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이] '상류사회'에서 재벌 상속녀 장윤하 역으로 열연
"발음 논란? 변명하고 싶지 않다"
"가능성 판단 받아야 하는 시기 지났다"

최근 종영한 ‘상류사회’에서 재벌 상속녀 장윤하 역으로 열연한 배우 유이가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혜영기자 lhy@hankooki.com)
[스포츠한국 조현주기자] 상대방을 무장 해제시키는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이제는 배우라는 타이틀이 더욱 익숙한 유이(27)는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눈을 가졌다. 칭찬과 찬사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적과 논란에 대해서도 수긍했고, 더욱 발전된 모습을 약속했다. 그렇게 자신을 담금질하며 단단히 여물어가고 있었다.

유이는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상류사회'(극본 하명희·연출 최영훈)에서 재벌가 상속녀 장윤하 역으로 열연했다. 여러모로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데뷔 후 처음으로 맡은 지상파 미니시리즈 주인공이었다. 그가 맡은 장윤하는 재벌가의 막내딸이지만 불행한 어린 시절을 겪었다. 진정한 사랑을 꿈꾸지만 배신당하고, 좌절하며 성장통을 겪는 복잡한 감정선을 지녔다. 장윤하를 연기하면서 밥 먹는 것도 거르고, 마음 고생도 했다. 유이는 지금 인생 최저 몸무게를 경신했다.

"40kg대 몸무게는 처음이에요. 물론 후반이지만요. 마음이 힘드니까 살이 빠지더라고요. 음식도 잘 먹히지가 않았어요. 미니시리즈 현장이 정말 바쁘게 돌아가더라고요. 밥 먹는 것보다 대본 외우는 시간이 더 빠듯했어요. 제 대사가 길기도 했고, 후반에는 해결해야 할 일들이 많아졌어요. 그러니까 살이 저절로 빠지더라고요."

우려를 기대로 바뀌었고, 또 원톱 주연으로서의 가능성 역시 확인했다. 그러나 유이 역시 초반에는 자신을 비롯해 성준 박형식 임지연의 조합에 "반신반의했다"고 털어놨다.

"많은 분들이 걱정을 했어요. 아이돌 멤버 출신 두 명이 들어가서 더 걱정하셨던 것 같아요. (박)형식이랑 저도 그걸 인정했어요. (임)지연이도 첫 드라마였고, 성준은 주로 로맨스물을 했잖아요. 네 명이 뭉쳤을 때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죠. 촬영 현장에 가면 다들 '할 수 있을 거야'라고 하더라고요. (웃음) 유일하게 감독님께서 '너희 잘할 거야'라고 응원해줬어요. 아무도 인정하지 않았지만 우리끼리도 서로 '멋지다' '잘했다' 다독였어요. 정말 분위기가 좋았어요."

짧은 순간 장윤하에게 푹 빠졌다. 윤하에게 공감했고, 윤하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보기도 했다. 자신을 사랑하는 줄 알았던 최준기(성준)가 자신을 상대로 '혼테크'(결혼+재테크)를 하려 했고, 사랑하는 오빠 역시 자신의 곁을 떠났다. 그렇게 윤하가 좌절할 때 유이도 절망하고 아팠다.

"윤하는 재벌딸이지만 치열하게 노력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자책이 들더라고요. 윤하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더라고요. 윤하가 좌절할 때 저도 아팠어요. 최준기한테 배신당했을 때는 제 자신이 하찮은 존재가 된 것 같았죠. '내 노력도 이렇게 안보일 수 있겠구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데 죽은 줄 알았던 오빠가 돌아와 '네가 부족한 걸 아는 걸로 됐다. 네 노력이 없었으면 여기까지 못 왔겠지'라는 대사가 위로가 됐어요. 급박한 상황 속에서 다시 윤하로 하여금 마음을 잡게 했죠."

드라마 촬영 중 그는 시청자들로부터 발음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그는 "드라마를 찍으면서 이렇게까지 심하게 발음 지적을 받은 것은 처음"이라면서 "캐릭터의 톤을 딱딱하게 잡았다. 자신감 있게 말해야 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점점 주눅이 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자만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생각해보니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했기 때문에 사랑받았던 거더라고요. 매번 같은 옷을 입어서 다른 옷을 입어도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자만심이 있었던 거죠. 이번 논란을 겪으면서 그걸 깨닫게 됐어요. 변명하고 싶지 않아요. 더욱 치열하게 노력해야죠."

발음 논란에도 유이에게 있어서 '상류사회'는 값진 결과물이다. 해외 팬들을 얻었고, 제안 받는 역할이 지금까지와는 상반된 캐릭터가 늘고 있다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매번 씩씩하고, 운동선수 느낌의 캐릭터만 제안 받았어요. 그런데 요새 새침하고 패셔너블하고, 도도한 역할도 들어오더라고요. 한 번도 상상하지 못했던 캐릭터에요. 장윤하를 통해서 저에게 그런 모습을 봐주시는 것 같아서 너무 감사했죠. 해외팬도 많이 생겼어요. 중국과 미국에서 팬들이 연합해서 촬영장에 아이스크림차를 보내왔더라고요. 너무 감사했죠. (박)형식이는 말할 것도 없고요. 치킨차 들어봤어요? 정말 대단하더라고요.(웃음)"

벌써부터 러브콜이 쏟아지지만 그는 내실을 다지고 싶다고 했다. 그는 "언제 차기작을 선보이게 될지 모르겠다"면서 "좋은 작품이 들어와도 여유를 가지고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제는 잘해야죠. 역할 소화를 잘 해야 하는 시기인 것 같아요. 가능성을 판단 받아야 하는 시기는 지났어요. 유이의 연기력이 아닌 작품으로 평가를 받고 싶어요. 정말 재미있다고 평가 받는 드라마에 제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것 역시 제 몫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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