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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장수상회
[스포츠한국미디어 이정현기자]퀴즈. 최근 개봉한 영화 ‘장수상회’의 일부 장면들이다. 다음 중 CJ와 관계가 없는 것은?

①성칠의 집 앞을 가로막은 금님의 이삿짐을 실은 CJ대한통운
②성칠의 손을 따라 클로즈업으로 잡힌 알래스카 연어 통조림
③성칠과 금님의 데이트 장소가 된 시내 중심가 CGV 4DX 상영관
④술자리 위에 올려진 숙취해소 음료 헛개수
⑤성칠이 틀어놓은 TV에서 흘러나오는 tvN ‘코미디빅리그’

정답은 ‘없다’. 위에서 열거한 장면에서 등장하는 제품 혹은 배경은 모두 CJ 계열사 관련 상품이다. 먼저 개봉한 ‘오늘의 연애’ 역시 CJ푸드빌의 커피숍 브랜드인 투썸플레이스 간판이 노출되는 등 자사 계열 제품 광고가 이어진다. 두 작품은 모두 CJ E&M에서 제작 혹은 배급을 맡은 공통점도 있다.

TV 드라마에서는 이제 대세로 굳힌 PPL(Product PLacement) 광고가 스크린에도 옮겨가고 있다. 방송가에 비해 활성화 단계는 아니지만 점점 영역을 확장 중이다. “앞으로 스크린 속 PPL 광고는 더 늘어날 것”이라는 업계 전망도 나오지만 관람료를 지불하고 보는 영화에 다시 광고가 들어가는 것이 옳으냐는 물음에는 답하기 어렵다.

▲ 할리우드는 이미 발달… 한국은 계열사 홍보에 그쳐

  • 사진=장수상회
할리우드 영화에서 PPL은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007시리즈에서 자주 등장하는 슈퍼카를 비롯해 ‘킹스맨’ 속 콜린 퍼스의 손목에 있던 고가의 시계 등 다양하다. 지난해 개봉한 ‘트랜스포머4’의 경우 특정 브랜드 광고를 배경으로 전투가 벌어지기도 했다. 영화 속 PPL은 자동차와 시계, 명품 등 유행을 타지 않는 비교적 고가 상품 위주로 이뤄지는데 이는 드라마와 비교해 비교적 제작기간이 길다는 것과 일정한 지역에 방영되는 것이 아니라 전세계 월드와이드릴리즈가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정확한 액수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PPL에 따른 수익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해 한국영화 PPL은 아직 걸음마 단계며 CJ E&M과 롯데엔터테인먼트 등 대기업 투자 작품에 자사 제품을 노출하는 것 위주로 이뤄지고 있는 현실이다. 위에서 예로든 ‘장수상회’ 외에도 ‘오늘의 연애’ 등이 좋은 예다. 현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들은 직간접적으로 PPL을 진행하려 하나 시장 자체가 좁고 광고계 인지도가 낮아 애로사항이 있다. 영화 배경이 된 특정 지역 지자체로부터 일정 금액을 지원받는 것이 그나마 규모가 있다.

▲ 돈 들여 보는 영화… 심리적 방어선

영화 PPL에 대한 관객의 심리적 방어선은 단단하다. ‘공짜로 본다’는 개념이 강한 TV 드라마에 비해 영화의 경우 티켓값을 지불해야하는 일종의 경제소비재로 접근하기 때문이다. 즉 돈을 주고 보는 영화에 PPL 광고가 노출될 경우 관객의 거부감이 유발될 수 있다. 직접적으로 논란이 된 적은 없으나 영화 PPL이 적은데도 불구하고 몇몇 작품에 대해 “광고가 심하다”는 인상을 주는 것은 이를 기반으로 한다.

한 국내 영화제작사 관계자는 스포츠한국에 “할리우드와 비교해 한국영화의 간접광고(PPL)은 거의 이뤄지고 있지 않은 것이 사실이고 특정 상품의 현물 지원 혹은 영화 배경이 된 지자체의 지원 등이 전부라 해도 무방하다”며 “또한 영화 PPL에 대한 관객 거부감이 커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현재 일반적으로 진행되는 영화 PPL 규모는 건당 수십만 원에서 수억 원까지 다양하지만 작품 당 40여억 원에 이른다는 드라마 시장과 비교하면 새 발의 피다. 관계자는 “국내 영화 PPL이 활성화된다면 영화 제작 환경도 숨통을 틔울 수 있을 것”이라며 시장 활성화를 기대했다.

  • 사진=트랜스포머4
▲ “광고주 관심 커지는 중”

영화 PPL 시장에 대한 전망은 밝은 편이다. CJ E&M 윤인호 홍보팀장은 스포츠한국에 “최근 한국영화 시장이 커지고 1,00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작품이 많아지면서 영화 PPL에 대한 광고주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제작 기간이 길고 흥행을 쉽게 예측할 수 없어 선호도가 낮았지만 최근 이러한 인식이 변하고 있다. 유행을 잘 타지 않는 식음료 브랜드나 혹은 자동차 등 고가 상품 위주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 드라마 시장보다는 작지만 어쨌든 성장하는 시장이다.

오는 23일 개봉하는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경우 한국을 배경으로 촬영돼 화제가 됐는데 당시 한국 정부는 30억 원에 이르는 제작비를 지원했다. 이는 100억 원으로 알려진 국내 촬영비의 30%에 이르는 금액이다. 문체부는 작품 개봉 후 2조 원 이상의 홍보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했으며 한국관광공사도 4,000억 원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영화와 차별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 목소리도 나왔으나 영화를 통한 홍보 효과를 인정한 셈이다.

▲ 드라마와 적절한 조화 있어야

영화 PPL은 시나리오 완성 후 콘티 단계에서 검토된다. 윤인호 팀장은 “프리프로덕션 시점부터 PPL 광고를 진행한다. 때로는 영화 제작 소식을 듣고 광고주 측에서 먼저 찾아오기는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영화는 감독의 편집권이 우선되는 데다 상품 노출에 대한 우선권이 보장되지 않아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선집행되기가 어렵다. “극 흐름을 방해해서는 안된다”는 개념이 드라마보다는 확실하다.

  • 사진=오늘의 연애
영화 PPL 시장이 성장하는 만큼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드라마의 경우 2010년 PPL이 합법화된 이후 △화면의 4분의 1 크기 △방송 시간의 100분의 5 이내 △대사를 통한 브랜드 노출 금지 △협찬사 고지 의무 등 가이드라인이 정해졌지만 영화에서는 관련 규정이 없다. 한 영화 제작사 관계자는 “최근 악화하고 있는 영화 제작 환경 개선을 위해 PPL은 충분히 검토할 만하다. 또한 성장 가능성이 큰 만큼 활성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아직 관련 규정이 없어 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 만큼 이를 방지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미리 세워놓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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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5/04/17 07:46:22   수정시간 : 2015/04/17 07:4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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