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장동규기자 jk31@hankooki.com, 한국아이닷컴 DB
[스포츠한국 조현주기자] 그야말로 서브보컬들의 반란이다.

최근 두드러지는 '연기돌'들이 대부분 팀 내에서 맡고 있는 포지션이 서브보컬이라 눈길을 사로잡는다.

비투비 육성재, 제국의 아이돌 박형식, 비스트 이기광 등 뛰어난 외모와 연기자 못지않은 뛰어난 감정 표현으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은 이들은 모두 현재 팀 내에서 서브보컬을 맡고 있다.

스스로 비투비의 '서서브 보컬'이라 일컫는 육성재의 활약이 대단하다. 그는 최근 문근영과 함께 SBS 새 수목미니시리즈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의 남자주인공 자리를 꿰찼다.

육성재는 지난 6월 종영한 KBS 2TV '학교 2015-후아유'에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반항적이면서도 4차원 매력의 공태광을 매력적으로 연기해내며 드라마 속 최고 수혜자로 떠올랐다. 이후 바로 그는 '마을'을 통해 주인공 자리를 꿰찼다.

무엇보다 지난 2013년 tvN '응답하라 1994'에서 단역인 쑥쑥이 역으로 첫 연기에 도전한지 얼마 되지 않아 거둔 성과라서 더 값지다.

그의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 언론홍보팀 차희진 대리는 "육성재는 지금처럼 주목을 받기 전부터 단역과 조연 그리고 MC 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면서 "알고 모르게 내공들이 잘 쌓여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을'에서 3번의 낙방 끝에 겨우 경찰관의 꿈을 이룬 파출소 순경 박우재 역을 맡았다. 운명처럼 마을 '아치아라'로 오게 된 영어 원어민 교사 김소윤(문근영)과 평화롭고 단조로운 마을이 숨기고 있는 진실을 함께 파헤칠 예정이다.

박형식 역시 최근 종영한 SBS '상류사회'를 통해 짜릿한 역전극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드라마 캐스팅 당시 불거졌던 온갖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은 물론 지상파 미니시리즈 첫 주연으로서 합격점을 받는 데 성공했다.

그는 MBC '진짜사나이'에서 얻은 별명인 '아기병사'의 이미지를 지워내고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 부족함 없이 자란 극 중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소화해냈다. 그간 박형식에게 찾아볼 수 없는 카리스마와 능청스러운 매력까지 얻게 됐다.

물론 쉽게 얻은 성과는 아니다. 그는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발음과 발성 연기 그리고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몸을 만드는 등의 노력을 아끼지 않았고 이는 결국 대중들의 칭찬으로 이어졌다.

이기광은 현재 방영중인 SBS 월화미니시리즈 '미스세 캅'에서 극의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극 중 김희애가 이끄는 강력1팀의 막내이자 마스코트 이세원 역으로 열연 중인 그는 대선배인 김희애, 김민종, 허정도 등과 이질감 없는 완벽한 '케미'를 선보이며 신선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2011년 방송된 '나도 꽃' 이후 약 4년 만에 미니시리즈에 복귀한 그는 오랜만의 연기 복귀에도 '아기형사'다운 경찰로서의 카리스마 등 다채로운 매력을 뽐내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들고 있다.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이기광은 "'연기돌'이 아닌 한 명의 연기자로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진 바 있다.

현 시점에서 왜 서브보컬 출신의 아이돌이 연기에 뛰어난 면모를 보이고 있을까? 한 가요계 관계자는 그룹인원수가 많아지면서 각자 맡은 포지션이 명확해지면서 나타는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아이돌 그룹을 기획할 때 노래만 잘하는 친구가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퍼포먼스나 연기, 예능감 면에서도 두드러지는 친구들이 모인다. 그렇게 모인 멤버들의 끼가 세분화된 것"이라면서 "요즘 들어 팀 내 서브보컬을 맡고 있는 멤버들이 연기에 강점을 많이 드러내고 있는데, 타이밍이 잘 맞은 것 같다"고 진단했다.

한 소속사 홍보팀 관계자는 메인보컬과 서브보컬의 관심도와 기회의 차이를 이유로 꼽았다. 그는 "서브보컬에 비해 메인보컬은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주어지지 않는다. 음악 작업에 대한 관심도가 다른 멤버들에 비해 높고 그런 기회 역시 많이 주어진다"면서 "소속사 차원에서도 메인보컬이 아닌 포지션의 멤버들에게 연기나 예능 출연 등에 대한 기회를 더 많이 주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더이상 제작진들이 어떤 배역에 대한 인물을 캐스팅할 때 아이돌이냐 아니냐는 크게 연연해하지 않는다. 드라마 캐스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기와 열심히 하려는 의지와 태도"라면서 "메인보컬이 아닌 서브보컬들은 팀 내에서 큰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에게 찾아오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기존 연기자들 이상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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