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환] '오만과 편견'서 수사관 역으로 열연

최근 종영한 MBC 월화미니시리즈 ‘오만과 편견’에서 인천지검 새내기 수사관 강수 역을 맡은 배우 이태환. (사진=이규연 기자 fit@hankooki.com)
[스포츠한국미디어 조현주기자] 웃을 땐 순둥이 같고, 무표정하면 '상남자'의 기운이 느껴졌다. 최근 생애 두 번째 작품을 끝낸 배우 이태환(20)은 훤칠한 키와 '어깨 깡패'라는 별명에 걸맞은 다부진 체격을 지녔지만 입 꼬리를 올리고 환하게 웃을 때는 소년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반전 매력'을 지닌 청년이었다.

지난해 8월 종영한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고교처세왕'에서 서인국의 친구 오태석 역으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은 이태환은 지난 13일 종영한 MBC 월화미니시리즈 '오만과 편견'(극본 이현주·연출 김진민)에서 신인답지 않은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오만과 편견'에서 이태환은 인천지검 새내기 수사관 강수 역을 맡았다. 강수는 수사할 때를 빼놓고는 거의 말을 하지 않는 숫기 제로 순둥이지만 조폭들과 육탄전을 펼치기도 하고, 중요한 일에 있어서는 깡도 부리고 돌직구도 날릴 줄 아는 인물이다.

"첫 공중파 작품이라 많이 떨렸다"는 그는 먼저 선배 배우들과 감독께 감사의 말부터 전했다. 전 작품에 비해 갑자기 늘어난 비중 때문에 걱정을 한 그는 오로지 강수에 빠지기 위해 노력했다. 실제 강수와 비슷한 모습을 지닌 그였기에 캐릭터에 빠져드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미팅이 잡혀서 MBC에 간 적이 있어요. 그때 김진민 감독님께서 볼일을 끝내고 가는 저를 붙잡고 잠깐 볼 수 있냐고 하시더라고요. 정말 죄송한 말이지만 감독님인 줄도 몰랐어요. 그만큼 정신이 없었던 상황이었죠. 너무 갑작스러워서 긴장이 됐지만 그래도 시키는 대로 연기를 펼쳤죠. 긴장은 하는데 자신 있게 연기를 하는 모습을 보고 당돌함을 느끼신 것 같아요. 실제로도 강수랑 비슷해요. 순둥이 같은 면이 있기도 하고, 모태솔로인 점도 그렇죠. (웃음)"

법에 대해 몰랐던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사회 전반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뉴스에 아는 단어가 나오니 괜히 한번 쳐다보고, 현재 소속돼 있는 연기자그룹 서프라이즈 멤버들에게 아는 척도 하게 됐다고.

"재판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도 잘 몰랐죠. 서울대 법학과를 다니는 친구가 있는데, 아버지가 전직 수사관이었어요. 그래서 아버님께 수사관에 대해 많이 여쭤봤죠. 실제로 검찰청에 가서 재판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도 봤어요. 재판은 어떤 분위기로 이뤄지는지를 살펴봤죠. 그러면서 역할과 하나하나 접목시키려 노력했어요."

이에 따라 그는 수사관으로서 진중한 눈빛이나 사건을 대하는 진지한 태도 등으로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얻었다. 무엇보다 그는 연상의 검사 한열무(백진희)에게 점점 빠져드는 모습을 풋풋하고 순수하게 그려내며 많은 연상녀들이 점찍은 '워너비 연하남'이 됐다.

"백진희 누나를 두고 최진혁 형과 삼각관계를 이뤘어요. 그런데 오래 가지 않았어요. 예상은 했죠. 그래도 아쉬웠죠. 항상 러브라인이 있었으면 해요. 진희 누나가 키도 작고 정말 말랐어요. 제가 크니까 진희 누나가 인형처럼 나오더라고요. 밸런스가 예쁘다고 생각했어요.(웃음)"

가장 큰 부담으로 다가왔던 것은 최민수, 손창민 등 그에게는 대선배인 배우들과 연기를 펼쳐내야 했다는 것. 그는 솔직하게 최민수에게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소문만 듣고 너무 무서울 것 같았어요. 첫 포스터 촬영 때 최민수 선배를 만났어요. 제가 인사를 하니까 '네가 강수구나' '잘 부탁한다'하고 친근하게 말해주더라고요. 촬영 내내 최민수 선배는 분위기 메이커였어요. 애교도 많으세요. 배우들이 연기하는 편하게 할 수 있도록 가장 큰 도움을 주셨죠. 제가 최민수 선배에 대해 가졌던 생각은 그저 오만과 편견이었죠. (웃음)"

손창민은 연기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과의 호흡이라는 걸 몸소 깨닫게 해준 선배였다. 드라마 방영 중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손창민은 "이태환이 정말 무섭다"고 밝혀 눈길을 모았다. 연기를 하면서 힘 조절을 못한 이태환 때문에 실제 갈비뼈에 금이 가기도 하고, 손가락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는 것.

"진짜 몰랐어요. 손창민 선배가 악을 쓰면 제가 제압을 해야 하는 장면이었는데, 저는 그것만 신경 썼죠. 그런데 얼마 뒤에 저 때문에 갈비뼈에 금이 갔다고 하더라고요. 너무 죄송했어요. 제 감정만 앞서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죠. 상대방과 함께 호흡을 맞추는 건데 너무 제 감정만 가지고 연기를 한 것이 아닌가라는 반성을 많이 했습니다."

'오만과 편견'은 끝났지만 시즌2를 원하는 시청자들은 많다. 마지막에 그들이 처단하려는 '악의 축'이었던 최광국(정찬)에게 벌을 내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해소되지 않은 것들이 많은 채로 막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태환 역시 시즌2 출연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시즌2요? 당연히 출연해야죠. 그때는 수사관보다 검사로 나오고 싶어요. 강수가 뒤늦게 공부를 해서 정의를 위해 싸울 수 있는 멋진 검사가 됐으면 좋겠어요. 그때는 러브라인도 꼭 이루고요. (웃음)"

만 15세, 어린 나이에 모델로 데뷔한 그는 2013년 배우그룹 서프라이즈 멤버이자 드라마툰 '방과 후 복불복'을 통해 데뷔했다. 이후 '고교처세왕'부터 '오만과 편견' 그리고 서프라이즈 첫 싱글앨범까지, 차근차근 연예계에 자신의 발자취를 남기고 있다.

"'오만과 편견'으로 2015년을 좋게 출발했어요. 올해는 코믹 스릴러 로맨스 사극 등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고 싶어요. 예능도 하고, 2집도 내고 싶어요. 욕심이 너무 많다고요? 그만큼 열심히 할 각오도 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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