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미디어 조현주기자] 다가오는 봄 개편에 대비해 지상파 3사가 다양한 포맷의 설 특집 프로그램을 포진시켰다. SBS 파일럿 ‘아빠를 부탁해’는 지상파 3사 설 특집 프로그램 중 최강자에 오르며 정규 편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아빠를 부탁해’는 무뚝뚝한 아빠와 살갑지 못한 딸 등 우리네 일상과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출연자 4명의 딸 중 3명이 연예계 데뷔를 꿈꾸고 있어 시청자들의 볼멘소리 역시 높다. 정규 편성이 되더라도 난항이 예상되는 지점이다.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0일, 21일 양일간 방송된 ‘아빠를 부탁해’ 1부는 13.5%, 2부는 12.8%의 전국 시청률을 기록했다. 평균 시청률은 13.2%.

‘아빠를 부탁해’는 평소 표현이 서툰 아빠들이 딸과 함께 지내며 좌충우돌하는 관찰 예능 프로그램으로 이경규·이예림, 강석우·강다은, 조재현·조혜정, 조민기·조윤경 부녀가 출연했다. SBS ‘오! 마이 베이비’,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 가족을 내세운 프로그램이 이미 성행한 만큼 특별한 느낌은 주지 못했으나 막상 베일을 벗은 ‘아빠를 부탁해’는 표현에 서툰 아빠들과 좀처럼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딸들의 모습을 잘 담아내며 호평을 얻었다.

딸과의 대화가 많이 부족해 보였던 아빠는 이경규와 조재현. 딸하고 눈도 못 맞추는 이경규는 딸 예림이 소주 한 병을 마신다는 말에 아연실색했다. 그런 아빠를 보며 예림은 “아빠는 날 잘 모르는 것 같다”며 속상한 마음을 내비쳤다. 그러나 어렸을 때부터 키웠던 개들을 회상하며 둘은 공통점을 찾았고 앞으로의 부녀 관계 진전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조재현의 딸 혜정은 3일 만에 들어온 아빠를 어색하게 쳐다봤다. 말을 걸어보려 노력했지만 아빠의 초점은 모두 드라마 ‘펀치’ 대본에만 맞춰져 있었다. 조재현이 말을 걸었지만 1분 이상 지속되지 않았다. 그러나 조재현은 딸이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하나씩 해나가며 부녀 관계 회복의 가능성을 높였다. 특히 딸과 거리를 걸을 때 사람들이 자신을 못 알아보는 것이 스트레스라 차라리 집에 있는 걸 택했다는 조재현의 고백은 뭉클하게 다가왔다.

이처럼 중년의 스타들은 20대 딸과의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했고, 그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느낌을 안겼다. 여태껏 육아 예능이 어린 아이들과 그를 돌보는 아빠들의 좌충우돌 육아기에 맞춰져 있었다면 ‘아빠를 부탁해’에서는 대화와 진정한 소통이 엿보였다는 것.

실제 SBS 측 관계자는 23일 스포츠한국에 “‘아빠를 부탁해’가 생각보다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정규 편성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편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출연자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네 딸들에 대한 정보 역시 속속히 들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경규 강석우 조재현의 자녀가 연예계 데뷔를 꿈꾸고 있어 몇몇 네티즌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

방송을 통해 “오디션에 떨어지고 있다”고 밝힌 조재현의 딸 조혜정은 연극배우로 활동하고 있고 최근 케이블채널 OCN 드라마 ‘신의 퀴즈4’에도 출연한 경험이 있다. 이경규의 딸 이예림은과 강석우의 딸 강다은은 동국대 연극영화과에 재학 중인 연예인 지망생이다. 조민기의 딸 조윤경은 미국 일리노이 주립대학교에서 화학을 전공하고 있지만 조민기가 방송을 통해 “딸은 아나운서가 목표”라 밝혔다. 네 딸들이 모두 방송 데뷔를 꿈꾸고 있어 프로그램이 정규 편성 된다 해도 ‘연예인 대물림 방송’이라는 오명을 듣기 좋은 상황이다.

무엇보다 현재 연령이 낮은 육아 예능과 달리 ‘아빠를 부탁해’ 출연자들은 곧바로 연예계에 데뷔할 수 있는 나이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더욱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을 터. 수많은 사람들이 연예계 데뷔를 꿈꾸고 있는 현재 이 같은 연예인 2세의 방송 출연은 연예계 데뷔를 꿈꾸는 지망생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안길 가능성이 높다. 정규 편성을 논의 중인 제작진의 고민거리가 많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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