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침… 1년 만에 ‘스물’로 상장 후 마수걸이
한국영화 허리 역할 하겠다 ‘자신’

사진=스물 포스터
[스포츠한국미디어 이정현기자]길고 길었던 겨울이 끝나는 모양새다. 지난해 ‘해무’의 예상 못 한 흥행 참패 이후 좀처럼 고개를 들지 못했던 배급사 NEW가 ‘스물’ 흥행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흑자 전환이 기대된다”는 장밋빛 전망도 나왔다.

30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25일 개봉한 ‘스물’(감독 이병헌ㆍ제작 영화나무)은 첫 주말인 27일부터 29일까지 85만2,980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주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누적관객은 벌써 100만명을 돌파했다. 2015년 들어 첫 주말 박스오피스 1위이자 지난해 5월 개봉한 ‘인간중독’ 이후 1년여 만에 기록한 주말 1위다.

‘7번방의 선물’에서 시작해 ‘변호인’으로 끝났던 2013년을 최고의 한해로 마무리 지었던 NEW는 지난해 예상하지 못한 부침을 겪었다. 여름 기대작이었던 ‘해무’는 CJ엔터테인먼트의 ‘명량’의 파도에 휩쓸려 전국 관객 147만여 명에 머물렀다. 부진은 계속돼 ‘패션왕’ ‘빅매치’ ‘허삼관’, 최근의 배급 대행작 ‘헬머니’까지 쓴잔을 마셨다. 배급계 신흥강자의 슬럼프는 1년 가까이 이어졌다. 2013년 18.1%(전체 2위)까지 치솟았던 배급사 점유율은 해가 바뀌자마자 7.3%(7위)까지 떨어졌다.

사실 2014년 NEW의 최대 이슈는 증시 상장이었다. 지난해 3월 예비심사를 청구한 뒤 9개월 만인 12월 23일 코스닥 시장에 등장했다. 결국 이름을 올리는 데 성공했지만 우여곡절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2013년의 호성적과 중국 화책미디어의 500억 원대 투자유치로 무난히 코스닥에 입성할 것이라 예상됐으나 슬럼프가 발목을 잡았다. 혹은 다른 곳에 정신을 파는 사이 슬럼프가 찾아왔다. 상장에 성공했지만 그간 작품에 ‘올인’하지 못한 탓인지 부진은 올해 초까지 연결됐다.

침체 분위기가 이어졌지만 ‘스물’ 한방에 눈 녹듯 사라졌다. 많이 이슈가 되지 않았지만 애니메이션 ‘도라에몽’의 조용한 흥행도 성과다. 상장도 했겠다, NEW의 제대로 된 배급 및 마케팅 전략이 이제부터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업계 전언이다. CJ, 롯데, 쇼박스 등 경쟁 배급사와 비교해 ‘젊음’을 전면에 내세웠던 NEW의 성격을 말해주듯, 핫한 배우ㆍ감독이 협업한 작품이 분위기를 전환한 것이 눈에 띈다.

사진=대호
배급사 NEW의 박준경 본부장은 “2014년은 NEW에게 있어 2015년을 준비하는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지난해를 돌이켰다. 상장뿐만 아니라 중국에서의 투자를 이끌어 내는 등 회사 내실을 키우는 이른바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였다는 것. 그는 “올해는 NEW 창사 이래 가장 많은 작품을 준비했다. 대작부터 중저예산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준비했다. 소수의 큰 흥행보다는 다수의 500만~800만명대 중급 흥행작을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어느새 사라진 한국영화의 허리 역할을 하겠다는 각오다.

‘스물’로 분위기를 바꾼 NEW는 이제 ‘연평해전’을 필두로 ‘뷰티인사이드’, 스릴러 ‘널 기다리며’, 임시완 주연작 ‘오빠생각’, 박보영, 정재영의 ‘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 그리고 박훈정 감독과 최민식이 다시 만난 ‘대호’ 등을 쏟아 낸다. 마수걸이는 끝났다. 이제 치고 올라가는 일만 남았다.

사진=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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