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예원]연애 경험 없는 비뇨기과 여의사 분해
19금 민감 대사도 척척
실제론 낯가리는 성격

영화 '연애의 맛'(감독 김아론) 에서 연애 경험은 전무한 비뇨기과 전문의 길신설 역을 맡은 강예원이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 '연애의 맛'은 여자 속만 알고 정작 여자 맘은 모르는 산부인과 전문의 왕성기(오지호)와 성의 은밀한 그 곳을 진단하면서도 연애 경험은 전무한 비뇨기과 전문의 길신설(강예원)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오는 5월 7일 개봉했다. 최신혜 인턴기자 multi@hankooki.com
[스포츠한국미디어 이정현기자]여배우로 사는 것은 화려하지만 정작 본인은 적응하기 쉽지 않은 경우도 있기 마련인데 강예원이 딱 그렇다. 외모 덕에 스포트라이트 가운데에 있으나 실제로 만나면 예상하지 못한 면모에 깜짝 놀란다. 아마 그는 미디어에 노출된 모습과 실제로 만났을 때 가장 괴리감이 큰 배우일 것이다. 공식 석상에서 말하는 뉘앙스도 독특해서 텍스트로 온전히 전하기 어렵다. 종종 언론에서 ‘4차원 같다’고 표현하는 것은 아마도 이 때문일 것이다.

신작 ‘연애의 맛’(감독 김아론ㆍ제작 청우필름)을 내놓은 강예원을 서울 종로구 팔판동에 있는 한 카페에서 만났다. 오지호와 호흡을 맞춘 이 작품에서 그는 귀하다는 여성 비뇨기과 전문의 길신설로 분했다. 거침없는 성격으로 여성 불모지에 도전한 그는 누구보다 남자를 잘(?) 알지만, 연애 경험은 손에 꼽는 인물이기도 하다.

“조사해보니 우리나라에는 여성 비뇨기과 전문의가 네 분이 다래요. 실제로 만났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렇게 하진 못했어요. 하지만 자문해주신 남자 선생님께서 잘 설명해 주셨어요. 비뇨기과 이야기를 듣다 보니 전에 몰랐던 남자들의 고민을 알게 됐어요. ‘연애의 맛’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땐 창피한 부분도 많았는데 나중엔 없어졌죠. 연기할 땐 더 과감해지기도 했어요.”(웃음)

비뇨기과 전문의를 연기한 강예원은 상당히 과감하다. 남성 환자의 바지를 내리는 것도, 민망할 수 있는 단어들을 말하는 것도, 때론 남자 성기를 뜻하는 손짓 발짓까지. 심지어 술에 취해 상대 배우 오지호의 사타구니를 더듬기도 한다. 의외의 모습이 재미있었다고 하니 “관객이 불편해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다행”이라고 말했다. 수위가 오르락내리락하다 보니 혹여나 민감한 선을 건드리진 않았을까 걱정이다.

“균형이 잘 맞은 것 같아 다행이에요. 19금 대사가 나오긴 하지만 어쨌든 ‘비뇨기과 전문의’로서 하는 이야기잖아요. 남자들이 들어서 기분 나쁘면 어쩌나, 오해하면 어쩌나 고민했지만 ‘의사’라는 핑계를 대니 용기가 나더라고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이라 야하게만 보실 수 있지만 ‘연애의 맛’은 섹시에만 초점이 맞춰진 것은 아니거든요. 오히려 성적인 통쾌함이 있는 작품이라 생각해요. 제가 이 작품 출연을 결심한 것도 이 때문이고요.”

강예원은 “완성된 작품보다 시나리오가 훨씬 더 야했다”고 살짝 귀띔했다. 출연 배우들이 과감하게 연기하다 보니 길신설과 왕성기(오지호)의 로맨스가 부각되지 않아 오히려 베드신을 걷어냈단다. ‘아쉽다’고 말하니 “뭘 원하신 거예요?”라 되물으며 웃는다.

“제작보고회나 언론시사회 등 ‘연애의 맛’ 공식 석상에서 했던 말들이 좀 수위가 있었던 탓에 기대치가 높았나 봐요. 배경이 비뇨기과와 산부인과다 보니 단어들이 좀 셌죠? 민망할 수 있었지만 그래도 ‘연애의 맛’이라는 공통 소재를 놓고 이야기하다 보니 저 역시 허심탄회하게 수다 떨 듯 이야기했던 것 같아요. 19금으로 관객과 더 가까워졌달까? 혹시나 말실수라도 할까 봐 소속사에서는 난리가 났었죠.”(웃음)

한참을 웃던 강예원은 “이미지 관리할 정도로 머리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 다소 과하게(?) 솔직하더라도 악의가 없기에 현장을 옮기는 취재진이나 접하는 독자, 혹은 팬들도 유쾌하게 넘어갈 수 있단다. ‘4차원’ 등으로 표현했던 강예원의 거침없음은 결국 솔직함에서 왔다. 작품 속에서 화끈했지만 실제로는 사람과 가까워지는 데 시간이 필요한 성격이다. 연애할 때도 ‘들이대는 타입’보다 ‘가랑비에 속옷 젖듯이 천천히 다가오는 남자’가 더 좋다. “밑도 끝도 없이 당당하면 오히려 매력이 떨어진다”며 본인의 연애스타일도 밝혔다.

“그렇다고 평소에 19금 수다를 즐기는 편은 아니에요. ‘에로틱’한 것과는 거리가 있어서 남자친구와의 스킨십 진도도 느린 걸요. 낯도 가리고요. 어색한 분위기보다는 장난꾸러기처럼 즐겁게 노는 게 좋아요. 이전에 사랑은 아이스크림 같다고 했는데 딱 그랬으면 해요. 처음엔 차갑지만 달달한 그 맛이 좋아요. 다음에 사랑할 때는 씁쓸한 맛 말고 끝까지 달콤했으면 해요. 상처는 싫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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