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 사진=935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한국 조현주기자] 화면 속 그의 모습은 오싹했다. 살기 가득한 눈빛과 차가운 말투, 비릿한 미소 등으로 그만의 '절대 악'을 창출해냈다. 배우 연정훈(37)이 달라졌다. 그는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가면'(극본 최호철·연출 부성철)에서 연민도 동정도 들지 않는 냉철한 민석훈 역을 열연했다. 민석훈은 그야말로 악인이었다. 변지숙(수애)을 서은하로 만들고, 처남인 최민우(주지훈), 더 나아가 그 집안을 몰락시키기 위해 온갖 악행을 저질렀다. 자신을 사랑한 아내인 최미연(유인영)에게 따뜻한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젠틀하거나 선하거나, 사실 연정훈의 이미지는 착했다. 1999년 데뷔해 바람둥이, 2인자, 뱀파이어, 여주인공을 뒤에서 지켜주는 키다리 아저씨 등 다양한 캐릭터를 맡아왔던 그지만 특유의 선한 이미지가 강했다. 서글서글한 인상과 웃을 때 쏙 들어가는 보조개는 도저히 그를 악역으로 바라볼 수 없게 했다. 그러나 그는 '가면'을 통해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또 다른 도전을 꿈꾸는 연정훈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종영 소감은?"많이 아쉽다. 배우들끼리 헤어진다는 것이 아쉽다. 정이 많이 들었다. 촬영 현장 분위기가 좋았다. 배우들이 열심히 잘해줬다. 물론 처음으로 절대 악역을 하다보니까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재미있는 작업이었다."

▲ 살이 많이 빠졌다"오랜만에 촬영을 하다 보니까 잊고 있었다. 화면 속 내 모습이 너무 통통했다. 조금 더 샤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촬영하면서도 살을 뺐다. 드라마 '에덴의 동쪽'을 하면서 급하게 살을 뺐는데 금방 다시 쪘다. 체력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으로 운동을 많이 했다. 근력 운동을 신경 써서 했고, 먹는 것은 똑같이 먹되 탄수화물만 줄였다. 건강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다이어트를 했다. 그랬더니 오히려 피곤하지 않았다.

▲ 악역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나?"뱀파이어를 한다고 했을 때보다 부담감은 덜했다. 대중들을 놀라게 해드리고 싶은 것도 있었고 연기적으로 도전하고 싶은 열정도 많았다. 더욱 차갑고 무섭게 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 연기 변신에 대한 욕심이었나?"군대에 있을 때 배우로서 조금 다른 이미지를 가져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어렸을 때 내가 양복을 입고 본부장 역할을 하고 있는 연기를 봤는데, 너무 애송이 같은 느낌이 들더라. 그래서 군 제대 후부터 대본을 볼 때 멜로에 치중하지 않았다. 한 여자만 사랑하는 것보다 굴곡 있는 삶의 연기를 택했다. 한 장면이 나오더라도 중심을 가져가는 연기를 해보고 싶었다. 시행착오도 많았다. 그래도 운이 좋았는지 뱀파이어도 했고 절대 악의 모습도 보여줄 수 있던 것 같다."

▲ 절대 악을 연기하며 심적 부담감은 없었나?"오히려 속이 시원했다. 하하. 더 시원하게 하려고 노력했는데 그게 독이 되기도 했다. 변지숙을 포함해 모든 캐릭터들이 민석훈의 악행에 대해 알아가면서 다 나를 적으로 받아들였다. 그때가 힘들었다. 공허한 기분이 들었다. 정말 다 쏟아내고 싶었다. 어떤 미친 짓을 할지 모른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초반에는 혼자 연극도 했다. 3페이지를 외워서하는 독백신도 있었다. 극의 흐름에 방해된다고 편집이 되기도 했는데, 너무 쏟아내는 연기를 하니까 히스 레저가 왜 죽었는지 공감이 갔다. 남는 것도 많고 배운 것도 많지만 공허함 역시 공존했었다."

