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데스노트’에 출연한 JYJ 시아준수 (사진=이규연 기자 fit@hankooki.com)
[스포츠한국 최나리 기자] 아이돌 그룹 멤버들의 공연계 진출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 뮤지컬 무대를 중심으로 아이돌 스타들이 큰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이들은 작은 규모의 공연에서부터 대극장까지 다채로운 무대를 통해 관객들과 직접 만나며 소통에 나서고 있다.

무엇보다 과거에는 아이돌 가수들이 단지 참여에만 의의를 두는 식으로 출연진에 이름만 올려도 만족하는 정도였다면 요즘은 당당히 원톱으로 나서거나 뮤지컬 전문 배우들과도 어깨를 나란히 하며 공연형 아티스트의 면모를 다분히 보이고 있다.

▲ 아이돌 스타, 티켓 파워 입증… 공연계 활성화 이끈다

슈퍼주니어 규현, 샤이니 키, 비스트 양요섭, 소녀시대 서현, 에프엑스 루나, 인피니트 성규, B1A4 산들 그리고 빅스 켄 등은 꾸준히 뮤지컬을 통해 끼와 재능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엑소 첸도 뮤지컬 도전에 나서 많은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이처럼 강력한 팬덤을 자랑하는 아이돌 그룹 멤버 한 명이라도 뮤지컬 공연에 출연하면 티켓 파워와 연결돼 공연계가 활기를 띠게 만드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샤이니 키, 에프엑스 루나, 인피니트 성열, 엑소 첸 등이 출연한 뮤지컬 ‘인 더 하이츠’ 팀(사진=이규연 기자 fit@hankooki.com)
즉, 간편한 홍보는 물론 평소 뮤지컬에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는 10대들을 주요 관객층으로 자연스럽게 흡수하게 돼 저변 확대에도 큰 도움이 된다.

또한 그룹 JYJ의 시아준수도 대표적인 뮤지컬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시아준수는 지난 2011년 창작 뮤지컬 ‘천국의 눈물’을 시작으로 ‘모차르트’, ‘엘리자벳’, ‘데스노트’ 등 굵직한 작품 등을 통해 실력을 인정 받아 왔다.

게다가 시아준수의 티켓 파워는 가히 독보적인 수준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 등 외국인들이 시아준수의 공연을 보기 위해 한국을 찾는 경우도 다반사다. 이에 지난해 시아준수는 ‘제 9회 골든티켓어워즈’에서 관객투표 인기상을 수상한 바 있다.

▲ 아이돌 편견 깨기 위한 부단한 노력으로 신뢰감 구축

아무래도 아이돌 그룹 멤버들은 가수가 주 직업이다 보니 뮤지컬 전문 배우들과는 실력 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할 터. 예전에는 가요 창법이나 어색한 연기, 부자연스러운 무대 매너 등이 공연의 질을 떨어뜨리는 걸림돌로 작용하기도 했다.

뮤지컬 ‘신데렐라’에 출연한 비스트 양요섭 (사진=장동규 기자 jk31@hankooki.com)
하지만 요즘은 아이돌 멤버들 스스로가 본인들 의지로 공연 무대에 도전하는 것을 원하는 만큼 이에 팍팍한 스케줄 속에도 철저한 자기 관리와 연습을 통해 아이돌이라는 편견을 깨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 공연 관계자는 “초창기 분위기와는 다르게 요즘 아이돌 멤버들은 공연에 걸맞은 실력을 다지는 것은 물론이고 꾸준함과 성실함을 바탕으로 한 자세가 연출진과 동료 뮤지컬 배우들에게 신뢰를 주고 있다”며 “공연 회차나 스케줄 조정 문제 등에서도 책임감을 가지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 인지도에 의존한 개런티 쏠림 현상은 개선돼야

한편으로는 아이돌의 막강한 티켓 파워에도 공연계가 마냥 웃을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일단 해당 아이돌 가수가 출연하는 공연 날짜에만 매진 사태가 벌어지거나 팬들 사이에 웃돈을 얹어서 따로 거래가 되는 등 비정상적 구조의 소비 행태로 번지는 경우가 허다한 것.

또한 아이돌 스타를 캐스팅하기 위해 거액의 개런티를 계약 조건으로 걸다 보니 상대적으로 다른 출연 배우들의 개런티는 차등적으로 지급이 되고 있다.

이처럼 인지도 효과에 따른 개런티 쏠림 현상은 기여도에 비해 단지 유명하지 않다는 이유로 합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게 돼 공연 전문 배우들에게는 박탈감 마저 안기고 있다. 이에 이러한 열악한 환경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시급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명지대학교 공연예술학과 뮤지컬 연기 전공 최수용 주임교수는 “과거 뮤지컬 배우 1세대 당시에는 남경주, 최정원 등 스타급 배우들이 몇 명 없었다. 하지만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이후 새로운 얼굴들이 등장하게 되었고 나아가 아이돌 스타들도 뮤지컬에 가세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최 교수는 또 “연기와 노래가 단점으로 꼽혔던 아이돌 가수들의 실력을 이제는 걱정하지 않을 정도로 많이 향상 되고 있다. 앞으로도 아이돌 가수들과 뮤지컬 전문 배우들이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제작 환경 등 당연히 해결해야 할 숙제들도 산적해 있지만 결국 공연계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