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의 현아 vs 맨발의 예은

[스포츠한국미디어 이정현기자]원더걸스 출신, 혹은 아직 멤버로서 활동 중인 멤버들이 솔로 자격으로 음원차트에서 맞붙었다. 솔로 활동 중인 현아와 '핫펠트'라는 생소한 이름으로 솔로 데뷔한 예은이 주인공이다. 전자가 활동 초기 탈퇴해 다른 소속사로 옮긴 후 독보적인 섹시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면 후자는 끝까지 원더걸스로 남았다.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인 두 사람의 격돌이다.

▲ 현아표 섹시 퍼포먼스, 이번에도 통했다

원더걸스를 떠나 그룹 포미닛과 듀오 트러블메이커로 활동 중인 현아가 솔로로 돌아왔다. 전 활동을 통해 독보적인 섹시미를 자랑하며 '패왕색'이라는 별명까지 가졌던 그는 이번에는 '빨개요'라는 원색적인 타이틀곡을 공개하며 자신의 위치를 공고히 했다.

타이틀곡 '빨개요'는 심플하고 강렬한 비트에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빨간 건 현아'로 반복되는 친근한 가사가 돋보이는 곡이다. 그동안 함께 작업해온 용감한 형제 대신 지난 앨범에서 곡 '풋사과'를 협업했던 서재우 작곡가와 호흡했다.

반응은 뜨겁다. 음원 공개 전인 25일 KBS2 '뮤직뱅크'에서 '빨개요'를 비롯한 스페셜 컴백무대를 펼친 이후 현아의 이름은 계속해서 포털 검색어 순위 상단을 장식했다. 음원 역시 사랑받고 있다. 28일 공개 직후 벅스, 올레뮤직등 3개 차트에서 1위에 올랐던 '빨개요'는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에서도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음원 공개 4일째인 현재 역시 일간차트 10위권 내 포진 중이다. 중국어권에서도 인기를 끌며 뮤직비디오 사이트인 인웨타이 실시간 차트에서 4일째 1위를 달리고 있다.

▲ 핫펠트? 예은의 새이름

잘나가던 그룹 원더걸스는 위기를 맞았다. JYP엔터테인먼트의 간판 걸그룹이었지만 호기롭게 미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오히려 전성기 때의 영향력을 잃었다. 이후 리더 선예는 결혼으로 사실상 활동이 힘들어졌으며 소희는 배우 전문 매니지먼트사인 BH엔터테인먼트로 둥지를 옮겼다. 가수 활동보다는 연기에 집중하겠다는 심산이다. 사실상 그룹이 좌초 위기에 처한 가운데 메인보컬 예은이 솔로로 나섰다.

예은은 자신의 이름 대신 '핫펠트'(Heartfelt)라는 다소 낯선 이름을 달고 나왔다. 필명으로 '진심 어린, 마음에서 우러나온'라는 단어에 중의적으로 '뜨거운'이라는 의미를 담아 진심이 담긴 음악, 마음이 느끼는 음악을 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이전 원더걸스 활동 당시의 모습이 아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도 느껴진다.

새 앨범 'Me?'에는 모두 일곱 곡이 수록됐다. 타이틀곡 '에인트 노바디'(Ain't Nobody)는 덥스텝 기반의 록 발라드와 트랩을 섞어 배신한 연인에게 느끼는 슬픔을 표현한 곡이다. 또 수록곡 가운데 '아이언 걸'은 원더걸스의 혜림이, '본드'는 아이돌 노래에 피처링하지 않겠다고 했던 래퍼 빈지노가 참여했다. 전곡의 작사·작곡에 예은이 공동 창작자로 참여했다. 퍼포먼스가 아닌 음악에 집중하겠다는 콘셉트다.

▲ 논란 휩싸인 현아, 성적 안 나오는 예은 '고민'

아쉬움은 있다. 현아의 새 미니앨범 수록곡 '어디부터 어디까지'는 god의 앨범 수록곡 '반대가 끌리는 이유'와 같은 가사가 담기며 오마주냐 표절이냐를 놓고 논란이 일었다. 작곡 및 작사를 맡은 비투비 임현식이 SNS를 통해 "어디부터 어디까지 가사에 god 선배님 컴백 축하와 존경의 의미로 오마주했다"고 해명했고 1일 오전, 음원서비스를 중지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예은의 퍼포먼스는 마치 원더걸스에서 탈퇴한 후 성공적인 솔로 행보를 걷고 있는 선미를 벤치마킹한 듯 닮아 있다. '24시간이 모자라' '보름달' 등에서 선보였던 선미의 맨발 퍼포먼스를 따라한 듯 한 현대무용 안무도 눈에 띈다. 음원성적은 아직 아쉽다. 31일 '에인트 노바디' 음원이 공개된 이후 음원 사이트 지니, 올레서 1위에 올랐지만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에서는 상위권에 자리잡는 데 실패했다. 31일 일일차트에는 14위에 올랐다. 현아의 ‘빨개요’는 6위다.

지지부진한 관심은 유투브 뮤직비디오 조회수로도 확인된다. 현아의 ‘빨개요’가 공개 첫날인 28일 150만여 건에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현재 250만건 돌파)한 가운데 31일 자정 공개된 핫펠트 '에인트 노바디'는 하루가 지났음에도 현재까지 조회수 25만여 건에 그쳤다. ‘텔미텔미’ ‘노바디’ 등으로 잘나가던 전성기 시절의 예은을 생각하면 아쉬울 따름이다. 같은 팀 동료였다가 이제는 다른 위치에 서 있는 현아와 예은. 솔로로 이제 막 출발한 예은이 과연 현아만큼 '이슈메이커'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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