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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미디어 이정현기자] 벌써 7년 차다. 2009년 카라의 동생 걸그룹으로 데뷔한 레인보우(김재경 고우리 김지숙 노을 오승아 정윤혜 조현영)는 이미 상당한 유명세가 있지만 딱히 떠오르는 히트곡이 없다. 곡 'A' 'To me'가 대표곡이지만 비운이라는 단어가 잘 어울릴 정도로 1위 걸그룹에 오르진 못했다. 예능 등에서 활약했지만 거기까지였고, '1위 빼고 다하는 걸그룹' '쩜오걸그룹'이라고도 했다.

그런 레인보우가 1년 7개월 만에 돌아왔다. 2014년 유닛인 레인보우 블랙으로도 활동했던 이들은 7년 차 걸그룹에 걸맞은 고혹적 섹시를 내세웠다. 타이틀곡은 '블랙 스완'. 나탈리 포트만 주연의 아카데미시상식 여우주연상 수상작과 동명이다. 발레를 기반으로 한 부드럽고 유려한 퍼포먼스가 인상적이다. 검은 날개를 활짝 편 레인보우는 비운을 딛고 날아오를 수 있을까. 컴백과 함께 서울 중구 스포츠한국 편집국을 찾은 일곱 빛깔 레인보우를 만났다.

"오랜만에 돌아왔어요. 레인보우의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준비 기간 내내 곡을 고르고 골랐죠. 이번 앨범을 우리의 터닝포인트로 삼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어요. 정말 한시도 쉬지 않았어요. 각자가 잘하는 분야에서 팬들을 만났고 실력을 키웠죠. 전보다 훨씬 넓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을 거라 믿어요."

이번 레인보우의 '블랙 스완'은 유닛 레인보우 블랙이 선보였던 파격 섹시의 연장선이다. '파격' 대신 '고혹'을 취한 것이 다르달까. 멤버 재경은 "섹시가 메인이 아니다. 고혹과 우아한 매력이 핵심"이라 설명했다. 조금씩 성장한 모습을 이번에 보여주겠다는 마음가짐이다.

"이렇게 긴 공백은 두 번째였던 거 같아요. 저희라고 이 직업(아이돌)에 대한 고민이 없을까요. 친구들 중엔 벌써 결혼한 친구도 있고 아이를 기르는 이도 있어요. 하지만 저희는 일(가수)을 선택했기에 치열해야 했죠. 7년차가 됐으니 어떻게 업그레이드해야 되나가 가장 큰 고민이었어요. 해탈 아닌 해탈, 득도 아닌 득도하는 시간이었죠. 백조 안에 흑조가 있었던 '블랙 스완'처럼 저희도 속 안에 있는 무언가를 끄집어내려 노력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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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보우는 이번 '블랙 스완'에 대해 "대박 아니면 쪽박을 칠 것"이라 예상했다. 다른 걸그룹 추세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단다. "언제나 새로운 시도가 레인보우를 성장케 했던 만큼 이번에도 자신있다"는 일곱 멤버다. 어려움이 있었다면 발레 안무 정도? 멤버 고우리가 발레리나 출신이라 도움이 됐다.

"손가락 끝에서 발가락까지 하나하나 컨트롤 하는 게 힘들었어요. 몸으로 표현할 수 있는 한계를 시험하는 느낌이었죠. '사람이 어떻게 저런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어요. 무엇보다 선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 중요했는데 어찌나 힘들던지.(웃음) 우리 자신을 버리고 '올인'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버텼죠. 완성된 퍼포먼스는 꽤 만족한답니다."

레인보우는 지지부진했던 과거 활동에 대해 "우리는 고속도로가 아닌 국도를 탄 걸그룹"이라 표현했다. 생소하거나 오래 걸리는 길일지 몰라도 바른 길을 가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다. 소통을 통해 꾸준히 팬덤을 넓혔고, 누구보다 친근한 걸그룹이 됐다. 팀원 불화도, 흔한 스캔들 없이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정도를 걷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레인보우 만큼 독보적인 캐릭터의 걸그룹은 없는 것 같아요. 떠야한다는 부담은 없어요. 정해놓은 목표가 없지만 저희는 성장하고 있는 걸요.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조급해지지 않아요. 대중과 함께 호흡하며 행복할 수 있다면, 그것이 옳은 것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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