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향] '악의 꽃' 강소영 역할 맡아 혼신의 열연
유명세는 아직 못 느껴! 악플 보면 신기하고 웃겨
실제 성격은 장난끼 많고 명랑하지만 눈물도 많아

사진=장동규 인턴 기자 multimedia@hankooki.com
[스포츠한국 최재욱기자] 사실 인터뷰 전 드라마 속 모습처럼 셀까봐 약간(?) 긴장했었다.

16일 종방한 KBS2 월화드라마 ‘후아유-학교 2015’(극본 김민정 임예진, 연출 백상훈 김성윤, 이하 후아유)에서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으로 폭발적인 관심을 모은 배우 조수향은 예상과 달리 상큼한 미소가 해피 바이러스를 뿜어내는 '매력녀'였다.

“실제보니 안 무섭네!”라고 농담을 던지자 “왜 그러세요~”라며 귀여운 애교를 부리는 유쾌한 성격의 명랑소녀였다. 길거리에서 만나면 아무도 ‘후아유’의 지독한 악역 강소영 역을 연기한 사람인지 모를 만큼 ‘독기’는 없었고 ‘선한 기운’이 물씬 흘렀다. 악역으로 인해 쏟아지는 악플에 대한 생각부터 물어봤다.

“지금은 촬영하는 중간이고 밖에 나가지 않으니까 유명해진지는 잘 모르겠어요. 기사에 댓글들을 보면 속이 상하기보다 신기해요. 배우를 꿈꾸고 오랫동안 준비했지만 주목을 못 받았는데 이렇게 알아봐주시니 기분이 나쁘지는 않더라고요. ‘연기를 잘한다’는 칭찬은 당연히 기분 좋죠. ‘연기가 아니고 원래 저렇게 못됐을 것’이라는 반응들을 읽으면 넘 웃겨요. 관심을 많이 주시니 책임감도 더 느껴지고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후아유’는 2015년 학교 교육 환경을 미스터리를 혼합해 만든 학원물. 조수향은 주인공인 쌍둥이 자매 이은비-고은별(김소현 1인 2역)과 끝없이 대결을 펼치는 ‘악의 꽃’ 강소영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소영이 은비를 통영에서부터 서울에 올라와서까지 그토록 끈질기게 괴롭히는 이유는 뚜렷하지 않다. 그냥 남을 괴롭히는 걸 즐기는 못된 아이일 따름이다. 조수향은 독립영화와 연극무대에서 쌓은 연기력을 마음껏 발산하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는 소영 역할에 대한 강한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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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소영을 욕하지만 전 넘 안 쓰러워요. 소영은 잘못된 교육의 희생양이 아닌가 생각해요. 검사인 아버지로부터 누군가 밟고 올라가지 않으면 최고가 될 수 없다는 교육을 받아 삐뚫어진 세계관을 갖게 된 거 같아요. 소영이도 아직은 아이잖아요. 누군가 이 아이의 손을 잡아주고 따뜻하게 제대로 가르쳐준다면 변화할 수 있었을 거예요. 저라도 아껴주고 감싸안아줘야 한다는 마음으로 연기했어요.”

‘후아유’를 한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조수향의 실제 모습이 궁금했을 것이다. 그만큼 드라마 속에서 조수향은 강렬한 독기를 뿜어낸다. 조수향은 이런 시청자들의 강한 반응이 재미있기도 하지만 난감스러울 때도 있다. 조수향은 “다음 작품인 ‘검은 사제’에서는 아주 착한 수녀로 등장한다”며 “철저히 연기였을 뿐 나와 강소영은 전혀 다르다”고 항변했다.

“장난끼도 많고 밝고 명량한 성격이에요. 마음도 약해 눈물도 많고요. 재미있는 건 사실 ‘후아유’ 오디션을 처음 봤을 때 순둥이 중 순둥이인 시진 역부터 봤던 거예요. 제 이미지에 맞았던 거죠. 그러다 소영 역을 한번 읽어보게 됐는데 마음에 드셨는지 합격됐어요. 악역을 잘할 수 있었던 건 고등학교 때부터 연기를 독하게 배워서일 거예요. 또한 단편과 독립 영화들에서 센 역할들을 자주 했어요. 많은 분들이 악역 이미지가 생기지 않을까 우려해주세요. 그건 연기자로서 제가 해결해나가야 할 숙제라고 생각해요.”

조수향은 ‘후아유’에서 가장 많이 호흡을 맞춘 건 여덟살 어린 동생 김소현. 어쩔 수 없이 촬영 내내 괴롭힐 수밖에 없었다. 조수향은 왕따 장면 촬영 당시 기분을 묻자 “한번에 빨리 끝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미안해서 쩔쩔 매다 NG 내면 더 괴롭히는 일이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집중하고 제대로 한번에 끝냈어요. 다행히 소현이가 워낙 어른스러워서 의연하게 연기하더라고요. 마음씨도 그렇게 착할 수 없어요. 제가 감정적으로 힘들까봐 먼저 다가와 위로해주고 애교를 부리더라고요. 성재와 주혁이도 동생인데 정말 어른스럽더라고요. 제가 오히려 더 까불까불 거렸어요. 사실 내가 동생들을 챙겨줘야 하는데 동생들이 절 더 챙겨줬어요.”

사진=장동규 인턴 기자 multimedia@hankooki.com
조수향은 별생각 없이 친구 따라 예고에 입학했다가 한 편의 연극을 통해 배우로서 꿈을 갖게 됐다. 그후 10년. 일은 기대한 대로 흐르지만은 않았다. 수많은 거절과 좌절의 순간들. 이런 아픔을 겪으며 자신을 강하게 갈고 닦았다. 그 덕분에 ‘후아유’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고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평점심을 잃지 않았다.

“전 달라진 건 없다고 생각해요. 지금부터가 시작이죠. 배우 인생에 있어서 첫 계단을 밟은 정도라고 할까요. 저란 배우가 있다는 걸 알린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해요. 부모님이 정말 좋아하세요. 만날 단편 영화나 독립영화에 나와 아쉬워하셨는데 일주일에 두 번 제 얼굴이 TV에 나오니 정말 좋아하시더라고요. 더 많이 기뻐하실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더 열심히 하고 싶어요.”

사진=장동규 인턴 기자 multimedia@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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