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규연기자 fit@hankooki.com
[고흥(전남)=스포츠한국 조현주기자] 풋풋한 첫사랑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영화가 찾아온다. 충무로를 이끌 차세대 주자들이 대거 참여한 영화 ‘순정’(감독 이은희·제작 주피터필름)이다. 출연 배우들은 나이대도 다르고, 아이돌부터 아역 배우 출신 등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았던 조합이지만 어느덧 또래처럼 친해졌고 서로의 얼굴만 봐도 웃음이 나오는 친숙한 동료 배우가 됐다.

28일 오후 전남 고흥군 점암면 화계리에 위치한 점암 초등학교 화계 분교에서 영화 ‘순정’ 현장공개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현재 ‘순정’은 극 중 주인공들의 고향인 전남 고흥에서 로케이션 촬영을 진행 중이다. 이날 현장에는 김소현(수옥 역) 도경수(범실 역) 연준석(산돌 역) 이다윗(개덕 역) 주다영(길자 역)과 이은희 감독이 자리에 참여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까무잡잡하게 피부를 탄 배우들의 모습이었다. 고흥의 뜨거운 햇빛으로 피부를 많이 탔지만 더 순박하고 리얼함을 살리기 위해 매신 까만 분장을 덧칠한다고 한다.

‘순정’은 전라남도 작은 바닷가 마을에서 펼쳐지는 첫사랑의 추억을 그린다. 극 중 어린 시절 엄마를 잃고 아픈 몸 때문에 섬에서만 지내는 소녀 수옥과 수줍은 많은 소년 범실, 끝까지 수옥을 향한 마을 놓지 않는 산돌, 스스로 수옥의 서방이라 자처하는 귀여운 개덕, 엄마 처럼 친구들을 늘 챙기고 정 많고 의리 있는 소녀 길자 등이 펼치는 사랑과 우정을 그리는 청춘 로맨스다.

연기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밝은 역할을 맡게 된 그룹 엑소의 도경수(디오)는 “‘카트’나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맡은 역할은 마음속에 슬픈 기억들이 있었던 캐릭터였다. 하지만 ‘순정’에서 내가 맡은 범실은 너무 밝고 씩씩하다. 수옥을 좋아하지만 그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는 쑥스러움이 많다”면서 “여태까지 해보지 못했던 밝은 캐릭터다. 영화 촬영을 하면서 지금 이 나이에는 경험해보지 못하는 고등학교 때의 설렘을 다시 느끼고 있다. 너무나도 기분이 좋다”고 밝혔다.

이날 현장공개에서 강수지의 ‘보랏빛 향기’에 맞춰 막춤을 선보인 그는 “내가 엑소다 보니까 항상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그러다 보니까 사실 막춤을 보여줄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에 말도 안 되는 막춤을 하게 돼서 너무 재미있다”면서 “아까는 춤을 잘 춘지는 모르겠다”고 뒤끝을 흐려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영화 ‘건축학개론’ 수지의 뒤를 이어 국민 첫사랑 등극을 예고한 김소현은 “첫사랑 역이라서 처음에는 신경이 많이 쓰였다. 관객들이 나를 보면서 설레야 하고, 첫사랑의 기억을 떠올려야 하기 때문”이라면서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눴다. 전형적인 첫사랑이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였다. 영화를 보면 기존의 첫사랑과 비슷한 부분이 있을 수 있겠지만 수옥이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많이 받으실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미 다섯 배우들은 ‘절친’이 된 모양이었다. 고흥에서 100% 올 로케이션 촬영을 진행하느라 붙어 있을 시간이 많았던 만큼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 역시 많아졌다.

도경수는 ‘현지적응력이 가장 뛰어난 인물을 꼽아 달라’는 질문에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이다윗을 뽑으며 “적응력이 가장 뛰어나다. 사투리도 가장 잘 소화한다. 너무나도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다윗은 “(도)경수 형이랑 한 살 차이밖에 나지 않는데 되게 맏형 같은 느낌이 든다”며 “한 명씩 찾아다니면서 불편한 것이 있는지 물어본다. 같이 세수하다가도 샴푸나 바디워시를 옆에서 다 챙겨준다. 엄마인 줄 알았다. 그 정도로 다정다감하고 맏형으로서 우리를 잘 이끌어준다”고 설명했다.

이은희 감독은 “배우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들을 잘 풀어내줘서 영화를 잘 촬영하고 있다. 한 마디로 나는 묻어가고 있다며”면서 “다섯 명이 전부 다 다르다. 화법도 다르고 생각하는 방식도 다른데 공통적인 면은 격하게 착하다는 것과 순하고 서로 배려하고, 챙긴다는 것”이라면서 훈훈한 촬영 현장을 직감케 했다.

한편 ‘순정’은 지난 6월 22일 극 중 주인공들의 고향인 전남 고흥에서 촬영을 시작했다. 내년 상반기 개봉을 목표로, 현재 절반가량 촬영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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