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
정규 12집 'WE'들고 1년 9개월 만에 완전체 컴백
타이틀곡 '표적' 듣자마자 "이거다"
여전한 댄스고집, "숟가락 놓을 때까지 춤출래요"

사진=신컴엔터테인먼트 제공
"장수 아이돌이라고 신화를 롤모델로 하는 후배들이 있어요. 그럴 땐 말리고 싶어요. 그룹이 장수해야 맞는 거고 해체한다 해서 잘못된 것은 아니거든요. 각자의 길을 간다고 해도 사이좋게 지내는 그룹도 많아요. 얼마나 오래 가느냐가 아니라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가 중요하죠. 사람 관계가 언제나 좋을 수만은 없잖아요. 이를 속이고 '잘 지내는 척'하는 건 나빠요. 서로 너덜너덜해져야 관계 유지가 오래 된다고 하더군요. 상처가 있어도 서로 바라볼 줄 알아야 해요. 때론 물고 뜯을 때도 필요하죠."(웃음)

[스포츠한국미디어 이정현기자] 좋든 싫든, 혹은 누가 뭐라고 하든 그룹 신화(김동완 이민우 에릭 앤디 전진 신혜성)는 올해로 데뷔 17년을 맞은 국내 최장수 아이돌이다. 이름만으로 국내 대중음악계에 살아있는 전설이 된 이들이 1년 9개월 만에 정규 12집 'WE'로 컴백한다. 불미스러운 일로 자숙기간을 가졌던 멤버 앤디까지 포함해 '완전체' 컴백하는 이들은 "완벽을 넘어 최고의 경지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다시 팬 앞에 섰다. 고개 숙였던 앤디의 어깨는 다른 멤버들이 토닥여줬고 때로는 더 질책했다. 지금의 신화는 어느 때보다 더 단단하다.

26일 새 앨범 공개를 앞둔 신화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났다. 오랜만에 모습을 보인 앤디는 인터뷰에 앞서 "연예인으로서 큰 실수를 했다. 힘든 기간이었지만 신화 멤버 덕분에 힘이 났다. 최선을 다해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사과의 말부터 전했다. 그의 굳은 표정은 쉽게 가시지 못했지만 다른 멤버들의 파이팅으로 분위기는 금방 누그러졌다.

12집 앨범의 타이틀곡은 '표적'이다. 신화에게 역대 가장 많은 트로피를 안긴 '디스 러브'(This Love)와 '비너스'(Venus)를 작곡한 앤드류 잭슨과 일본의 작곡팀 런던 노이즈가 공동작업한 곡이다. 강한 비트와 웨스턴 무비를 연상시키는 사운드가 인상적이다. 완성되자마자 타이틀 후보였던 '올라잇'(Alright)과 '얼음달'을 단숨에 제친 곡이다. 프로듀싱을 담당한 민우는 "전주에 나오는 휘파람 소리를 듣자마자 '이거다' 싶었다. 첫눈에 반한다는 느낌이랄까. 신화를 춤추게 만드는 세련됨이 있었다"고 말했다.

"신화의 타이틀곡은 언제나 가장 마지막에 나오는 것 같아요. 이전 곡들도 마찬가지였죠. 17년간 댄스곡을 해온 신화이지만 언제나 모험을 즐겼어요. 그건 저희의 자부심이기도 하죠. '표적'의 경우 저희의 히트곡인 '브랜뉴'(Brand new)를 들었을 때 같았죠."(에릭)

사진=신컴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번 '표적' 무대에서 신화는 각 파트별 멤버에게 집중된 맞춤형 안무를 선보인다. 한 여자를 표적으로 삼은 남자의 거친 매력을 절제된 듯 파워풀한 군무로 보여준다. 매 앨범 타이틀마다 독보적인 퍼포먼스를 자랑했던 이들인 만큼 이번 활동 역시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새로운 걸 찾는 건 정말 힘든 일이죠. 하지만 멤버들끼리 이야기를 하다보면 무언가 톡톡 튀어나오곤 해요. 서로의 장단점을 알고 있으니 퍼포먼스 구성도 쉽죠. 이제 체력이 달리지 않느냐 하시는데,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숟가락 잡을 힘만 있으면 어디서든 엉덩이를 흔들 준비가 되어있다니까요."(전진)

"언젠가 신화가 발라드로 컴백할 수도 있겠죠. 그때는 정말 댄스가 힘들다는 걸 인정했을 때일 거예요.(웃음) 저희가 댄스 퍼포먼스를 고집하는 것은 17년간 지켜온 자존심이자 팬들에 대한 최소한의 성의예요. 정말 할 수 있을 때까진 계속 (댄스음악을)할거예요."(에릭)

"댄스만큼은 정말 지키고 싶고, 보여드리고 싶어요."(민우)

신화와 담소를 나눌 때 신화창조를 중심으로 한 팬들에 대한 이야기는 빼놓을 수 없다. 이번 12집 앨범명이 'WE'인 것도 이 때문이다. 데뷔 이후 쭉 함께해온 팬들과 같이 '으샤으샤' 해보자는 마음이 담겼다. 에릭은 "팬들 눈높이에 최대한 맞추려 했다. 오래 된 팬도 계시지만 이번에 신화창조 새로운 기수도 뽑았다. 신화와 팬, 모두가 함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신컴엔터테인먼트 제공
"한번은 어려 보이는 팬 분이 두 바퀴 도는 띠동갑이라고 말하며 '민우 오빠'라 적힌 플래카드를 보여주더라고요. 기억에 강하게 남았죠. 어린 팬도 있다는 게 신기해요."(민우)

"확실히 방송의 힘이 강하긴 한가 봐요. 예능 등을 통해 꾸준히 모습을 보여드렸던 게 효과가 있었죠. 예전에는 겁 없이 방송했는데 이제는 전부 소중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혹시나 놓치는 게 있을까 고민도 하죠."(전진)

"신화가 있어서 신화창조가 있는 게 아니라, 신화창조가 있기에 신화가 있습니다. 팬이 있기에 신화가 잊혀지지 않고 계속 이어지는 것이겠죠. '최장수 아이돌'이란 닉네임은 결국 팬이 만든 거라 생각해요."(신혜성)

균열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신화는 "이제 화장실 소리만 들어도 누구인지 다 알 정도"라 말하며 친근함을 자랑했다. 가만 있어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컨디션이 어떤지 다 안다. 실제로 이날 몸살 기운이 있었던 민우를 위해 다른 신화 멤버들은 꽤 부지런하게 인터뷰에 임해 공백을 없앴다.

"신화는 여섯 명으로 시작한 만큼 마지막까지 우리 여섯이서 갔으면 해요. 숫자가 줄어드는 것도, 늘어나는 것도 내키지 않네요. 이렇게 여섯 명이 있어야 마음이 놓여요. 우리는 신화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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