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조현주기자] ‘불타는’ 금요일, 불금을 잡기 위한 지상파와 케이블채널의 대결이 펼쳐지고 있다.

지상파, 종편, 케이블채널 등 채널이 다양해지며 시청률 파이가 작아진 요즘 방송가가 그래도 아직 ‘본방 사수’ 시청자가 남아 있다고 판단되는 ‘불금’ 시청자들을 사로잡기 위해 ‘킬러 콘텐츠’를 금요일에 편성하며 자존심 대결을 벌이고 있다.

SBS ‘정글의 법칙’은 태평양 미크로네시아의 얍 섬으로 떠난 새로운 편이 방송된다. MBC ‘나 혼자 산다’는 김동완 황석정 등 새로운 얼굴의 일상을 공개하며 시청자들의 시청 욕구를 자극시키고 있다. 무엇보다 KBS 2TV와 tvN의 대결이 눈에 띈다. KBS 2TV는 김수현 차태현 공효진 등 대중들의 지지도가 높은 톱스타들로 ‘불금’을 채웠고 tvN은 돌아온 ‘삼시세끼 정선편’으로 ‘힐링’을 내세웠다.

▲ KBS 2TV, ‘어벤져스’급 물량 투하

대규모 물량이 투하됐다. KBS는 지난 15일 김수현 차태현 공효진 아이유 등 초호화 출연진과 박지은 작가, 서수민·표민수 PD 등 막강한 제작진이 뭉친 KBS 2TV 금토드라마 ‘프로듀사’를 선보였다.

‘프로듀사’는 KBS 예능국을 배경으로 그 안에서 일하는 PD들의 일과 사랑을 그린 리얼 예능드라마다. 차태현이 ‘1박 2일’ 공효진이 ‘뮤직뱅크’ PD로 출연 중이고 김수현은 ‘1박 2일’ 막내 PD, 아이유는 톱가수 역으로 출연했다. 뚜껑은 연 ‘프로듀사’에 대한 반응은 상반됐다. 극 초반 ‘다큐멘터리 3일’의 형식을 빌려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된 드라마의 흐름이 끊긴다는 지적과 예능 드라마라는 낯선 형식에서 ‘웃음 포인트’를 찾기 힘들었다는 것. 그러나 예능국의 민낯을 현실적으로 그리며 기존에 접하지 못했던 ‘신선한 드라마’라는 평가도 얻고 있다. 여기에 배우들의 연기가 잘 어우러지며 앞으로 방송될 내용을 기대케 했다.

첫 방송에서 10.1%(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는 2회에서 소폭 상승한 10.3%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김영도 KBS 예능제작국 책임프로듀서는 “광고는 이미 완판이 됐다”며 “15일 방송에서 KBS 2TV가 시청률 전체 1위를 했다. ‘프로듀사’가 큰 기여를 한 것 같다. 방송사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고 전했다.

박중민 KBS 예능국장은 “앞으로 금요일 프로그램은 유연하게 운영될 것이다. ‘프로듀사’ 후속으로 금토드라마를 고정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며 “방송 환경이 변했다. 드라마나 예능 등 장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경쟁력 있는 콘텐츠가 급부상했다. 경직적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탄력적으로 금요일 프로그램들이 방송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불금’ 콘텐츠에 힘을 쏟아 부을 것이라 예고했다.

▲ tvN, ‘믿고 보는’ 나영석표 ‘힐링’ 예능

나영석표 힐링 예능, tvN 예능 프로그램 ‘삼시세끼 정선편’이 지난 15일부터 방송 중이다. 이번 방송은 봄·여름 편이 합쳐진 4개월 장기 프로젝트로 이서진 옥택연 외에 새로운 멤버로 김광규가 합류했다. 가을·겨울 편과 다르게 이번 편에서는 출연진들이 감자 옥수수 등의 작물들을 직접 심는다. 나영석 PD는 “봄에 심은 씨앗이 싹을 틔우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과정과 여름에 그 열매를 수확하며 느끼는 기쁨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첫 방송은 성공적이었다. 첫 회에서 케이블, 위성, IPTV 통합 가구 시청률 기준 평균 8.2%, 최고 11.4%를 기록하며 프로그램은 케이블과 종편을 통틀어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삼시세끼 정선편’은 염소 잭슨의 순산 과정부터 봄을 맞이하는 정선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봄꽃은 물론 청경채, 아스파라거스 등 다양한 식물들이 성장하고 썰렁했던 수수밭에도 푸른 잔디가 자라면서 봄이 언제 온지도 모르고 바쁘게 살아가는 시청자들에게 ‘힐링’과 평화를 안겼다는 평. 여기에 염소 잭슨이 쌍둥이 2세를 낳고 가을·겨울 편 당시 인기를 끌었던 강아지 밍키의 ‘폭풍 성장’으로 눈길을 모았다.

‘투덜이’ 이서진은 사뭇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20년 전 유일하게 칭찬 받은 요리라며 도전한 고추장찌개는 극찬을 받았다. 제작진으로부터 ‘만재도의 맛이 난다’고 호평을 받기도 했다. 또한 쌈장볶음밥, 파김치, 된장국과 비빔국수는 물론 자급자족 재료로 만든 스크램블에그와 아스파라거스 구이 등 한층 다양해진 메뉴가 시청자들의 입맛을 자극했다. 2회 게스트로 참여한 박신혜는 야무진 요리 솜씨와 ‘프로’ 일꾼의 향기를 뽐내 출연진들이 고정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처럼 ‘삼시세끼 정선편’은 어떤 자극적인 요소 없이 특유의 정취가 편안하게 다가오며 ‘불금’ 시청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한 방송관계자는 “지상파는 물론 종편도 금요일 시청자 잡기에 노력하고 있지만 ‘프로듀사’와 ‘삼시세끼’의 대결이 흥미진진하기 때문에 방송가 안팎으로 두 프로그램의 경쟁을 주목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두 프로그램의 장르와 성격이 다르지만 출연자와 제작진 등 여러 면에서 비교되고 있어 앞으로 어떤 대결이 펼쳐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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