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영애14’에서 이영애 다지인 신입사원 박선호 역
“라미란 누나, 카메라 있을 때 없을 때 똑같았죠”
“다음 시즌에도 꼭 출연하고 싶어요”

최근 종영한 ‘막돼먹은 영애씨14’에서 열연한 박선호가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혜영기자 lhy@hankooki.com)
[스포츠한국 조현주기자] ‘샤방샤방’이라는 닉네임에 걸맞았다.

최근 종영한 tvN 월화미니시리즈 ‘막돼먹은 영애씨14’(극본 명수현 외 4명, 연출 한상재 윤재순, 이하 막영애14)를 끝낸 배우 박선호(22)의 눈빛은 물기를 머금은 듯 ‘샤방샤방’ 빛이 났다. 우리나라 최장수 시즌제 프로그램에 새로운 얼굴로 들어갈 때는 부담감도 컸지만 유달리 끈끈하고 화기애애한 촬영 현장에 그는 완전히 매료되고 말았다. 박선호는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여러 번 강조했다. “다음 시즌에도 꼭 출연하고 싶습니다!”

“캐스팅 확정 소식을 들었을 때는 기뻤어요. 막상 촬영 준비에 들어가니까 무게감도 커지고 부담감도 느껴지더라고요. 마니아층이 많은 드라마인데 저를 낯설게 느끼고 또 제가 잘못하면 피해를 끼칠 수 있다는 생각에 걱정이 컸죠.”

‘막영애14’에서는 낙원사를 그만 둔 이영애(김현숙)가 이영애 디자인을 창업하면서 겪게 되는 파란만장한 이야기가 펼쳐졌다. 극 중 박선호는 영애가 뽑은 이영애 디자인 1호 직원 박선호 역으로 열연했다. 많은 이들의 시선을 끌어당길 ‘샤방한’ 외모와 서울대 출신이지만 이를 숨기고, “대충 봐서”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독특한 캐릭터를 소화했다.

“처음에 작가님께서 달관 세대를 대표하는 인물이라고 하더라고요. 구체적으로 알아보니까 자기 생활에 만족하면서 바쁘게 사는 것보다 일을 할 수 있을 때만 하는 세대더라고요. 그런데 첫 출근을 할 때 신발을 짝짝이로 신고 브이넥을 거꾸로 입는 것처럼 제가 생각한 것과는 조금 다르게 캐릭터가 그려지더라고요. 작가님이 선호 캐릭터를 정말 신경써준 것 같았어요. 시청자들은 새로운 인물에 대해 궁금해 할 텐데 강력한 인상을 남기게 됐죠.”

지난해 선보인 웹 드라마 ‘연애세포’에서 모태솔로 마대충 역을 맡은 그는 그는 이번 작품에서도 뭐든지 대충 듣고, 대충 일을 처리하는 신입 사원 역으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이미지가 ‘대충대충’으로 굳어질까하는 걱정은 없을까?

“아무래도 저를 잘 모르는 분들은 제가 드라마처럼 ‘대충대충’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저를 잘 아시는 분들은 아실 거예요. 평소에는 굉장히 진지하고, 그런 이야기만 하는 편이에요. (웃음)”

극 중 라미란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박선호. 선호의 외모에 반한 미란은 그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안겼다. 그는 “(라)미란 누나는 카메라가 있을 때와 없을 때가 똑같았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제가 모르는 게 있으면 가르쳐 주고 촬영장에 올 때마다 ‘샤방샤방 선호 왔어?’라고 반가워해주셨어요. 긴장도 많이 하고 촬영할 때 압박을 느낄 때가 많았는데 미란 누나가 농담도 하고 편하게 해주셨죠. 모르는 게 있으면 가르쳐주고 이끌어주셔서 마음이 편해졌어요. 정말 행복했어요.”

촬영 현장 안팎으로 남다른 ‘케미’를 선보였던 두 사람은 6회 등장한 회식 장면에서 그룹 엑소의 ‘으르렁’을 함께 부르며 명장면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미란 누나한테 5분 정도 가르쳐줬다”면서 “춤을 되게 잘 추더라. 짧은 시간 동안 바로 습득해서 현장 스태프들도 다 놀랐다”고 촬영 후기를 전하기도 했다.

‘막영애14’에는 그야말로 ‘센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한다. 그러나 박선호는 “정말 연기일 뿐”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캐릭터들이 정말 강하잖아요. 조덕제 사장님은 막 욕을 하다가도 컷 소리가 나면 자상한 아버지로 변하세요. ‘으흐흐흐’라는 특유의 웃음이 있는데 그렇게 온화할 수가 없어요. 정지순 선배도 후배들 괴롭히고 모습으로 나오는데 실제 성격은 정말 따뜻하세요. 선배들 때문에 현장이 너무 좋았죠.”

이번 시즌에서는 이영애를 두고 전 사장 이승준과 옛 약혼남 김산호간의 삼각 러브라인이 주되게 펼쳐졌다. 출연했던 배우로서 어떤 커플을 응원 하냐는 질문에 그는 자신의 ‘욕망’을 먼저 드러냈다.

“저는 승준 사장님을 응원했어요. 승준 사장님과는 관계가 무르익는 상태였고 산호 선배가 중간에 낀 거잖아요. 요즘에 산호 형이랑 친해져서 산호 선배도 응원하고 있어요. 어떻게 될지 전혀 모르겠어요. 그런데 제가 다음 시즌에도 출연하기 위해서는 영애 사장님에게 들이대야 하는 거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물론 농담입니다. (웃음)”

그는 “작가님께서 다음 시즌 할 때까지 뜨지 말라고 했다”면서 “다른 작품들도 기회가 된다면 출연하겠지만 ‘막돼먹은 영애씨’에도 내가 필요하다면 꼭 출연하고 싶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도움도 많이 받았고 무엇보다 현장이 너무 재미있어요. 정말 다음 시즌에 또 참여하고 싶어요. 불러주신다면 어떻게 해서든지 출연을 하고 싶어요. 감사히 해야죠. 연기력을 키워서 다음 시즌에는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과 재미를 드리고 싶어요.”

어렸을 때부터 춤을 배우며 가수를 꿈꿨다는 그는 6년이라는 시간을 소속사의 연습생으로 보냈다. 그러다 만나게 된 데뷔작 ‘황금무지개’를 통해 연기의 재미에 눈을 떴고, 평생 이 일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때문에 조급하지는 않다.

“연기자다 보니까 가장 중요한 것은 연기라고 생각해요. 하나하나 노력을 해야죠. 부족한 부분이 많아요. 이제 시작하다보니까 다 부족하죠. 하루하루 배워가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어요. 사람도 만나고 영화도 보고 책도 보면서 탄탄히 배워 가면 언젠간 연기력도 갖춰질 거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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