업을 했다. 다들 좋은 음악을 만들고 싶다는 목적은 똑같았다." (우연석)

오랜 시간 기다려준 팬들의 관심에 보답하고자 준비한 단독 콘서트 또한 예매오픈 2분 만에 전석이 매진되는 등 클릭비는 여전한 인기를 과시했다. 그러나 멤버들은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고 고백했다. 오종혁은 "주변 지인들한테 1인당 100명씩 데려와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면서 "50명 가까이 되는 지인들에게 사과 문자를 보냈다"고 웃어 보였다.

"콘서트 제목이 '7-3=7'이다. 멤버 셋이 빠졌었지만 멤버들도 팬들도 일곱일 때를 가장 원했고 기다려왔다. 콘서트에서 솔로곡은 웬만하면 안 부르려고 한다. 가급적이면 일곱 명이서 그 시절 팬들이 좋아했던 곡 위주로 부를 예정이다. 곡 자체가 예전 곡이라서 세련되게 편곡을 하고 있다. 솔직히 매진을 생각하지는 못했다. 티켓팅이 시작되고 가슴을 졸였는데 빨리 매진이 돼서 안도했다." (김상혁)

앨범 발매 전이지만 이들은 한 목소리로 "이미 목표를 다 이뤘다"고 말했다. 그만큼 뜨거운 팬들의 반응에 감격한 것.

"앨범의 성패는 상관없다. 우리가 가장 걱정했던 부분이 우리가 컴백한다고 다시 모일 수 있을까였다. 그런데 우리가 컴백한다는 소식만으로도 '고맙다' '행복하다' 같은 말들을 너무 많이 들었다. 이 앨범이 기대에 못미친다고 혹평을 받더라고 아쉬움은 없다. 최선을 다했고, 이미 큰 사랑을 받았다." (오종혁)

"아직 나오지도 않았는데 나온다는 것만으르도 너무 좋아해줬다. 나오는 척만 할까?는 생각도 했다. (웃음)" (노민혁)

이번 앨범 발표를 시작으로 클릭비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오종혁은 "당장 언제 또 다음 앨범에 대해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도 공연을 해나갈 것이다. 우리가 나이가 있고 활동을 오래해온 만큼 각자 만들어놓은 일들이 있다"면서 "때가 되면 또 모일 거다. 13년 뒤는 아닐 거다"고 강조했다.

"우리의 컴백 소식에 '육아 스트레스가 풀린다' '다시 소녀로 되돌아간 느낌이다'는 댓글들이 많이 올라왔다. '리본'의 성공을 거두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우선시 했던 것들이 벌써 이뤄졌다. 정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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