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딸의 이름으로’ (In the Name of My Daughter) ★★★(5개 만점)

‘미친 사랑’과 모녀간의 힘겨루기와 배신 그리고 마피아가 개입된 카지노 경영을 둘러싼 세력다툼의 통속극이면서 신파극이다. 프랑스의 명장 앙드레 테시네가 감독하고 베테런 카트린 드뇌브와 연기파 기욤 카네가 나온 영화치곤 단타 정도의 영화로 끝나고 말았다.

현재 칸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절경의 프렌치 리비에라에서 1970~1980년에 벌어진 카지노 전쟁과 지금까지도 해결되지 않은 젊은 여인의 실종에 관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영화 전반부와 후반부의 톤이 너무 달라 두 편의 멜로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 흥미진진한 소재가 긴박감과 스릴 그리고 열정이 결여된 채 연출돼 아쉬움이 있지만 보고 즐길 만하다.

결혼에 실패한 독립심 강하고 도전적인 젊은 여인 아녜스(아델 아넬)가 아프리카에서 위풍당당한 암사자 같은 어머니 르네(드뇌브)가 카지노를 경영하는 프렌치 리비에라로 돌아온다. 두 사람 외의 주인공은 변호사로 르네의 재정고문인 야심만만한 모리스(카네). 그런데 아녜스가 자기보다 10세가 위인 모리스에게 깊이 빠진다. 그러나 모리스는 한 여자에 만족하지 못하는 남자. 여기에 르네의 카지노를 노리는 마피아가 마수를 뻗치면서 모리스에게 협조하라고 종용한다.

르네의 밑에 있는 것에 만족하지 못하는 모리스는 마피아와 결탁하기로 결심하고 여기에 자기 없으면 못 산다는 아녜스를 끌어들인다. 아녜스는 독립하겠다면서 사망한 아버지가 남겨준 카지노 경영 지분을 내놓으라고 르네에게 대든다. 결국 딸의 배신으로 인해 르네는 카지노에서 축출 당한다.

그리고 모리스에게 집착하는 아녜스가 실종된다. 여기서 영화는 무슨 기록영화 만들 듯이 현재의 프랑스 법정으로 넘어와 아녜스 실종을 살인사건으로 취급하는 검찰에 의해 살인혐의자로 기소된 모리스에 대한 재판과정이 묘사된다(실제 모리스를 찍은 뉴스필름이 사용됐다). 모리스는 무죄에 이어 유죄판결을 받았으나 끝까지 무죄를 주장하고 있으며 아녜스의 사체도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장면 장면을 개별적으로 보면 매우 아름답고 우아하고 선정적이지만 전체적으로 플롯이 일사불란하게 이어지지 못하고 실타래 풀리듯 느슨하다. 극적 흥분감이나 자극성을 느끼기가 힘들다. 맥이 빠지는 연출이다. 연기는 그저 무난한 정도다. 박흥진 미주한국일보 편집위원 겸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 회원 hjpark1230@gm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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