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방정' 떠는 모습 그대로 담아
김우빈 강하늘과 절친됐죠
'이유비'로 봐주셔서 감사해요

사진=최신혜 기자 multi@hankooki.com
[스포츠한국미디어 이정현기자] 자체발광은 아니었다. 배우 이유비가 처음 주목받았던 것은 자신보다는 엄마인 배우 견미리의 힘이 컸다. 현역 중견 배우 딸의 데뷔가 연예계에서 주목받는 건 당연했다. 엄마를 닮아 예쁘장한 외모까지 겸비했다면 더 그렇다. '견미리 딸'이라는 수식어는 꽤 오랫동안 그를 따라다녔다.

필모그래피는 천천히 쌓였다. 2011년 시트콤 '뱀파이어 아이돌'을 시작으로 드라마 '착한 남자' '구가의 서' '피노키오'까지. 이유비는 엄마의 그늘을 천천히 벗어났다. 그리고 25일 신작 영화 '스물'(감독 이병헌ㆍ제작 영화나무)이 공개됐다. 경재(강하늘)의 여동생이자 동우(준호)를 짝사랑하는 소희로 분한 그는 발랄하면서도 발칙한 고3의 매력을 은막에 녹였다. 연기인 듯 연기 아닌 이유비의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 '상의원'에 이어 두 번째 스크린 도전작이다.
"'상의원' 때는 홍보에 거의 참여하지 못했다. '피노키오' 촬영 때문에 바쁘기도 했다. '스물'에서 영화 인터뷰를 처음하는 데 신기한 경험이다. 드라마 때는 너무 바빴는데 영화는 이미 찍어놓은 것이라 여유가 있다. 공짜 보너스를 받는 기분이랄까. 작품에 대한 반응이 뜨거워 기분도 좋다."

▲ 실제 이유비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감독님이 나를 버리셨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연기 지도를 거의 안 하셨다. 나중에 보니 '인기가요' MC를 볼 때나 '착한 남자'의 초코같이 내 발랄한 면을 담고 싶어 하셨더라. '알아서 해'라는 말은 그래서 하신 것 같다. 다른 인격을 가져오기보다는 '깨방정' 떠는 모습 그대로 연기했다."

▲ 발랄한 매력이 잘 살았다.
"소희는 발랄한 여고생이지만 반대로 냉소적이기도 하다. 사실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는 나보다 키도 크고 성숙한 이미지의 배우가 잘 어울릴 거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병헌)감독님은 진짜 내 모습이 보이길 바랐다. 대사가 좀 센 편인데 일상 대화처럼 말하려 노력했다. 수위가 살짝 위험해서 15세 관람가가 맞느냐는 생각을 하곤 했다."(웃음)

▲ 귀여운 여동생 이미지가 반복되는 것은 단점이다.
"이미지가 굳어지는 것에 대한 질문을 자주 받곤 한다. 식상하다고 보실 수 있다. 하지만 '스물'의 소희는 캐릭터 자체의 매력이 있었다. '착한 남자' 초코랑은 많이 다르지 않나. 짓궂지만 현실적이다. 여동생이고 어린 이미지는 비슷할지 몰라도 연기 자체는 달랐다. 꼭 매번 새로운 연기에 도전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만약 여성스럽거나 성숙, 섹시한 캐릭터로 출연제의가 들어온다면 연기로 뛰어넘어야 하겠지만 아직 없었다. 사실 자신도 없다."(웃음)

▲ 교복 입을 나이는 지났는데.
"오랜만에 교복을 보니 반갑고 편하더라. 예전에는 교복을 사복처럼 입곤 했었는데 왜 그랬나 싶다. 교복이 제일 예쁜 것 같다. 교복을 서둘러 벗고 싶진 않다. 시켜주실 때까지는 교복을 입을 수 있는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

▲ 주로 준호와 호흡을 맞췄다.
"아이돌 가수 출신이라는 편견이 있었는데 함께 연기하면서 많이 놀랐다. 수더분하고 성숙한 분이시더라. 준호 오빠뿐만 아니라 같은 소속사인 (김)우빈 오빠, (강)하늘 오빠와도 가까워졌다. 가식적인 표현이 아니다. 친해졌다기보다는 서로 편해진 느낌이다. 거리낌이 없달까. '스물'이라는 작품 특성상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 (정)소민 언니도 마찬가지다."

▲ 과거 성악과를 가기 위해 입시전쟁을 치렀던 만큼 미술을 공부하는 소희가 공감 갔겠다.
"사실 소희는 비현실적이다. 고3이 어떻게 좋아하는 사람과 학원을 같이 다니고 고백도 하겠나. 나 때는 여유가 없었다. 연습ㆍ공부가 매일 이어졌다. 그때 느꼈던 피로함과 만사 귀찮음이 소희에게 녹았던 것 같다. 툭툭 찌르는 느낌이랄까."

▲ 소희처럼 적극적으로 애정표현을 하는 편인가.
"사귀기 전 단계라면 감정을 쉽게 표현하지 못한다. 쭈뼛 쭈뼛대는 면이 있다. 소희 캐릭터를 연구하면서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여자가 남자에게 먼저 고백하기는 쉽지 않다. 교제하는 사람에게는 당연히 적극적으로 애정을 보인다."

▲ 어느덧 이름 앞에 '견미리'라는 수식어가 사라졌다.
"(엄마의)그늘은 항상 있다. 하지만 신경 쓰지 않는다. 신인 연기자로서 앞으로 계속 경험하고 배워나가면 자연스레 떨어져 나갈 거라 본다. 조금씩 커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견미리가)엄마인 것은 사실이니까. 작품 수가 쌓이다 보니 이제는 온전히 '이유비'로 봐주시는 느낌이다.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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