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Annie) ★★★
비평가 평가 안 좋으나 따뜻한 가족영화
좋은 연기 연출 음악과 춤 섞인 기분 좋은 영화

브로드웨이 히트 뮤지컬을 초호화 현대판으로 스크린에 옮긴 연말 시즌용 가족영화로 춤과 노래, 웃음과 훈훈한 정이 담긴 재미있고 즐거운 작품이다.

‘애니’는 그동안 몇 차례 영화로 만들어졌는데 그 중에서도 잘 알려진 것이 존 휴스턴이 감독하고 알버트 피니(대디 와벅스)와 에일린 퀸(애니)이 나온 1982년도 영화. 그러나 이 영화는 비평가들의 미적지근한 반응을 받고 흥행도 실패했다.

이번에 나오는 ‘애니’ 역시 비평가들의 반응이 신통치 않다. 그러나 필자는 매우 재미있게 즐겼다. 현대 감각에 맞추느라 외모가 요란하고 화사한 점은 있지만 배우들의 연기도 좋고 음악과 얘기를 적절히 잘 섞은 연출 그리고 흐뭇한 내용에 밝고 명랑한 음악과 춤 등 볼만한 것이 많은 영화다. 가족이 함께 가서 보고 즐기기를 권한다.

갓난아기 때 뉴욕의 한 식당 앞에 ‘언젠가 다시 찾아오겠다’는 쪽지와 함께 버려진 애니(큐벤자네 월리스-골든 글로브 코미디/뮤지컬 부문 주연여우상 후보)는 다른 고아들과 함께 허영에 들뜬 심술궂은 여자 해니간(캐머런 디아즈)이 돌보는 위탁가정에서 산다.

어느 날 애니를 교통사고 직전에 구해 주는 사람이 셀폰 재벌로 뉴욕시장 선거에 나선 윌 색스(제이미 폭스). 윌의 간교한 선거운동 참모 가이(바비 카나베일)가 윌에게 선거 홍보용으로 애니를 집에 갖다 키우라고 권고하면서 애니의 운명이 변하게 된다.

일 밖에 모르는 윌은 처음에는 마지못해 애니를 집에 데려다 돌보나 명랑하고 밝고 총명한 애니에 의해 서서히 닫혔던 마음 문이 열리면서 부녀처럼 된다는 해피 엔딩. 그리고 윌은 사무적으로만 대하던 자기를 사랑하고 돌보는 여부사장 그레이스(로즈 번)에게도 사랑을 고백한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가이가 꾸민 애니의 가짜 부모 모집 오디션 장면. 배우들이 호흡이 서로 잘 맞는데 뛰어난 것은 월래스의 연기다. 2012년 ‘비스트 오브 더 서던 와일드’로 오스카 사상 최연소 수상 후보라는 기록을 남긴 소녀의 밝은 모습과 약간 어른스럽지만 자유자재로운 연기가 일품이다.

배우들이 다 자기 음성으로 노래를 부르는데 호주 가수 시아가 부르는 주제가 ‘오퍼튜니티’는 골든 글로브 주제가상 후보에 올랐다. 신나는 음악과 춤이 있는 마음을 고양시키는 영화다. 윌 글럭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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