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 날이 없었다. 2014년 연예계는 그 어느 때보다 다사다난(多事多難)했다. 대중들은 연예인들의 마약, 음주 운전 등 부도덕한 행태에 실망했고 갑작스럽게 우리 곁을 떠난 스타 때문에 슬픈 한때를 보내기도 했다. 7대 키워드로 올 한해 연예계를 강타한 사건사고들을 되짚어봤다.

▲ 술이 원수지… '음주운전' 논란

스타들의 음주운전이 끊이질 않았다. 가수 길과 방송인 노홍철은 음주운전으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하차했다. 길은 4월 혈중 알코올 농도 0.109%로 면허 취소 처분을 받았고, 노홍철은 11월 혈중 알코올 농도 0.105%로 단속에 걸렸다. 불과 6개월 간격으로 같은 프로그램의 멤버가 하차했다. '무한도전' 멤버들은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주의하겠다"고 둘을 대신해 사과했다. 이 밖에 MBC '위대한 탄생' 출신 구자명, NRG 출신 이성진, 개그맨 조원석, 배우 김혜리 등이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 가요계는 '마약'과의 전쟁

마약 스캔들은 잊을 만하면 다시 등장했다. 6월 걸그룹 투애니원 박봄이 마약 밀반입 논란에 휘말렸다. 그는 지난 2010년 마약류의 일종인 암페타민 82정을 국제특송우편을 통해 미국에서 들어오려다 인천국제공항 세관에서 적발됐다. 당시 검찰은 박봄에 대해 입건유예 처분을 내렸다. 이에 대해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대표는 박봄이 치료 목적으로 암페타민을 복용했고, 현재는 조사가 마무리됐다고 해명했으나 대중은 여전히 의구심을 버리지 않았다. 가수 범키는 10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후 현재 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서울동부지검은 범키가 지인에게 향정신성의약품을 건넨 정황을 포착하고 중간 판매책으로 지목,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2011년 대마초 흡연 양성 반응 판정을 받은 래퍼 이센스는 같은 혐의로 11월 경기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에 의해 불구속 입건됐다.

▲ 서세원·김현중 '폭행' 논란

유명인들의 폭행 연루는 대중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5월 개그맨 서세원은 아내 서정희를 폭행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서세원은 1차 공판에서 서정희를 폭행한 혐의는 일부 인정했지만 '목을 졸랐다'는 주장은 부인했다. 이와 별도로 두 사람은 현재 이혼소송을 벌이고 있다. 가수 겸 배우 김현중은 8월 여자친구 A씨로부터 폭행치상 및 상해 혐의로 피소를 당했다. 당시 A씨는 지난 5월 말부터 7월 중순까지 김현중에게 구타를 당해 전치 6주의 부상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김현중은 홈페이지에 직접 글을 올려 A씨에게 사과했고, A씨가 경찰에 고소 취하장을 보내 논란이 일단락됐다.

▲ 피해자 or 가해자, 이병헌 50억 '협박' 사건

배우 이병헌이 50억 협박 사건에 휘말렸다. 8월 걸그룹 글램 다희와 모델 이지연은 이병헌과 함께 술을 마시며 음담패설을 나눈 장면을 촬영한 동영상을 빌미로 이병헌에게 50억원을 내놓으라며 협박했다. 이병헌은 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두 사람은 폭력행위등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10월 구속 기소됐다. 1,2차 공판에서 이지연 측은 "이병헌과 사귀는 사이였는데 '만나지 말자'는 말에 상처를 받고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고, 이병헌 측은 이를 완강하게 부인했다. 검찰은 지난 16일 다희와 이지연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두 사람에 대한 최종 선고는 내년에 이뤄진다. 이병헌은 협박 사건의 피해자였지만 이민정과 결혼 1년만에 20대 여성들과 음담패설을 나눈 사실이 드러나 도덕적인 비난을 받았다.

▲ SM 수난시대? 엑소 크리스·루한 '탈퇴' 논란

최정상 인기를 누리던 그룹 엑소는 올 한해 중국인 멤버의 탈퇴 소식을 두 번이나 전했다. 5월 크리스가 SM을 상대로 전속계약효력부존재확인소송을 청구했고, 5개월 만인 지난 10월 루한 역시 동일한 소송을 제기했다. 두 사람 모두 "계약 조건이 불공평하다"며 SM과의 계약 해지를 요구했다. 상반기 잇단 열애 소식으로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한 소녀시대는 하반기 제시카 탈퇴 논란으로 또다시 화제의 중심에 섰다. 제시카는 탈퇴를 통보 받았다고 했고, SM 측은 제시카가 먼저 활동 중단의 의지를 내비쳤다고 밝히는 등 탈퇴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모습을 보여 구설수에 올랐다.

▲ '교통사고'로 떠나보낸 레이디스 코드 권리세·은비

아직 꽃을 피우지 못한 이들을 보내기에는 너무도 일렀다. 9월 걸그룹 레이디스 코드 멤버 권리세와 고은비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고은비는 사고 직후 사망했고, 권리세는 중환자실에서 나흘간 사투를 벌었지만 결국 숨을 거뒀다. 당시 운전을 한 레이디스코드 매니저는 제한속도보다 50km넘게 과속한 과실이 인정돼 2년 6개월을 구형받았다. 선고 공판은 내년에 열린다. 대중들은 과거 이들이 "1위를 하고 싶다"고 말했던 것을 기억하고 그들의 곡 'I'm fine thank you'를 각종 음원차트 1위로 올리며 이들의 죽음을 애도했다.

▲ 신해철 사망, '의료 과실' 논란

'마왕' 신해철이 세상을 떠났다. 지난 10월 17일 서울 송파구 S병원에서 장협착 수술을 받은 그는 갑자기 몸 상태가 나빠졌고, 22일 병원에서 심정지로 쓰러져 심폐소생술을 받았다. 곧바로 서울 아산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의식을 찾지 못하고 27일 숨을 거뒀다. 한국 대중음악사에 한 획을 그었다고 평가받는 그의 죽음에 대중들은 큰 충격과 슬픔에 휩싸였다. 특히 의료사고로 인한 사망 의혹이 불거져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유족은 수술을 집도한 S병원 강 원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그에 대한 추모 열기는 연말까지 이어진다. 오는 27일 넥스트 공연과 연말 가요제 그리고 내년 5월에도 대규모로 그를 추모하는 공연이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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