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예원]연애 경험 없는 비뇨기과 여의사 분해
19금 민감 대사도 척척
실제론 낯가리는 성격
신작 ‘연애의 맛’(감독 김아론ㆍ제작 청우필름)을 내놓은 강예원을 서울 종로구 팔판동에 있는 한 카페에서 만났다. 오지호와 호흡을 맞춘 이 작품에서 그는 귀하다는 여성 비뇨기과 전문의 길신설로 분했다. 거침없는 성격으로 여성 불모지에 도전한 그는 누구보다 남자를 잘(?) 알지만, 연애 경험은 손에 꼽는 인물이기도 하다.
“조사해보니 우리나라에는 여성 비뇨기과 전문의가 네 분이 다래요. 실제로 만났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렇게 하진 못했어요. 하지만 자문해주신 남자 선생님께서 잘 설명해 주셨어요. 비뇨기과 이야기를 듣다 보니 전에 몰랐던 남자들의 고민을 알게 됐어요. ‘연애의 맛’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땐 창피한 부분도 많았는데 나중엔 없어졌죠. 연기할 땐 더 과감해지기도 했어요.”(웃음)
비뇨기과 전문의를 연기한 강예원은 상당히 과감하다. 남성 환자의 바지를 내리는 것도, 민망할 수 있는 단어들을 말하는 것도, 때론 남자 성기를 뜻하는 손짓 발짓까지. 심지어 술에 취해 상대 배우 오지호의 사타구니를 더듬기도 한다. 의외의 모습이 재미있었다고 하니 “관객이 불편해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다행”이라고 말했다. 수위가 오르락내리락하다 보니 혹여나 민감한 선을 건드리진 않았을까 걱정이다.
“균형이 잘 맞은 것 같아 다행이에요. 19금 대사가 나오긴 하지만 어쨌든 ‘비뇨기과 전문의’로서 하는 이야기잖아요. 남자들이 들어서 기분 나쁘면 어쩌나, 오해하면 어쩌나 고민했지만 ‘의사’라는 핑계를 대니 용기가 나더라고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이라 야하게만 보실 수 있지만 ‘연애의 맛’은 섹시에만 초점이 맞춰진 것은 아니거든요. 오히려 성적인 통쾌함이 있는 작품이라 생각해요. 제가 이 작품 출연을 결심한 것도 이 때문이고요.”
강예원은 “완성된 작품보다 시나리오가 훨씬 더 야했다”고 살짝 귀띔했다. 출연 배우들이 과감하게 연기하다 보니 길신설과 왕성기(오지호)의 로맨스가 부각되지 않아 오히려 베드신을 걷어냈단다. ‘아쉽다’고 말하니 “뭘 원하신 거예요?”라 되물으며 웃는다.“제작보고회나 언론시사회 등 ‘연애의 맛’ 공식 석상에서 했던 말들이 좀 수위가 있었던 탓에 기대치가 높았나 봐요. 배경이 비뇨기과와 산부인과다 보니 단어들이 좀 셌죠? 민망할 수 있었지만 그래도 ‘연애의 맛’이라는 공통 소재를 놓고 이야기하다 보니 저 역시 허심탄회하게 수다 떨 듯 이야기했던 것 같아요. 19금으로 관객과 더 가까워졌달까? 혹시나 말실수라도 할까 봐 소속사에서는 난리가 났었죠.”(웃음)
한참을 웃던 강예원은 “이미지 관리할 정도로 머리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 다소 과하게(?) 솔직하더라도 악의가 없기에 현장을 옮기는 취재진이나 접하는 독자, 혹은 팬들도 유쾌하게 넘어갈 수 있단다. ‘4차원’ 등으로 표현했던 강예원의 거침없음은 결국 솔직함에서 왔다. 작품 속에서 화끈했지만 실제로는 사람과 가까워지는 데 시간이 필요한 성격이다. 연애할 때도 ‘들이대는 타입’보다 ‘가랑비에 속옷 젖듯이 천천히 다가오는 남자’가 더 좋다. “밑도 끝도 없이 당당하면 오히려 매력이 떨어진다”며 본인의 연애스타일도 밝혔다.
“그렇다고 평소에 19금 수다를 즐기는 편은 아니에요. ‘에로틱’한 것과는 거리가 있어서 남자친구와의 스킨십 진도도 느린 걸요. 낯도 가리고요. 어색한 분위기보다는 장난꾸러기처럼 즐겁게 노는 게 좋아요. 이전에 사랑은 아이스크림 같다고 했는데 딱 그랬으면 해요. 처음엔 차갑지만 달달한 그 맛이 좋아요. 다음에 사랑할 때는 씁쓸한 맛 말고 끝까지 달콤했으면 해요. 상처는 싫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