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승]솔로곡 ‘니가 처음이야’로 홀로서기
차가운 인상? 알고보면 ‘초딩’
비스트 이름 걸고 활동 ‘책임감’

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스포츠한국미디어 이정현기자]장현승은 말수가 적다. 또 낯도 가린다. 소속 그룹 비스트 인터뷰 때마다 멤버들의 뒤에서 묵묵히 앉아 있던 그였다. 지난 8일 데뷔 7년 만에 솔로 앨범 ‘마이’(MY)를 발매한 그는 첫 무대를 마치자마자 매체 인터뷰를 자청했다. 다소 소극적인 그의 모습을 고려했을 때 꽤 놀라운 움직임이다. 그룹 테두리를 벗어나 홀로서기에 나선 그는 무슨 말이 하고 싶었던 걸까. 그동안 꾹 입을 다물고 있었던 그는 무엇을 털어놓고 싶었을까.

‘솔로 가수’ 장현승을 11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큐브 카페에서 만났다. 금발 머리를 쓱쓱 아무렇게나 넘기며 등장한 그의 얼굴은 말끔한 소년 같았다. ‘퇴폐미’ ‘섹시’ 등의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그였지만 이날만은 두꺼운 메이크업을 지우고 민낯으로 나섰다. “그래도 인터뷰인데 너무 신경 안 쓴 듯해 보일까 BB크림만 발랐다”며 조심스럽게 인터뷰에 응하는 모습이 낯설다. 말하는 중간에 한참을 생각하기도, 때론 말이 엉키기도 했지만 진심이 담긴 대화가 1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달변가는 아니나 메시지는 묵직하다. 하고 싶은 것도, 전하려는 이야기도 많은 장현승이다.

“첫 방송이 ‘엠카운트다운’이었는데 마친 후 아쉬움이 많았어요. 기대 이하 모습에 혼자 자괴감이 빠졌죠. 다행히 ‘뮤직뱅크’ 때부터는 제 실력이 나온 듯해요. 자신감도 붙었고 여유도 생겼죠. 활동이 2주뿐이라 시작하자마자 끝나는 느낌이긴 한데 아쉬운 마음은 무대에서 다 털어버리려고 해요. 기분 좋게 마무리해야죠.”

그룹 비스트, 현아와 함께한 트러블메이커 등으로 섹시한 매력을 주로 선보였던 장현승이지만 이번 타이틀곡 ‘니가 처음이야’에서는 오히려 그런 면들은 쏙 뺐다. 프로듀싱 그룹 블랙아이드필승의 작품인 이 곡은 펑키한 사운드와 현란한 트랩비트가 어우러진 힙합 댄스곡이다. 남자다우면서도 귀여운 매력이 돋보인다. 장현승은 “이전에 선보였던 것(섹시)을 솔로 활동에서 다시 보여주는 건 의미가 없다”며 다른 모습을 약속했다. 이번 무대에서 여성 댄서와의 스킨쉽이 없는 것은 트러블메이커처럼 보이기 싫어서였고 귀여운 면을 살짝 보인 건 비스트 위에 자신의 색을 덧칠하기 위해서다.

“확실히 솔로 무대는 어려워요. 비스트나 트러블메이커 활동 때는 카메라에 비치지 않을 때가 있어서 잠시 긴장감을 놓을 수 있는데 혼자 서면 그렇지 않잖아요. 하지만 팀 활동 때 100% 보여주지 못한 모습을 마음껏 보일 수 있다는 건 좋아요. 어깨에 잔뜩 힘들어간 모습이 아닌 편안한 모습을 보여드릴게요. 카리스마는 살짝 줄이고 캐주얼하게, 그것에 초점을 맞췄죠.”

자신의 실제 모습에 대해 장현승은 “아마도 초딩?”이라 답했다. ‘땡깡’ 부리기 좋아하고, 해달라는 게 많아 칭얼거리기 일쑤란다. “올해 스물일곱인데 나이를 어디로 먹었는지 모르겠다”며 웃는다. 우리가 알고 있는 퇴폐미 넘치는 장현승은 인터뷰에서 사라졌다. 차가워 보이는 건 선입견이다. 우리는 꽤 오랫동안 그를 오해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전 정말 연예인을 할 성격이 못돼요. 비스트 활동 때는 다른 멤버들이 나서줘서 다행이었죠. 나서기 싫어해서 솔로 데뷔가 이렇게 늦어졌는지 모르겠네요. 첫 무대가 어색했던 것도 아마 이런 이유겠죠? 이제 겨우 적응이 되려고 하는데 활동 기간이 짧아 아쉬워요. 한주 정도 남았는데 즐겨야죠.”

소극적인 성격이라지만 무대만 오르면 돌변한다. “무대가 망가지든 다리가 부러지든 둘 중 하나는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오른다”는 장현승의 에너지 근원이 궁금하다.

“특별히 경쟁심이 강한 것도 아니에요. 누군가를 이기고 싶다는 욕심도 덜한 듯해요. 그저 무대에 오르는 게 재미있어요. 무대 위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제 모습이 좋아요. 다만 비스트 멤버이기 때문에 가지는 부담이라던가 책임감은 있죠. 솔로 활동이 끝나고 나면 올 8월 예정된 비스트 새 앨범 작업에 들어갑니다. 홀로 서 봤던 만큼 아마 다음 그룹 활동 때는 뭔가 더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듯해요.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시간이 바로 지금이라는 걸 잘 알고 있죠. 그룹에도 좋은 영향을 미쳤으면 해요. 시너지가 발한다면 더할 나위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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