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신' '무뢰한' '악의 연대기' '연애의 맛' 개봉
전도연 김강우 주지훈 손현주 등 연기파 배우 출동
할리우드 공세 속에서 한국 영화 자존심 지킬지 관심

간신(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무뢰한, 연애의 맛, 악의 연대기.
[스포츠한국미디어 최재욱기자] 5월 극장가에 한국 영화의 반격이 시작한다.

비수기였던 4월 극장가는 할리우드 외화들의 강세로 ‘스물’(감독 이병헌, 제작 영화나무)을 제외하곤 한국 영화가 도무지 기를 펴지 못하는 상황이다. ‘분노의 질투:더 세븐’이 3주 연속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300만 관객에 육박한 데 이어 오는 23일 개봉되는 올 최고의 블록버스터로 불리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2’)이 수많은 화제를 모으며 ‘초대형 대박’이 예고되고 있다.

한국 촬영분에 대한 관심이 쏟아지며 ‘어벤져스’ 시리즈 최초로 ‘1000만 돌파’를 넘어서 ‘아바타’가 갖고 있는 역대 최고 외화흥행기록(1362만4328명)을 깰 수 있을 걸로 예측되고 있다. 이러다 5월 극장가도 ‘할리우드 판’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충무로와 할리우드가 자존심을 두고 벌일 5월 극장가 대전에 출전할 한국 선수 명단의 면면도 화려하다. 주지훈 김강우 주연의 ‘간신’(감독 민규동, 제작 수필름), 전도연 김남길 주연의 ‘무뢰한’(감독 오승욱, 제작 사나이픽쳐스), 손현주 주연의 ‘악의 연대기’(감독 백운학, 제작 비에이엔터테인먼트), 오지호 강예원 주연의 ‘연애의 맛’(감독 김아론, 제작 청우필름)이 그 주인공들이다.

대하 사극부터 하드보일드 멜로, 추적 스릴러, 19금 로맨틱 코미디까지 장르도 다채롭다. 이들이 물량과 스케일뿐만 한국 촬영이라는 큰 프리미엄을 얻은 ‘어벤져스2’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지 아니면 올해 초부터 이어져온 한국 영화 약세가 이어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내 아내 모든 것’으로 460만 관객을 동원한 민규동 감독의 신작인 ‘간신’은 폭군이 아닌 간신의 시각에서 시대상을 그린 점이 흥미를 돋우는 작품. 폭정이 극에 달했던 연산군 11년, 왕의 환심을 사기 위해 1만 미녀를 강제로 징집했던 간신 임숭재(주지훈)와 쾌락에 빠진 왕(김강우)의 미묘한 관계를 그린 스토리가 눈길을 끈다.

주지훈 김강우 두 훈남 배우와 지난해 ‘인간중독’으로 화려한 데뷔를 한 임지연과 ‘봄’으로 해외 영화제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이유영의 캐스팅도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1만 미녀를 끌어 모은 채흥사라는 역사적 배경상 필요한 노출과 섹시 코드가 성인 관객들의 시선을 더욱 끌며 흥행이 예감되고 있다. 또한 불통의 시대라는 역사적 배경도 현재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커 더욱 주목받고 있다.

국내 관객들이 유일하게 ‘믿고 보는 여배우’ 전도연과 지난해 ‘해적:바다로 간 산적’으로 전국 860만 관객을 동원한 김남길의 만남으로 관심을 모으는 작품 ‘무뢰한’은 제68회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대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무뢰한’은 진심을 숨긴 형사와 거짓이라도 믿고 싶은 살인자의 여자, 두 남녀의 피할 수 없는 감정의 파노라마를 그린 하드 보일드 멜로를 표방한다.

전도연은 산전수전을 겪어낸 밑바닥 인생 특유의 노련한 생존본능 뒤로, 다시 한번 사랑이라는 희망을 믿고 싶어 하는 김혜경 역을 맡았다. 절망과 퇴폐, 순수와 강단이 공존하는 입체적인 캐릭터의 복잡한 감정의 파고를 특유의 섬세한 표현력으로 소화해낼 전망이다. 김남길은 수컷 냄새 가득한 비정한 형사 정재곤 역을 맡았다. 거친 남자의 외양 속에 자리한 쓸쓸한 내면까지 심도 깊은 감정연기로 소화 해내며 기존 이미지와는 180도 다른 새로운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킬리만자로’를 만든 오승욱 감독이 15년 만에 메가폰을 잡았다.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 초대를 받으며 화제를 모은 ‘끝까지 간다’ 제작진의 신작인 ‘악의 연대기’는 특진을 앞둔 최고의 순간에 사람을 죽인 최반장(손현주)이 자신이 저지른 살인사건의 담당자가 되어 사건을 은폐하기 시작하면서 더 큰 범죄에 휘말리게 되는 예측불허의 상황을 그린 스릴러물이다.

형사가 주인공이고 시체를 둘러싼 소동을 그린다는 점이 ‘끝까지 간다’를 연상시키지만 관객의 허를 찌를 색다른 매력이 있을 거라는 게 제작진의 장담이다. 이제까지 정의의 편에 섰던 손현주가 ‘나쁜 사람’으로 변신한 점도 눈길을 끈다. 손현주가 ‘숨바꼭질’에 이어 또다시 깜짝 흥행신화를 일굴지 관심을 모은다. 또한 ‘믿고 보는 배우’ 마동석과 최다니엘, 이 영화로 스크린 데뷔하는 대세신인 박서준의 캐스팅도 영화에 대한 신뢰감을 더한다.

‘연애의 맛’은 산부인과 남자 의사와 비뇨기과 여의사의 로맨스를 그린 19금 로맨틱 코미디. 오지호는 겉으론 멀쩡한 외모와 스펙을 지닌 ‘뇌섹남]이지만 여자 속만 알고 정작 여자 맘은 모르는 산부인과 전문의 왕성기 역을 맡았다. 강예원은 거침없는 성격으로 여성 불모지인 금녀의 벽으로 통하는 비뇨기과에 도전한 전문의 길신설을 연기한다. 남성의 은밀한 곳을 진단하면서도 정작 제대로 된 연애 경험은 전무한 캐릭터다.

산부인과와 비뇨기과란 배경상 19금 대사와 설정들이 다수 등장할 전망이다. 그러나 음지의 성 문화가 아닌 성인들이 유쾌하게 웃으며 볼 수 있는 19금 로코가 될 것이라는 게 제작진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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