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결혼'으로 2년 만의 안방극장 복귀
프로포폴 법정공방 중 태어난 딸이 삶의 희망
연기 활동 열심히 하지만 둘째도 낳고 싶어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스포츠한국미디어 최재욱기자] 눈에 비장감마저 들었다. 종합편성채널 TV조선 '최고의 결혼'(극본 고윤희, 연출 오종록)으로 2년 만의 안방극장 복귀를 앞두고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박시연의 눈에는 절실함이 가득했다.

지난 2년의 시간은 박시연에게 말 그대로 희로애락이 오가는 기간이었다. 프로포폴 투약혐의로 인한 일련의 법정공방, 그 사이 알게 된 임신과 출산, 약간 이른 듯한 연기 복귀 선언 후 논란 등. 아직까지는 차가운 대중의 시선을 감지한 박시연은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는 말이 있듯이 드라마 방송 한달 전 언론과의 인터뷰를 자청했다.

희 (喜)=다소 긴장된 분위기를 풀기 위해 이제 10개월이 된 딸 이야기를 꺼내자 특유의 환한 미소를 지었다. 출산을 믿기 힘든 여전한 몸매와 미모를 지닌 박시연도 어쩔 수 없는 '딸바보 엄마'였던 것.

힘든 법정공방을 버틸 수 있었던 것도 딸 아이 덕분이다. 태어나기 전부터 엄마를 지켜줬고 주저앉고 싶을 때 다시 일어서게 해주었다. 그래서 일터로 나가기 전 딸을 집에 두고 나올 때가 가장 힘들다.

"이제 10개월이 되니 뭘 집고 일어설 수 있어요. 하루하루 매일 자라는 모습은 경이로울 정도예요. 그래서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 주저했어요. 그런데 작품이 너무 좋고 욕심나더라고요. 남편이랑 시부모님 모두 제 생각을 지지해주시겠다고 하셨어요. 너무 이른 거 같다는 우려도 들었지만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컸어요. 아이가 크면 연예인인 엄마가 살아온 길을 인터넷에서 다 보게 될 텐데 힘든 일들을 겪었지만 도망가지 않고 자신의 일을 정말 사랑하고 열심히 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또한 이제까지 솔직히 대표작을 만들지는 못했잖아요? 매 작품 대표작을 만들려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고 싶어요."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노(怒)=박시연은 '최고의 결혼'에서 전국민의 사랑을 받는 아나운서였다가 비혼모의 삶을 택하면서 나락으로 떨어지는 차기영 역을 맡았다. 인생의 굴곡이 있는 캐릭터다. 박시연은 4부까지 나온 대본을 보고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절망의 밑바닥에서 엄마라는 이름으로 다시 일어서는 과정이 공감이 갔기 때문. 박시연은 대중들의 다소 차가운 시선도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의 기사에 올라온 댓글들도 직접 읽으며 마음을 다잡고 있다.

"저에 대한 안 좋은 글들을 읽으면 당연히 마음이 아프죠. 제가 분명히 잘못 했고 아껴주신 많은 분들을 실망시켰기 때문에 할말이 없어요. 정말 죄송하게 생각해요. 그 미안함을 제가 더욱 열심히 사는 걸로 갚고 싶어요. 정말 가족과 현재 소속사 식구가 아니었으면 버티기 힘들었을 거예요. 시부모님의 눈치를 볼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오히려 "우리 며느리 믿는다. 힘내라"고 말씀해줘 정말 감사했었어요. 데뷔 때부터 저랑 함께해준 소속사 식구들이 밤낮 없이 저를 위해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더욱 어깨가 무거워져요. 이제 저만 잘하면 될 거 같아요."

애(哀)=첫 촬영 전날 박시연은 베테랑 연기자답지 않게 많이 긴장해 있었다. 이번 작품이 배우 인생에 있어서 남다른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우선 혹독한 다이어트를 통해 처녀 때의 몸매를 되찾았다.

아나운서 역할을 준비하기 위해 직접 현직 아나운서를 만나 조언을 듣고 연기 감각을 다시 찾기 위해 연기 수업을 자청했다. 준비를 하면서 자신이 얼마나 이 일을 사랑하고 더 열심히 하고 싶은지 다시 한번 깨달았다.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다이어트 비법이요? 특별한 건 없어요. 운동도 좋지만 우선 먹는 양을 줄여야 하는 게 기본인 거 같아요. 사실 촬영 전에 오종록 감독님이 호랑이라고 소문이 나 있어 긴장을 많이 했었거든요. 그러나 막상 만나보니 아주 친절하시더라고요. 배수빈 오빠랑 노민우씨는 이번에는 처음 만났는데 느낌이 되게 좋아요. 노민우와는 처음엔 서먹서먹했는데 두 번째 촬영에서 키스신을 촬영한 후 친해졌어요. 매일 촬영을 잘 끝내고 집에 돌아갈 때의 기분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 정말 행복하다는 말로 표현이 안 되는 감정이에요."

낙(樂)=박시연은 2년 전 촬영한 할리우드 진출작 '라스트 나이츠'의 내년 초 개봉을 앞두고 있다. 그는 이 영화에서 클라이브 오웬, 악셀 헤니, 모건 프리먼 등 세계적인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다.

작은 역할이었지만 할리우드 시스템을 맛본 그는 언젠가는 꼭 다시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다. 이렇게 일에 올인할 거 같은 분위기이면서도 둘째 아이 출산 계획도 진행 중이었다.

"(할리우드에 갈) 기회가 오면 꼭 잡아야죠. 촬영장에 아이를 데리고 가서라도 출연할 거예요.(웃음) '라스트 나이츠' 촬영 땐 2주간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정말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매니저도 없이 혼자 간 거였는데 규모나 시스템이 정말 다르더라고요. 정말 잊을 수 없는 좋은 기억이에요. 둘째는 원한다고 생기는 게 아니지만 꼭 낳고 싶어요. 성별은 상관없어요. 전 딸이었으면 좋겠어요. 이번 일들을 겪으면서 여동생이 큰 힘이 돼줬어요. 자매는 인생에 있어서 최고의 친구인 거 같아요. 우리아이에게 그런 자매를 만들어주고 싶네요."

최재욱기자 jwch6@hankooki.com, 사진=이혜영기자 lhy@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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