▲ 이번 작품을 통해 이루고 싶었던 것이 있었다면?"매 작품마다 변신을 했다. 이번에는 임팩트가 크게 변신을 했다. 정말 연민 없는 악마를 해보고 싶었다. 민석훈은 개연성도 없는 그저 악마였다. 변지숙은 그런 악마와 거래하는 여인이었다. 이런 대비를 주고 싶었다. 여기에 그 악마를 사랑하는 여자, 최미연이 있었다. 그런 부분들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 민석훈은 어떤 악역이라고 생각한가?"그 질문에 앞서 우선 민석훈이 악일까?라는 생각을 했다. 사실 민석훈은 변지숙이 죽기 일보 직전에 살려줬고 돈도 줬다. 허우대 멀쩡한 잘생긴 남자랑 결혼하게 했고, 변지숙을 괴롭히는 남자들도 없애줬다. 내가 그렇게 위안을 삼으니까 (유)인영이가 내가 악역을 많이 했는데, 악역들은 항상 그런 식으로 위안을 삼는다고 하더라."

▲ 민석훈이 변지숙에게 집착하는 전개를 원하는 시청자도 분명 있었다"멜로라인을 가지고 가기는 했다. 변지숙을 죽은 서은하로 착각하는 민석훈의 모습이 있었는데, 그 부분이 아쉽다. 변지숙이 민석훈 편에서 최민우를 몰락시키고, 그 다음에 최민우와 사랑을 했다면 전개가 더 괜찮아지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둘이 사랑하고 나를 꼭 벌레 보듯이 보더라. 너무 냉정해서 상처 받았다. (웃음)"

▲ 배우들 간의 호흡은 어땠나? 베테랑끼리 모였는데 기싸움은 없었나?"모든 배우의 에너지가 시너지를 발휘했다. 초반에는 수애와 찍는 장면이 많았는데 힘을 많이 실어줬다. 그 전부터 수애의 연기를 좋아했다. 수애 같은 보이스를 가지고 있는 한국 여배우는 흔치 않다. 같이 연기를 하면서 너무 좋았다. 주지훈과는 부딪히는 신이 많이 없었다. 초반에는 주지훈이 거의 혼자서 연기를 많이 했고, 후반부에 많이 부딪혔다. 수애와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 둘이 호흡이 굉장히 잘 맞았다. 매력 있는 연기를 펼쳤다. 유인영 같은 경우는 나와 가장 많이 호흡을 맞췄다. 부부 연기하면서 좋았던 부분이 많았다. 사랑을 할 때 착하고 순진한 여자의 모습이 아니라 악역이라서 더 신선하게 다가왔다. 내가 무슨 말을 하면 '석훈씨'라고 쏘아대는 데 재미있었다. 공중파에서 위기의 부부 같은 연기를 언제 할 수 있겠는가? 너무 즐거웠다."

▲ 첫 악역이었는데 아내 한가인의 반응은 어땠나?"처음에는 착한애가 나쁜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그러다가 10부 정도 되니까 정말 나쁜놈이라고 말했다. '나 잘했어?'라고 하니까 잘했다고 하더라. (웃음)"

▲ 섹시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그런 말이 있었나? (웃음) 남자배우로서 섹시하다는 말은 정말 듣기 좋고, 감사한 평가다. 정말이지 밋밋한 악역은 하고 싶지 않았다. 민석훈이 연민도 정도 없는 오로지 복수만을 위해 사는 악마라서 더 좋았던 것 같다."

▲ 요즘 보면 SNS를 열심히 하더라"원래 안 했었는데 계기가 있었다. 중국에서 촬영을 했는데 팬클럽 회장이 비행기를 타고 베이징까지 왔더라. 케이크를 들고 왔는데, 그때 '내가 팬들을 등한시 했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때부터 촬영 현장에서 찍은 사진을 올렸다. 마침 (유)인영이도 SNS를 시작했었다. 그래서 우리끼리 사진을 찍어서 올렸다."

▲ 악역이 들어오면 또 다시 할 생각이 있는가?"물론이다. 그런데 다시 악역을 연기하게 된다면 민석훈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연기를 할 것이다. 또 다른 악을 창출해낼 수 있다면, 다시 한 번 악역에 도전하고 싶다."

이전1page2page다음
본 기사의 저작권은 한국미디어네트워크에 있습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입력시간 : 2015/08/10 07:41:12   수정시간 : 2015/08/10 11:13:53
AD

오늘의 핫이슈

AD

테마 갤러리 이전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