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신사 콜린 퍼스
로맨틱 가이 이미지 벗고 액션 스타 발돋움

[스포츠한국미디어 이정현기자] 일만 시간의 법칙이라고 한다. 노력의 시간이 쌓여 성공을 부른다는 뜻이다. 오늘날의 스타들 역시 하루 아침에 탄생하지 않았다. 부단한 단련의 날들이 그들을 만들었다. 영국 잉글랜드에서 온 매력남, 배우 콜린 퍼스의 시간을 돌이켜봤다.

▲ 2011년 3월 17일 영화 ‘킹스스피치’ 국내 개봉

사실 콜린 퍼스라는 배우를 처음 인식하게 된 것은 2001년 개봉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였다. BBC 드라마 ‘오만과 편견’(1995)으로 스타가 됐지만, 본격적으로 그의 매력을 발견하게 된 것은 루돌프가 그려진 촌스런 스웨터도 멋지게 소화했던 이 작품이 아닐까 싶다. 브리짓(르네 젤위거)이 섹시심벌인 다니엘 클리버(휴 그랜트)가 아닌 마크 다시(콜린 퍼스)를 선택한 것은 정말 혜안이었다.

‘러브 액츄얼리’(2003)를 지나 콜린 퍼스의 매력을 고스란히 담은 영화 ‘킹스 스피치’(감독 톰 후퍼)가 2011년 국내 개봉했다. 이 작품은 8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각본상을 휩쓸었으며 콜린 퍼스 역시 남우주연상이라는 영광을 안았다. 국내 흥행이야 같은 시기 경쟁했던 ‘블랙 스완’에 다소 밀렸지만 말더듬이 영국왕 조지 6세를 연기한 잉글랜드 출신 이 남자는 정말 매력적이었다. 멋진 슈트를 차려입고 가족과 실의에 빠진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은 실제로 콩고 난민 인권보호 운동에 나섰던 실제 콜린 퍼스의 행보와 어울리며 센세이션한 반응을 일으켰다. ‘영국 신사’라는 표현은 콜린 퍼스를 위한 것이리라.

▲ 2015년 2월 11일 영화 ‘킹스맨 : 시크릿 에이전트’ 국내 개봉

내달 11일 개봉하는 영화 ‘킹스맨 : 시크릿 에이전트’(감독 매튜 본ㆍ수입배급 이십세기폭스코리아ㆍ이하 킹스맨)은 콜린 퍼스에게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샌님처럼 보였던 그는 데뷔 이후 처음으로 액션 연기에 도전했다. 무려 31년 만이다. 에그시(태론 에거튼)를 비밀평화유지조직인 킹스맨으로 영입하는 특수 요원 해리 하트로 분한 그는 ‘킹스스피치’에서 자랑한 슈트핏에 광기 넘치는 액션까지 더했다.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라며 불량배들을 우아하게(?) 때려눕히는 시퀀스는 액션 스타로서 콜린 퍼스의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명장면이다.

첫 액션을 위해 3개월간 혹독한 트레이닝을 받았다. 지적인 로맨틱 가이 이미지가 강했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 확실히 변신했다. 메가폰을 잡은 매튜 본 감독은 “영국 신사를 대변하는 콜린 퍼스가 스파이의 젠틀한 면을 제대로 선보였다. 이제 ‘킹스맨’을 통해 액션스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 단언했다. 재미있는 것은 콜린 퍼스는 피어스 브로스넌에서 다니엘 크레이그로 007 계보가 넘어갈 당시 영국 대중이 뽑은 가장 ‘제임스 본드가 어울리는 영국 배우’에 선정됐었다는 것. 마티니를 마시는 콜린 퍼스의 모습은 아쉽게 보지 못하지만 그래도 기네스 흑맥주를 마시는 모습으로 대신한다. 사실 후자가 더 섹시하다. 독특한 잉글랜드 액센트에 인자한 미소를 보내다 화끈한 액션을 펼친다. 극장가 여심은 벌써 녹을 준비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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