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장동규기자 jk31@hankooki.com
[평창(강원도)=스포츠한국 조현주기자] 무더위도 빗방울도 4만 명 관객의 열정을 막을 수 없었다.

13일 오후 8시 강원도 평창군에 위치한 평창 알펜시아 스키 점프대에서는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 2015 가요제, ‘영동고속도로 가요제’가 개최됐다.

대중과 함께 만드는 가요제다웠다. 제작진 측에서 준비한 3만 좌석은 가요제 개최 8시간 전인 정오에 모두 마감이 됐다. 굵은 빗방울이 떨어져도 평창으로 향하는 길을 막을 수는 없었다. 비가 내린 뒤 내리 쬐는 한여름 뙤약볕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10대 팬은 “‘무한도전 가요제’를 보기 위해 10시간 넘게 기다렸다”면서도 설레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오후 2시부터 입장을 시작했지만 워낙 많은 인파에 입장은 공연 시작 후인 8시까지 이어졌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에는 멤버들의 최종 리허설 무대가 펼쳐졌다. 박진영과 함께 섹시 댄스로 공연 전 분위기를 뜨겁게 달군 유재석은 “더운 날씨에도 먼 길 찾아와 주신 분들 감사하다”며 “쓰러지는 한이 있어도 최선을 다하겠다. 나는 오늘 여기서 죽겠다”고 말해 미리 입장한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서울은 물론 강원도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등 각 지역에서 인파가 몰려들었다. 홍콩 말레이시아 뉴욕 등에서 ‘무도 가요제’를 함께 즐기기 위해 평창행을 마다하지 않았다.

2007년 ‘강변북로 가요제’를 시작으로 2009년 ‘올림픽대로 가요제’, 2011년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 2013년 ‘자유로 가요제’까지 ‘무한도전 가요제’는 멤버들과 뮤지션들이 2년에 한 번씩 선보이고 있는 프로젝트다. 올해 10주년을 맞은 ‘무한도전’은 가요제를 5대 프로젝트의 하나로 기획했다. 그만큼 화려한 뮤지션 라인업을 준비했다. 여기에 명실상부 국민 예능이 된 ‘무한도전’에 대한 인기는 3만 명 이상을 움집 시키는 위력을 발휘했다. 공연장에 들어서지 못한 관객들은 무대가 잘 보이는 공연장 위쪽에서 돗자리를 깔고, 무대를 즐겼다. 주최 측에 따르면 공연장에 입장하지 못해 공연장이 보이는 기슭이나 언덕에서 무대를 지켜본 관객도 1만 명 이상이었다.

인파가 많이 몰린 만큼 제작진은 가장 먼저 안전에 유의했다. 곳곳에 119 대원들과 경찰, 경비원들이 상주해서 안전사고에 대비했다. 현장에 있던 관계자는 “여기 모인 관객들은 ‘무한도전’의 팬덤으로 모였다. 다 같은 가족이다. 미아가 발생하지 않게, 계단에서 발을 잘못 디디지 않도록 건강과 안전을 생각해 달라”고 신신당부했다. MC 유재석 역시 시종일관 관객들의 안전을 걱정했다.

박명수의 스페셜 무대로 분위기를 달궜다. DJ 지팍(G.Park)으로 무대에 오른 그는 ‘EDM의 왕자’답게 신나는 일렉트로닉 무대로 관객들의 열띤 흥을 이끌어냈다. 20여분 동안 관객들과 호흡한 그는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마음껏 풀고 가라”고 당부했다.

첫 무대로는 황광희 태양 지드래곤이 함께한 황태지 무대가 펼쳐졌다. 칼군무부터 파워풀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황광희는 태양 지드래곤과 함께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를 꾸몄다. 장르를 두고 충돌했던 이유 갓지(God-G)않은 이유의 박명수와 아이유는 세련된 EDM풍의 곡을 선보였다. 아이유는 마틸다로 박명수는 레옹으로 변신해 재미를 안기기도 했다. 하하와 자이언티는 마이클잭슨을 연상케하는 무대를 꾸몄고, 정준하와 윤상은 랩과 팝핀 등 역동적인 무대로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춤의 한을 풀겠다”던 유재석은 박진영과 함께 ‘암 소 섹시’를 외치며 섹시한 매력을 뽐냈다. 마지막으로 정형돈과 밴드 혁오가 함께한 5대천왕의 신나는 컨추리송으로 가요제의 막을 내렸다.

무엇보다 마지막까지 팀 이름을 정하지 못했던 정형돈과 혁오는 관객들이 5대천왕이라는 이름을 만들어주며 극적으로 이름을 얻게 됐다.

이날 현장에서는 역대 가요제에서 선보인 29곡 중 시청자가 뽑은 베스트 세 곡의 무대가 펼쳐지기도 했다. 3위는 2011년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에서 지드래곤과 박명수가 선보인 ‘바람났어’로 지드래곤과 박명수가 다시 한 번 의기투합했다. 여자 보컬은 아이유가 책임졌다. 2위는 2007년 ‘강변북로 가요제’ 대상 수상곡인 하하의 ‘키 작은 꼬마 이야기’였다. 무대를 선보인 뒤 하하는 “되게 감격했다”고 밝혔고, 유재석은 “당시 이 곡이 차트 1위를 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1만 6천명 이상이 꼽은 대망의 1위곡은 바로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에 이적과 유재석이 선보인 ‘말하는 대로’였다. 이적이 실제 무대에 모습을 보이자 관객들은 “맹꽁이”라고 외쳐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말하는 대로’ 무대를 끝낸 뒤 이적은 “유재석의 20대 이야기를 들으면서 같이 만든 노래다. 그 과정이 방송이 돼서 더 공감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관객들이 유재석을 감동시키기도 했다. 역대 가요제 베스트 무대를 선보이기 전 6번 카메라에 문제가 생겨 한동안 녹화를 이어나갈 수 없자 유재석은 관객들의 박수 소리에 맞춰서 전매특허인 메뚜기춤과 함께 오두방정춤으로 흥겨운 분위기를 이어갔다. ‘웃음 사냥꾼’ 박명수까지 나서서 평창으로 2행시를 지으며 TV에서는 볼 수 없는 ‘무한도전’의 소소한 개그들까지 엿볼 수 있었다. 이후 관객들은 14일 44번째 생일을 맞는 유재석을 향해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기도 했다. 이에 유재석은 “오늘은 평생 잊지 못하겠다”면서 “무반주에 막춤도 추고 이렇게 많은 분들에게 생일 축하도 받으니 기쁘다”고 감격했다.

한편 이날 개최된 ‘영동고속도로 가요제’는 오는 22일 방송되는 ‘무한도전’을 통해 공개된다. 방송 직후 가요제 음원이 공개되며, 음원 수익금은 모두 불우이웃을 돕는데 기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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