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미디어 조현주기자] 허당 '갑질' 부부에 시청자들이 푹 빠졌다. 대한민국 상위 1% 초일류 상류층 부부의 허례허식을 적나라하게 그리고 있는 SBS 월화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극본 정성주, 연출 안판석)가 연일 화제다.

지난달 23일 첫 방송된 '풍문으로 들었소'는 종합편성채널 JTBC '아내의 자격' '밀회' 등 상류층 풍자에 일가견을 나타낸 안판석-정성주 콤비가 의기투합한 작품. 완벽한 인생을 살아오다 고등학생 외아들이 하루아침에 아빠가 되어 패닉에 빠지는 상류층 부부의 모습을 블랙 코미디 형식으로 그리고 있다.

상류층의 특권 의식으로 가득 차 있는 한정호-최연희 부부를 그리고 있는 유준상과 유호정의 연기가 압권이다. 어쩔 수 없이 서봄(고아성)을 자신의 아들 한인상(이준)의 아내로 받아들으면서 코를 훌쩍이며 어린아이처럼 울다가도, 그들이 낳은 아이를 보고 "부속 유치원 대기자가 많다던데 지금부터 명단에 이름을 올리자"고 말하는 등 헛웃음을 유발하는 상황들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10일 방송에서는 인상의 반항에 갑자기 폭발하는 정호의 모습이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풍문으로 들었소'의 또 다른 매력은 영화처럼 느껴지는 화면이다. 어두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화면 기법은 전작 '밀회'에서도 화제를 모았던 방식으로 '풍문으로 들었소'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드라마 시청자 게시판에는 "꼭 영화를 보는 것 같다"는 반응들이 많다.

제작진은 스포츠한국과 전화통화에서 "일반적인 드라마 조명과는 다르긴 하다. 무조건 어둡게 하는 것이 아니다. 영화 쪽에 가까운 메커니즘"이라며 "TV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그림이라 어둡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대부분의 드라마는 화면 속에 나오는 모든 사물들을 잘 보이게 하려고 밝게 하는 경우가 있다. 우리는 현실에 기반을 두고 리얼리즘을 살리고 싶어 현실 조명을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 드라마를 보면 낮에는 밝고 밤에는 어둡다. 실제로 밤에는 사물들이 잘 안 보이지 않나. 그런 리얼리티를 살리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실 조명을 하면 덜 보이니까 시청자들이 더 잘 보려고 집중을 하게 되는 것 같다"며 "밝게 보여주면 극 중 인물보다 그 배우 자체를 보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극 중의 캐릭터를 봐 달라는 의미에서 이런 조명을 사용하고 있다. 안판석 PD가 '하얀거탑' 때부터 이런 조명을 사용해왔고, 미드에서도 많이 사용하는 조명인 만큼 시청자들이 많이 낯설어 하지는 않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