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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라마 '라스트' 이범수(왼쪽)와 윤계상.(사진=김지수 인턴기자 multi@hankooki.com)
[스포츠한국 최나리 기자] #지난해 인기리에 종영한 tvN 드라마 ‘미생’(연출 김원석, 극본 정윤정)에서는 극중 오상식 과장(이성민)과 사원 장그래(임시완)의 훈훈하면서도 뭉클한 동료애가 현실감 넘치게 그려졌다.

처음 오 과장은 실수투성이 비정규직 장그래에게 정을 주지 않으면서 독설을 퍼붓거나 퉁퉁거리며 차갑게 대하기 일쑤였다. 그러나 점차 오 과장은 장그래를 팀원으로 받아들이면서 남이 안 보는 곳에서도 장그래를 챙겼고 부하 직원을 대신해 무릎까지 꿇는 마음이 깊은 상사의 면모를 보였다. 무엇보다 지극히 매력적인 오 과장과 장그래의 일상 속의 조화가 뭉클한 여운을 남기며 대중들에게 큰 호평을 받았다.

한동안 남녀 커플 사이의 애절한 사랑이나 달콤한 우정 등에 집중 조명해 왔던 드라마나 영화 속 스토리에 최근 두드러지는 변화가 생기고 있다.

바로 남자 배우들끼리의 독특한 케미(화학 반응을 나타내는 ‘케미스트리(chemistry)’ 줄임말)가 빛을 발하고 있는 것.

이른바 ‘브로맨스(bromance: 브러더(brother)와 로맨스(romance)를 합친 신조어)’라고 불리는 ‘남자+남자’ 사이의 관계 설정은 얼핏 보면 남자들끼리의 단순한 의리 같아 보이면서도 그 이상의 미묘한 감정을 담고 있어 대중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 영화 '치외법권' 최다니엘(왼쪽)과 임창정.(사진=김봉진 인턴기자 multi@hankooki.com)
그렇다고 동성애처럼 금기를 넘어선 사랑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분위기적인 시너지라고 할까. 그들이 함께 조화를 이루며 연출하는 분위기를 통해 재미와 웃음은 물론 감동까지 선사한다.

브로맨스를 표방하는 남남커플들은 티격태격 서로 으르렁거린다거나 다소 장난스러운 관계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다가도 극적인 순간에는 서로를 위해 망설임 없이 목숨까지 내놓을 수 있는 대담한 용기를 지녔다.

서로를 향해 낯 간지러운 대사가 오고 가거나 눈물을 쏙 빼는 어떠한 설정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무심한 듯 아닌 척 그러면서도 서로를 챙기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만으로도 마음 속에 깊은 우정 이상의 것을 느끼게 한다.

무엇보다 이러한 브로맨스가 더욱 흥미를 끄는 이유는 꼭 절친한 사이가 아니더라도 케미가 통한다는 점이다.

JTBC 금토드라마 ‘라스트’(연출 조남국, 극본 한지훈) 속의 곽흥삼(이범수)과 장태호(윤계상)처럼 처절한 복수와 거래로 얽힌 관계에서도 브로맨스는 가능하다. 피 튀기며 싸우고 배신을 거듭하고 서로에게 총구를 겨누다가도 어느 순간에는 같은 목표를 가지고 한 팀이 되어 활약하기도 한다.

  • 영화 '서부전선' 설경구(왼쪽)과 여진구.(사진=김봉진 인턴기자 multi@hankooki.com)
또한 MBC 월화드라마 ‘화정’(연출최정규, 극본 김이영)에서 정명공주(이연희)의 남편인 홍주원(서강준)과 소현세자(백성현)는 군신 관계이면서 한편으로는 스승과 제자 사이이다. 왕실 법도에 따라 어색하고 어려울 법한 사이임에도 두 사람은 돈독한 신뢰와 신분을 뛰어넘는 동지애로 훈훈한 브로맨스를 선보이고 있다.

영화 ‘치외법권’(감독 신동엽, 제작 휴메니테라 픽쳐스)에서는 프로파일러 이정진(임창정)과 날라리 강력계 형사 조유민(최다니엘) 콤비처럼 절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이 어쩔 수 없이 한 수사팀으로 엮인다. 하지만 서로를 맞춰가며 위기를 모면하고 사건을 해결해 가며 유쾌한 브로맨스를 이어 간다.

이와 더불어 최근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암살’(감독 최동훈, 제작 케이퍼필름) 속에서도 브로맨스가 존재했다. 극중에서 하와이 피스톨(하정우)과 영감(오달수)은 도련님과 하인의 상하 수직적인 관계이다. 그러나 그들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서로를 의지하고 신뢰하며 가족보다 더 끈끈한 정을 선보여 관객들에게 최고의 남남케미를 선사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오는 추석 시즌 개봉을 앞둔 영화 ‘서부전선’(감독 천성일, 제작 하리마오픽쳐스)에서는 무려 30년의 나이차를 극복한 브로맨스를 만나 볼 수 있다.

극중에서 하루아침에 농사꾼에서 남한군 쫄병이 된 40대 남복(설경구)과 열여덟 꽃다운 나이 학생에서 북한군 막내 병사가 된 영광(여진구)은 거친 전쟁터에서 적으로 만나게 된다. 이들은 언어 자체도 서로에게 존대하는 것이 없음은 물론 거침없이 욕도 내뱉는 등 세대 차이를 무색하게 만드는 마치 동갑내기 친구 같은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색다른 브로맨스를 선사할 예정이다.

이처럼 브로맨스는 남녀 관계처럼 ‘잘 어울린다’라기보다는 ‘서로 잘 맞는다’라는 말로 설명할 수 있다. 그리고 나이와 직업, 위치, 상황 등 모든 것을 아우르며 독특하고 묘한 매력으로 대중들의 폭 넓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사실 남자들끼리의 우정을 담은 콘텐츠는 그렇게 새로운 것은 아니다”라며 “‘브로맨스’라는 신조어가 탄생하면서 좀더 강화된 분위기로 되살아나게 되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덕현 평론가는 “즉, 과거에는 남자들끼리의 관계에서 ‘의리’ 외에 별다른 것이없는 일종의 선이란 것이 있었다면 현재는 유머와 과장도 살짝 섞인 다소 희화화된 모습으로 남남케미가 대중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또한 정 평론가는 “콘텐츠의 다양한 욕구를 위해 ‘브로맨스’라는 발전된 관계 설정이 생성된 것처럼 향후 여성들끼리의 케미 등 지속적으로 새로운 관계 설정들이 탐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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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5/08/29 07:5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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