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미디어 조현주기자] 착한드라마 '기분 좋은 날'이 결국 조기 종영된다.

당초 50부작으로 기획된 '기분 좋은 날'(극본 문희정, 연출 홍성창)이 44회로 종영을 하게 됐다.

SBS에 따르면 '기분 좋은 날'의 조기종영은 편성 때문이다. 오는 19일부터 열리는 아시안게임 중계방송 때문에 결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그 이유. SBS 측은 "종영을 얼마 두지 않고 계속 결방을 하게 되면 극의 긴장감도 사라지고 재미가 반감될 것 같다"고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종영까지 9회가 남았는데 몇 번의 결방을 이유로 조기종영을 하는 것에서는 의문을 자아낸다. 사실 '기분 좋은 날'은 세월호 참사로 첫 방송 날짜가 2주가량 늦춰졌다. 추석 연휴에도 결방이 됐고, 이 와중에 '모던 파머'가 후속 드라마로 편성됐다. 배우들의 스케줄 역시 혼선을 빚을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조기종영이라는 최후의 방법을 택한 이유가 낮은 시청률 때문이 아닌가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기분 좋은 날'은 홀로 꿋꿋하게 세 딸을 키워 낸 어머니가 번듯한 사위에게 세 딸을 시집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박세영 이상우의 좌충우돌 러브스토리와 김미숙과 손창민의 중년 로맨스, 파킨슨병 진단을 받고 황혼 신혼을 이어가고 있는 나문희와 최불암의 노년의 애정 등 다채로운 가족들의 각양각색 사랑을 훈훈한 시선으로 펼쳐내며 안방극장에 뭉클한 감동과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이렇듯 '기분 좋은 날'은 불륜이나 출생의 비밀 등 자극과 막장 요소가 없는 착한 드라마를 표방한다. 그러나 시청률은 저조하다. 지난 4월 26일 8.8%(이하 닐슨코리아 기준)로 시작한 '기분 좋은 날'의 현재 시청률은 평균 4~5% 안팎이다. 동시간대 방송되고 있는 MBC 주말극 '왔다! 장보리'가 30%를 넘나드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되는 행보다.

SBS 측은 "시청률이 아니라 편성 때문에 조기 종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뒷맛이 씁쓸한 것은 어쩔 수 없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건전한 이야기를 건네주는 드라마들이 상대적으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기분 좋은 날' 경쟁 작품인 '왔다 장보리'가 보여주는 자극적인 흐름을 보면 숨 쉴 틈이 없다. 자극적인 드라마와 경쟁을 하는데 뭔가 진솔한 삶의 이야기를 다루겠다는 것 자체가 무모하게 느껴질 정도"라며 "시청자들이 착한드라마라고해서 보는 것은 아니다. '참 좋은 시절' 때도 나온 이야기다. 시청자들은 '왔다 장보리'처럼 자극적인 재미를 추구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착한드라마들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입장에 서게 되고, 방송사들도 자극적인 드라마들을 편성하게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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