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조 ‘멜로퀸’ 수애 VS ‘新 멜로퀸’ 김사랑
남편에게조차 자신의 정체를 밝힐 수 없다. 현재 방영 중인 SBS 수목미니시리즈 ‘가면’(극본 최호철·연출 부성철)에서 빚에 허덕이며 힘겹게 살아가던 변지숙(수애)은 상류층의 가면을 쓰고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그 가면이 잘 맞지 않아 보인다. 어딘가 주눅 들어 있는 표정이 그러하고, 불쌍한 사람들을 보면 꼭 자신의 불행했던 시절과 가족들을 보는 것 같은 기분에 일을 벌이고야 마는 스타일이다. 시청자들은 그를 보며 답답하게 여길지 모르지만 그의 남편인 최민우(주지훈)는 다르다. 꿈틀꿈틀 피어오르는 사랑의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다. 저체온증에 고통을 호소하는 변지숙을 알몸으로 끌어안고 “난 당신이 싫다”면서도 기습키스를 한다. 정략결혼이라고 절대로 정을 주지 않을 거라는 최민우의 다짐과 달리 자꾸 챙겨줘야만 할 것 같은 변지숙에게 푹 빠지고 말았다.
‘가면’이 화제를 모았던 것은 수애의 1인2역 연기였다. 수애는 사채 빚에 허덕이는 가난한 백화점 직원 변지숙과 차기 대통령 후보를 아버지로 둔 도도한 재벌 서은하 역을 완벽하게 연기하며 극찬을 받았다. 여기에 수애는 원조 ‘멜로퀸’답게 주지훈의 마음을 뒤흔드는 섬세한 연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다소 답답했던 변지숙이 변모하면서 최민우와의 격정 멜로 역시 한층 깊어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렇게 청순한 여배우였단 말인가? 김사랑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현재 JTBC 금토미니시리즈 ‘사랑하는 은동아’(극본 백미경·연출 이태곤 )에서 톱스타 지은호(주진모)가 20년 동안 찾아 헤매던 첫사랑 지은동으로 열연을 펼치고 있는 김사랑이 색다른 면모로 대중을 놀라게 하고 있다.
김사랑은 ‘사랑하는 은동아’에서 첫사랑의 기억을 잃은 채 살아가는 서정은 역을 맡았다. 우연히 지은호의 자서전 대필을 맡게 된 그는 지은호가 찾아 헤매던 은동이가 바로 자신임을 앓고 눈물 마를 날 없는 삶을 살고 있다. 특히 자신의 곁에는 하반기 불구가 된 남편도 있고 아들까지 있는 상황이라 더욱더 힘겹기만 하다.
주로 도도하고 세련된 역할로 ‘차도녀’의 이미지를 지니고 있던 그는 이번 작품에서 기억을 상실한 서정은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며 극찬을 얻고 있다. 실제 비주얼보다 연기력으로 평가받고 싶어 2010년 ‘시크릿가든’ 이후 차기작을 고심해 온 김사랑은 이번 작품을 통해 그 바람을 이루게 됐다.
▲ 털털해진 하지원 VS ‘케미퀸’ 장나라
눈빛에서 힘을 뺐다. 다수의 드라마와 영화에서 카리스마를 발산했던 하지원이 옆집 언니처럼 친근한 매력으로 돌아왔다.
SBS 주말극 ‘너를 사랑한 시간’(극본 정도윤 이하나·연출 조수원·너사시)은 17년 동안 친구로 지내온 오하나(하지원)와 최원(이진욱)이 겪는 아슬아슬한 감정들을 그린다. 극 중 하지원은 34살의 구두 회사 마케팅 팀장 오하나 역을 맡았다.
하지원은 오하나 역을 통해 반전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회사에서는 무엇이든 척척 해내는 ‘알파걸’이지만 집에서는 내추럴함의 끝을 보여주는 ‘건어물녀’다. 진상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물론 8살 연하의 인턴 직원의 마음까지 훔치는 똑부러진 모습을 하고 있지만 실상은 남자친구의 바람기 하나 눈치 채지 못하는 헛똑똑이다.
사실 ‘액션 지원’이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로 강한 면모를 보여 왔던 그였기에 통통 튀고 발랄한 오하나 역을 어떻게 소화해낼지 관심이 집중됐었다. 그러나 역시 하지원이었다. 그는 “자신과 싱크로율이 높은” 오하나를 몸에 잘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자연스럽게 소화해내고 있다. 여기에 17년 동안 우정인지 사랑인지 알 수 없는 감정으로 남자사람친구로 엮여온 이진욱과 설렘 가득한 호흡을 펼치며 시청자들의 ‘심쿵’(심장이 쿵쾅쿵쾅거린다의 준말)을 유발시키고 있다.
어떤 남자배우와 붙어도 빛이 나는 명불허전 ‘케미퀸’이다. 장나라는 현재 KBS 2TV 월화미니시리즈 ‘너를 기억해’(극본 권기영·연출 노상훈 김진원)에서 연하인 서인국과도 완벽하게 티격태격 로맨스를 펼치고 있다.
‘너를 기억해’는 위험한데도 자꾸만 끌리는 완벽한 천재 프로파일러와 오랜 시간 그를 관찰해온 경찰대 출신 엘리트 여수사관의 달콤 살벌한 수사 로맨스. 극 중 장나라는 20년 동안 이현(서인국)을 관찰해온 차지안(장나라) 역을 맡아 다채로운 매력을 뽐내고 있는 중이다.
천재 프로파일러인 이현은 차지안을 무시하며 자존심을 긁는다. 그는 그런 이현의 태도에 아랑곳하지 않고 욕을 내뱉거나, 팀원들이 이현이 정식 수사 협조를 받아들일지 말지를 고심하자 “미인계라도 쓰지 뭐. 그러면 돼”라고 당당함을 뛰어넘는 뻔뻔한 면모까지 지녔다. 뿐만 아니다. 엘리트 수사관답게 수사를 할때는 진지하고 냉철한 면모까지 지녔다.
무엇보다 장나라는 서인국과 여섯 살 연상이지만 이를 뛰어넘는 동안 외모로 앞으로 이들이 선보일 로맨스 호흡에 불을 지피고 있다. 실제 서인국은 “장나라의 최고의 장점은 상대 배우와의 ‘케미’를 극대화시키는 것”이라며 “나 역시 우리 커플의 ‘케미’가 기대된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