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담 뺑덕'에서 파격 노출 선보인 이솜
복잡한 감정, 처음엔 부담
흥행결과 아쉽지만 도전에 의의

이솜이 서울 팔판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영화 '마담뺑덕' 개봉 소감을 밝혔다. '마담뺑덕'은 사랑을 배신한 대가로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 처하는 학규(정우성)와 그를 떠나보낸 후 집착과 욕망에 빠져 복수를 결심하는 덕이(이솜)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이규연 기자 fit@hankooki.com
[스포츠한국미디어 이정현기자]영화 ‘마담 뺑덕’(감독 임필성ㆍ제작 동물의 왕국)에 출연한 이솜은 신인배우다. 심청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번 작품에서 그는 남자에게 배신 당하고 복수를 위해 악녀가 되는 덕이로 분했다. 그간 영화 ‘산타바바라’ ‘하이힐’ 드라마 ‘유령’ 등에 잠깐씩 등장하며 신비한 매력을 전했던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파격 노출을 선보이며 관객 눈도장을 찍었다.

‘마담뺑덕’이 개봉한 후, 배우 이솜을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동안 꽁꽁 숨겨져 있던 그는 아직 인터뷰가 낯선지 기자의 눈을 제대로 바라보지도 못했다. 수줍은 듯 수줍지 않은 표정으로 기자의 물음에 답했다. 신인 배우 같지 않은 당찬 모습이 인상적이다.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덕이의 복잡한 감정 때문에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됐어요. 캐릭터 분석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것들이 있었죠. 현장에서는 감정이 나오는 대로 연기하려 했어요. 그래서 ‘마담 뺑덕’이 더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만족도가 아주 높은 건 아니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해요. 머리 속에 그리듯 다 잘할 순 없잖아요.”

이솜이 연기한 덕이는 온도차가 큰 캐릭터다. 순진한 표정으로 학규에게 빠져드는 1막에서부터 복수를 꿈꾸는 2막, 그리고 파멸로 치닫는 3막까지. 마치 한 작품에서 세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과도 같다. 이솜은 덕이의 이런 감정을 ‘애증’이라 표했다. 어떤 영화를 보건, 책을 읽건 만나지 못했던 미묘한 감정을 연기하려 애썼다.

“덕이에겐 사랑이었을 거예요. 학규와 덕이는 정말 영화같은 사랑을 했다고 생각해요. 다만 그 힘든 정도가 일반적인 사랑에 비해 파동이 컸을 뿐이죠. 전 아직 이렇게 깊은 사랑을 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작품에 욕심이 났죠.”

이솜을 고민에 빠뜨렸던 것은 노출이다. “단순히 노출해야하는 것 때문에 고민한 것은 아니죠. 베드신을 통해 덕이가 학규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보여줘야 했거든요. 또 노출신 속 감정이 극을 마지막까지 끌고간다고 생각했어요. 여러모로 신경써야할 것이 많았죠. 현장에서는 정우성 선배뿐만 아니라 현장 스태프 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랬기에 힘든 척 하기 힘들었죠.(웃음) 다들 중요하게 생각했고, 저 역시 필사적으로 임했어요.”

이솜은 “아직도 덕이 캐릭터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마담 뺑덕’을 찍으며 업앤다운을 지속했던 감정이 아직 마음 속에 남았단다. 후유증이 꽤 길다.

“‘마담 뺑덕’을 하면서 제 자신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된 것 같아요. 제 속에 이런 면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죠. 선배들이 도와준 덕에 연기에 대해서도 감을 잡은 것 같아요. 완성된 작품을 볼 땐 제가 저런 표정을 짓고 있다는 것에 깜짝 놀라기도 했죠. 힘든 작품이었지만 배우로서 조금이나마 성장했다면 그것으로 만족해요.”

정우성과 이솜이 파격 노출까지 선보였지만 사실 ‘마담 뺑덕’의 흥행 성적은 기대 이하다. 하지만 이솜은 “이전에 보여주지 못한 모습들을 작품에 담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결과는 씁쓸했지만 도전했기에 만족한단다. 캐릭터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아쉬움이 커서일까.

“영화 촬영이 모두 끝난 후에도, 제작보고회와 언론시사회가 끝난 후에도 덕이는 제 안에 있어요. 다운된 기분이 이어졌죠. 아마 다음 작품에 들어가야 이런 감정이 잊혀질 것 같아요. 힘들었기에 중독됐죠. 다음 작품은 아주 가벼운 영화, 혹은 ‘마담 뺑덕’ 보다 훨씬 더 센 작품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누군가는 차기작 선정에 신중하라고 하는데,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지금과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것은 확실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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