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아이닷컴 이혜영기자 lhy@hankooki.com
[스포츠한국미디어 이정현기자]삼국지를 보는 듯 했던 SMㆍYGㆍJYP 3강 구도가 무너지고 있다.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는 SM엔터테인먼트와 연이은 홈런으로 승승장구 중인 YG엔터테인먼트가 양강구도를 이룬 가운데 JYP만 추락하고 있다. 사활을 걸었던 신예그룹 갓세븐은 힘 한번 못써보고 차트 아웃됐다. JYP에 빨간불을 넘어 위험신호가 켜졌다.

▲ '신인 삼대장' 꼽히던 갓세븐, 성적 참담

지난 18일 갓세븐의 정규 1집 '아이덴티파이'가 발표됐다. 지난 1월 미니앨범 '갓 잇?'을 공개하며 등장한 이들의 첫 정규앨범이다. 드라마 '드림하이2'로 다져진 인지도와 출중한 개인 역량, 가창력 등을 바탕으로 '제2의 2PM'이라 불리며 JYP엔터테인먼트의 미래를 책임질 그룹으로 점쳐졌기에 미디어 역시 큰 관심을 보였다. SM의 엑소, YG의 위너와 더불어 3개사의 대표 신예그룹이었기에 더 그랬다.

화제 속에 신곡을 공개했지만 갓세븐의 성적표는 참담하다. 미니도 아닌 정규 앨범이건만 타이틀곡 '하지하지마'는 공개 첫날 음원차트 정상 등극 실패뿐만 아니라 순위 급락으로 이어졌다. 공개 3일째인 21일 현재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의 '하지하지마' 일간 순위는 82위가지 밀렸다. 사실상 차트아웃이다. 엑소가 '으르렁'에 이어 '중독'으로 장기간 차트를 정복하고 위너가 신인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차트 줄세우기에 들어간 것을 고려한다면 더 그렇다. 갓세븐을 놓고 '엑소ㆍ위너와 경쟁하는 그룹'이라고 말하는 것은 이제 머쓱해 졌다.

17일 진행된 쇼케이스 당시 갓세븐은 "멋있기 보다는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매력이 우리의 정체성"이라 말했다. '하지하지마'는 이들의 색깔을 보여준 상징적인 곡이라는 것. 하지만 음악적 성과도, 이들이 자랑했던 격렬한 퍼포먼스도 사라진 마당에 대중은 편안하게 다가가지 못했다.

▲ JYP표 아티스트들 연이어 부진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들의 부진은 비단 갓세븐 뿐만 아니다. 얼굴마담 격인 2PM이 9월 발매한 '미친거 아니야'와 2AM '나타나 주라' 역시 기대 이하 성적을 거뒀다. 또 'K팝스타'를 통해 얼굴을 알리고 기대 속 데뷔한 버나드 박의 '난' 역시 이렇다 할 반응을 얻지 못했다. 올 초 발매된 선미 솔로 '보름달'을 제외한다면 기대에 걸맞은 성적을 낸 아티스트는 아무도 없다. 신예뿐만 아니라 허리, 헤드급 중 제 역할을 해주고 있는 이는 아무도 없는 셈.

수지가 여전히 큰 인기를 자랑하며 원톱 역할을 하지만 최근 작품 활동이 뜸했다는 것이 아킬레스건이다. 소속 걸그룹 미쓰에이가 지난해 말 정규 2집 'Hush'를 발매하며 활동에 나섰지만,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출연 드라마 '구가의서'는 인기를 끌었지만 종영된 지 1년이 넘었다. 광고계에서 여전히 높은 몸값을 유지 중이지만 이는 2012년 개봉한 영화 '건축학개론'을 통한 국민첫사랑 이미지를 소비하며 얻은 결과물이다. 행여나 내년 개봉하는 '도리화가'(감독 이종필) 성적표가 신통치 않을 경우 현재 위치를 보장하기 힘들다.

▲ JYP, 리딩 엔터사로서 동력 잃었나

한때 JYP엔터테인먼트는 히트곡을 연달아 내놓으며 한국 대중음반계 트랜드를 이끌었다. 원더걸스, 2PM, 2AM, 미쓰에이로 이어지는 막강 라인업은 SM과 YG가 부럽지 않았지만 이는 과거 일이다.

업계관계자들은 예전 같지 않은 JYP엔터테인먼트의 행보에 대해 기획사 내부 인력변화가 첫 번째 이유라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대대적인 내부 인사이동 및 유출이 이어졌고 이 과정에서 JYP의 성장을 이끈 동력이 소실됐다는 것. 한 관계자는 "엑소나 위너만큼이나 갓세븐 구성원 역시 잠재력 및 태도에서 업계로 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활동 전략 부재로 인해 현재 업계 트렌드를 읽지 못했고 이것이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다른 JYP 소속 아티스트 역시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인재 부재는 JYP 색깔 실종으로 이어졌다. 관계자는 "(JYP가)SM과 YG 사이에서 자기 색깔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빡빡한 트레이닝 시스템 속에 아이돌 공화국을 건설한 SM과 아티스트의 색을 살리는데 주안점을 둔 YG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다는 것. 중견급 아티스트들의 활약이 미진한 가운데 눈여겨볼 만한 신인이 없다는 것은 심각하다. 경쟁사였던 SM과 YG가 차분하게 차세대 성장 원동력(엑소 위너)을 구축하는 동안 JYP가 내놓은 히트상품은 '공기반 소리반'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뼈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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